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안동교구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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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은 희망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 덕분에 우리도 부활의 “새로운 삶”(로마 6,4)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몸소 우리 삶의 한가운데로 들어오셔서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고 나날이 “새로운 삶”의 길로 인도하고 계심을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어떠한 불안도 두려움도 가질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보이는 것만을 두고 희망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어떤 경우에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알며 현세의 어떤 어려움도 잘 견디며 극복하면서 새로운 희망으로 삽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희망이시고(에페 2,12 참조) 그리고 또 그분께서 친히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당신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에게 생생한 희망을 주셨기에(1베드 1,3 참조), 부활의 삶 자체가 우리들의 희망이 됩니다.

우리는 1년이 넘도록 코로나19와 함께 시련의 시기를 지내면서 많이 힘들었고 답답했습니다. 아파하는 사람들과 고통과 곤경에 빠져 허덕이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도 했고 때로는 그들과 함께 울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 앞에서 두려움에 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결코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느님이 항상 함께 계시고(마태 28,20) 부활하신 주님께서 친히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오시어 우리를 새롭게 살게 하시고 “생생한 희망”(1베드 1,3)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코로나19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믿음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우리 모두를 그 길로 초대하시기에 우리는 함께 그 길에 동참하려 합니다. “저는 모든 이를 새로운 희망으로 초대합니다. … 희망을 품고 우리 함께 걸어갑시다.”(『모든 형제들』, 55항)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최근에 발표하신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이라는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에 관한 회칙(2020.10.3.)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도 ‘형제애에 대한 세계적 열망을 되살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함께 공동의 꿈을 이루자’고 곳곳에서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그 일부 내용을 함께 들어보도록 합시다.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비극은 우리가 모두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세계 공동체라는 인식을 삽시간에 효과적으로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배 안에서 한 사람의 불행은 모든 사람에게 해가 됩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 구원받을 수 없고 오로지 함께라야 구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32항)
최근의 감염병 확산으로 우리는,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목숨을 던져 응답한 수많은 길동무들을 다시 한번 알아보고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 공동 역사의 결정적 사건들을 용감하게 써 내려온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엮여 있고 그들을 통하여 지탱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 평범한 사람들은 의사, 간호사, 약사, 상점 종업원, 환경미화원, 요양사, 운송 종사자, 기본 서비스 제공자와 보안 요원, 자원봉사자, 사제와 수도자 등입니다. 이들은 그 누구도 혼자 구원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입니다.(54항)
우리는 상처 입은 사회를 되살리고 지원하는 데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형제자매라는 것을 표현하고, 증오와 분노를 조장하는 대신 다른 이들의 여정의 아픔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또 다른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습니다. 비유에 나오는 우연히 지나가던 그 사마리아인 행인처럼, 쓰러진 사람을 받아들이고 통합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꾸준히 지치지 않고 노력하는 민족과 공동체가 되려는 자발적이고 순수하고 단순한 바람만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다른 이들을 찾아 나섭시다. 상처 입을까 두려워하거나 무기력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품어 안읍시다.(77-78항)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대담 형식으로 쓴 다른 책(『LET US DREAM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에서, 당신이 지금까지 살며 개인적으로 ‘코로나’와 같은 위기를 세 번 겪었다고 말씀하십니다.(105-115쪽) 그러면서 그 위기를 통해 당신이 배운 것이 있다면, 위기 상황에서 많은 고통을 받겠지만 그 고통을 변화의 기회로 삼는다면 위기가 지나간 후에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외면하고 숨어버리면, 위기가 지나간 후에 상황은 더 나빠질 뿐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교황님께서 직접 당신의 이야기를 하신 목적은 우리 각자에게도 코로나19 위기뿐만 아니라 ‘코로나’와 같은 개인적인 위기가 있을 수 있으니 우리도 그 위기를 오히려 자신을 변화시키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시련을 통하여 우리를 강하게 하시고 위기를 통하여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며 십자가와 죽음을 통하여 우리를 부활에 이르게 하십니다. 이것이 주님의 부활로 우리가 누리게 되는 부활의 축복이며 은총입니다. 이제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니 어떠한 시련도 위기도 십자가와 죽음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부활하리라는 희망으로 다시 일어섭시다. 용기를 냅시다. 사도 바오로의 다음 말씀을 위로로 삼으며 함께 앞으로 나아갑시다.
 
“여러분에게 닥친 시련은 인간으로서 이겨내지 못할 시련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주십니다.”(1코린 10, 13)

2021. 4. 4. 주님 부활 대축일

천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요한크리소스토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