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춘천교구 성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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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너희 곁에 있는 동안에 그 빛을 믿어, 빛의 자녀가 되어라.”(요한12,36)

오늘 구세주께서 우리에게 오셨고, 어둠 속에 빛이 비춰집니다. 그리고 어둠과 죽음의 그늘 속에 신음하던 모든 이들에게 생명과 구원의 기쁜 소식이 울려 퍼집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함께 기뻐합니다. 오늘 빛이 어둠을 이겼습니다. 구세주의 탄생은 이제 더 이상 어둠이 세상을 지배할 수 없다는 구원 약속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이 되어 오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2,46) 진리와 사랑과 희망의 빛이신 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니 이제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참된 구원의 빛이신 분께서 우리 곁에 항상 계시며 우리를 비추어 주시니 이제 우리는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야 합니다. 빛의 자녀다움을 회복해야 합니다. 어쩌면 세상에 아직도 어둠이 만연해 보이는 것은 빛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참된 빛을 간직하며 살아가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 빛을 간직하며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 ‘사랑의 증거자’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은 우리로 하여금 ‘사랑의 증거자’로 살아가길 요청합니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보면 나와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쉽게 편을 가르고 서로를 적대시하는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누군가의 ‘다름’이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모습이라 생각하기보다는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틀림’이라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서로 적대시하고 편을 가르는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고, 서로 살리며 사랑으로 함께하는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사랑만이 참된 생명이요 빛임을 우리 자신부터 증거해야 합니다. 


사랑 자체이신 분이 부족한 우리에게 먼저 사랑으로 다가오셨으니 우리도 그 사랑을 닮아 온 누리에 사랑의 빛을 비추어야 합니다. 분노보다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원망보다 서로에 대한 감사함을, 미움보다 기도 안에서 용서를 선택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들과 쉽게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 속에 우리 스스로가 먼저 자신을 어둠 속에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어둠은 어둠의 자리를 만들고, 빛은 빛의 자리를 만듭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사랑을 선택하면서 우리 삶에 빛의 모습이 더 커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 성탄절에는 특히 우리 사회에, 그리고 우리 각자가 속한 공동체에 사랑의 빛이 머물 자리를 마련합시다. 성탄은 우리와 ‘다른’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우리와 ‘같음’을 찾기 위해 몸소 자신을 낮추신 참된 사랑의 모습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우리도 사랑 안에 낮아져 ‘다른’ 이들과 ‘같음’을 찾으며 내 삶 안에도, 그리고 이 세상에도 점점 더 빛이 커져갈 수 있도록 함께 사랑의 길을 걸어갑시다.


사랑의 빛이 온 세상에 가득하길 바라며, 성탄의 기쁨과 은총이 여러분 모두의 삶과 가정에 늘 함께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9년 주님 성탄 대축일에

천주교 춘천교구 교구장 김운회 루카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