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청주교구 성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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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 오늘 나셨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 오늘은 예수 성탄 대축일입니다. 구세주 그리스도 오늘 탄생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드리며 성탄의 기쁨과 평화가 신자여러분과 여러분의 모두의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 예수님의 성탄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이 명백히 드러난 날입니다. 인류 역사에, 하느님과 인간의 역사인 구원 역사에 잊을 수 없는 위대한 사랑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천여년 전 오늘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하는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주신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알리는 종소리가 하늘로부터 이 땅에 울려 퍼진 날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 사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천하 만방에 우렁차게 울려 퍼진 날입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은 이 사실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의 선포인 예수님의 성탄은 우리 모두에게 사랑의 삶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사랑의 삶으로의 초대요 촉구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무관심이 만연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무관심의 세계화’로 눈물을 잃어버린 황폐화된 인류와 신자들을 위해 하느님께 용서와 자비를 청하며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셨습니다. 이웃에 대한 무관심에서 깨어나 관심과 나눔의 실천을 간곡히 호소하셨습니다. 인도의 거대한 도시 콜카타에서 빈민들을 위해 한 생애를 오롯이 바친 인도의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이런 말씀을 남겼습니다. “사람은 빵을 배고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배고파합니다. 사람은 옷 한 벌이 없어 헐벗은 것이 아니라 사람다운 대우를 받지 못해 헐벗은 사람이 됩니다.” 이 시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헐벗고 굶주린 사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우리 가정에,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우리 마음에 사랑의 등불을 밝히는 날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우리 가정에 꺼진 사랑의 등불을 당기는 날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어느 해 성탄보다 고통과 절망 중에 있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금년 성탄이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를 떨쳐내고 관심과 나눔을 실천하는 뜻 깊은 날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3. 예수님의 성탄은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신 참으로 기쁜 날입니다. 인류의 조상 아담과 하와가 창조된 이래 지구상에는 하늘의 별수만큼, 바닷가에 모래알만큼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이 무수한 아기들 중 오늘 유다 지방 예루살렘 근교 작은 고을 베들레헴에서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이천여년 전 오늘 베들레헴의 누추한 마구간에 탄생한 아기 예수님은 단지 인류의 빛을 남긴 위대한 스승 중 특별히 추앙받는 사대성인 중 한분이 결코 아닙니다. 오늘 탄생한 아기 예수님은 인류역사에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모든 사람을 까마득히 능가하는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메시아이십니다.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러 오신 구세주 그리스도이십니다. 루카복음 2장 11절은 이 사실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다”(공동번역). 예수님이 탄생하신 밤 하늘에서 천사가 목자들에게 나타나 하신 말씀입니다. 
성경의 핵심은 하느님의 약속입니다. 성경을 일관하는 중심선은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 다른 말로 그리스도에 대한 약속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원조 아담이 낙원에서 범죄한 후 메시아를 약속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민족은 수천 년 동안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메시아 그리스도를 기다렸습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밤 천사가 목자들에게 전한 기쁜 소식은 다윗고을 베들레헴에 한 아기가 태어나셨는데, 그 아기가 바로 수천 년 기다려온 그리스도라는 놀라운 소식입니다. 
구세주 그리스도 탄생의 선포인 예수님의 성탄은 우리 모두에게 기쁨의 삶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기쁨의 삶으로의 초대요 촉구입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고통이 있습니다. 고통에는 육체적 고통이 있습니다. 고통에는 마음의 고통이 있습니다. 고통에는 정신적 고통이 있습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지난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누적으로 극심한 고통과 불안 속에 기쁨과 활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수많은 사람이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항상 기뻐해야 합니다. 어떤 처지에서든지 늘 기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예수님을 구세주 그리스도로 믿고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고 구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옷을 입혀주셨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주셨기 때문입니다(이사 61,10 참조).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은 내가 구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내가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났고 의로운 사람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입니다. 구원받은 기쁨, 구원의 감격은 이 세상의 수많은 고통을 이겨내는 힘입니다. 해가 뜨면 아침안개는 사라집니다. 구원의 기쁨이 충만한 사람은 세상의 고통과 걱정이 아침안개처럼 사라집니다. 봄눈 녹듯이 그렇게 사라집니다. 

4. 예수님의 성탄은 구세주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종소리가 온 누리에 울려 퍼진 날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구원을 알리는 종소리가 천하 만방에 울려 퍼진 날입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밤 천사가 목자들에게 전해준 “구세주 그리스도 오늘 나셨다”는 이 말씀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워주시고 변화시켜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성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신자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성탄의 기쁨과 사랑의 불빛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0년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에
 
청주교구장 장 봉 훈 가브리엘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