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안동교구 성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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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오시는 주님!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리에게 “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영접하고 주님 안에서 우리도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세상의 빛”(마태 5,14)이 되도록 합시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로 어려운 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이 시련의 때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함께 마음을 모으고 기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금 코로나19로 아파하고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주님 성탄의 기쁨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진정한 위로와 치유가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특별히 이 세상을 어둠에서 해방하시고 우리를 구원하러 ‘생명의 빛’(요한 1,4 참조)으로 오시는 구세주 예수님께서 몸소 그들을 위로해 주시고 희망 빛으로 다시 일으켜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이사 9,1)

“베들레헴의 외양간에 세상이 기다리던 큰 빛이 나타났습니다. 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그 영광은 당신 스스로 자신을 선물로 내어놓으시고 우리를 사랑의 길로 인도하시기 위해 당신의 모든 권세와 위엄을 스스로 포기하신 그런 사랑의 영광입니다. 베들레헴의 빛은 한 번도 그 빛을 잃은 적이 없습니다. 모든 세기를 걸쳐 그 빛은 남녀 모든 사람을 비추었습니다.”(베네딕도 16세 교황, 2005년 12월 24일 성탄 밤 미사 강론 중에서)

예수님께서는 외양간의 한 귀퉁이를 빌려 누더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계신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루카 2,12)의 모습이 구세주 아기 예수님을 알아보는 표징이라고 목동들을 그분께 인도한 천사가 말했습니다. 구세주 아기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가장 먼저 들은 사람은 밤새 양 떼를 지키며 어렵게 살아가던 목동들이었습니다. 그들이 “포대기에 싸여 누워 있는 아기”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그분께 경배하며 그분을 가장 먼저 뵙게 되는 영광을 차지하였습니다. 그들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기다렸기에 맨 먼저 주님을 뵙게 되는 영광을 차지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친히 천사를 통하여 그러한 만남을 섭리하시고 배려하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몸소 가난하고 작고 약하고 힘없는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신 이유는 우리가 가난하고 작고 약하고 힘없는 아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함으로써 당신을 더 잘 알아보고 당신을 더 사랑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천사가 목동들에게 전한 말의 진정한 의미일 것입니다.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루카 2,12)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빛”으로 우리에게 오신 구세주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며 그분을 우리 가운데 모시도록 합시다. 그분의 사랑으로 우리 마음을 채웁시다. 그리고 세상에 나아가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됩시다. 약한 생명을 일으키고 살리는 따뜻한 빛이 됩시다. 우리가 스스로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사랑으로 뜨거워지면, 우리도 그분의 사랑으로 불타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요한 1,9)

2020년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에
천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