2014년 안동교구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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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기쁨과 희망을 전하십시오!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에게 드러난 그분의 놀라운 사랑이 우리 기쁨의 원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의 외아들까지 우리에게 내주시어, 그를 믿고 따르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기쁨을 누리도록 하셨습니다.(요한 3,16) 죽음을 이기고 사랑의 승리자로 오늘 우리 가운데 오신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 기쁨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그 기쁨은 항상 새롭고 넘치는 기쁨으로 우리를 다시 살게 합니다. 우리를 죽음에서 생명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0.11) 우리의 기쁨이 어디에서 솟아 나오는지를 분명하게 밝히신 말씀입니다.(「복음의 기쁨」, 5항 참조)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크게 기뻐하였습니다.(요한 20,20) 제자들이 가는 곳마다 큰 기쁨이 넘쳤습니다.(사도 8,8) 제자들은 박해를 받으면서도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사도 13,52) 제자들이 체험한 이 큰 기쁨은 죽음도 뛰어 넘는 부활하신 그분의 사랑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분을 만나 새롭게 얻은 기쁨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분명하게 확인하셨듯이, 그러므로 우리가 전하고 나누어야 할 '복음의 핵심'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드러난 구원하시는 하느님 사랑"(「복음의 기쁨」, 36항)입니다. 이런 사랑에서 샘솟는 부활의 기쁨을 모르거나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참 기쁨을 전하고 나누어야하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근본 소명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참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고통과 절망 중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회복되지 못할 온갖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입을 것과 먹을 것과 거처할 곳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온갖 생활고로 신음하는 사람들, 삶에 대한 기쁨과 희망을 잃어버리고 슬픔과 절망에 빠져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옳은 일 때문에 박해를 받거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도 있고,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노동자와 농민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부활하신 우리 주님께서 주시는 참 기쁨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합니다. 부활의 참 기쁨을 미리 체험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나서서 그 기쁨을 그들과 함께 기꺼이 나눌 수 있다면 세상 사는 모습도 새롭게 변모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최근에 발표하신 「복음의 기쁨」이라는 사도적 권고에서 당신이 몸소 체험하신 기쁨을 이렇게 피력하시고 계십니다. "제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겪은 가장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기쁨은 가진 것 없는 매우 가난한 이들의 기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7항) 여기 가난한 이들의 기쁨이란 이미 그들이 자신들의 일상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기쁨일 것입니다. 아니면 교황님께서 몸소 그들과 함께 나누신 부활의 참 기쁨이 그들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일 겁니다. 교황님께서는 믿는 이들 안에서 솟아나오는 부활의 기쁨 자체가 복음 선포 활동의 원동력이 된다고 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부활하신 주님께서 몸소 "우리 희망의 깊은 원천"(「복음의 기쁨」, 275항 참조)이 되신다는 것입니다. 주님 부활의 힘은 모든 것이 죽어 버린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도 폐허가 되어 버린 땅위에서도 생명의 움을 틔우고, 어둡고 절망적인 세상의 모진 풍파 속에서도 새롭게 변모된 세상에서 사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게 하고, 돌이킬 수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우리를 늘 다시 일어나게 합니다. 이것이 부활의 힘이고 우리는 그 힘의 도구로 부활의 기쁨과 희망을 전할 따름이라고 교황님은 우리를 격려하시며 세상 안으로 파견하십니다.(「복음의 기쁨」, 276-277항 참조)

부활의 기쁨과 희망을 살고 전하도록 초대받은 형제자매 여러분,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으로 나아가 그 기쁨과 희망을 기꺼이 나누고 힘차게 전합시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무덤을 찾았던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뵙고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새로운 소명입니다. 우리 또한 같은 소명을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직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지 못하고 부활의 기쁨과 희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 또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도록 인도합시다. 그리하여 주님 부활의 힘이 그들을 감싸고 그들이 항상 새롭게 부활의 기쁨과 희망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합시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는 부활의 힘을 드러내고 전하는 그 힘의 도구입니다. 우리들 스스로가 합당한 그 힘의 도구가 되기 위해 주님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맡기도록 합시다.

주님, 저희 모두가 당신 부활의 기쁨과 희망을 전하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2014년 4월 20일 예수부활대축일
천주교 안동교구 교구장 권혁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