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의정부교구 부활 메시지
주교 이미지

2014년 의정부 교구장 부활 메시지

십자가 제사를 늘 새롭게 하는 우리의 미사가 되기를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의 기쁨이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기 바랍니다. 특히 질병이나 가난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예수님의 부활이 큰 위로와 기쁨이 되기 바랍니다.
예수님 부활대축일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인생을 살면서 겪게되는 고통의 의미가 밝혀지는 날이며 또한 죄악과 불의, 증오와 모함이 넘치는 세상을 인내와 사랑으로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시는 날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사시던 사회의 희생제물이셨습니다. 미움과 배반, 의롭고 약한사람을 희생시키고 죽음으로 몰아가는 집단이나 권력의 부정직함, 조롱과 거짓증언, 이 모든 것들이 예수님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사회에도 얼마든지 있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인간들이 저지른 모든 죄악들을 사랑으로 용서하셨고 마침내는 승리하셨습니다. 그 뿐 아니라 죽음의 어둠 속에서 헤매는 인간들이 당신 부활을 통해 영원히 살 수 있는 구원에 참여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어두움과 빛이 있듯이,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마저도 판단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우리들의 작은 일상생활 안에서도 편견이나 고정관념, 때로는 감정이나 자존심을 극복하지 못하여 사람들을 미워하고 단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회정의나 정치, 생명, 윤리 문제에서도 그러합니다. 그동안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하였던 정치적인 현안을 비롯하여 경제나 사회 전반적인 모든 일들 안에서도 그런 것을 볼 수 있고, 때로는 진실이 가려졌던 과거의 사실이 훗날 밝혀지는 일들을 우리는 보아왔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두려워하던 수석사제들과 원로들도 예수님의 부활사건을 어떻게 처리할까 모의한 끝에 군사들을 매수하여 거짓증언을 하게 하였습니다(마태 28,12-15). 모의와 거짓증언에 가리워져서 진실이 왜곡된 일을 우리는 때때로 보게 될 뿐 아니라 진실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모르는 가운데 편을 가르며 서로 단죄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평화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와 국가 발전을 저해시키는 양극화라는 현상, 보수와 진보, 세대간의 격차, 여와 야, 지역간의 갈등과 같은 문제들은 이제 우리 민족이 극복하지 않으면 안될 중대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보수와 진보, 세대차와 같은 차이는 계속될 것이고, 그것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든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인간이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는 곳에는 죄악이 없을 수 없습니다. 다만 그것을 이해하고 인내하며 받아들일 뿐 아니라 용서하며 함께 살려고 노력할 때 사람이 될 때 우리는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시 사회가 안고 있던 모든 죄악과 갈등과 분열을 십자가에 지고 골고타 언덕으로 향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짊어지실 수 있는 힘은 사랑이셨으며, 그 사랑은 용서와 화해, 그리고 일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 용서와 사랑으로 이해하며 함께 살아갈 때만 우리는 분열을 극복하고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미사와 고해성사는 우리의 영적인 오아시스

이번 부활대축일에 우리는 예수님께서 당신이 사시던 사회와 사람들의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골고타 언덕 십자가 위에서, 잘못을 용서하고 하나되기를 빌며 당신을 제물로 삼아 제사를 바치셨음을 기억해야 겠습니다. 그 십자가 상의 제사가 곧 우리가 바치는 미사로 계속된다는 것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봉헌하는 매일의 미사와 특히 주일미사는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는 미사가 되어야 하겠고, 한 주일 살아갈 수 있는 영적인 힘과 양식을 얻을 수 있는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에게 화해와 용서를 체험하게 해주는 고해성사는 우리 가톨릭교회의 자랑스러운 보물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고해성사는 아버지의 따뜻한 용서와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우리 삶에 쌓인 먼지를 청소하여 상쾌함과 기쁨 그리고 말할 수 없는 평화를 맛보게 해주는 성사입니다.
최근 교황님의 방한소식으로 기쁨 가득한 한국교회는 잠시 주춤하였던 신앙의 발걸음을 다시 재촉하여야 하겠습니다. 교황님께서 우리 신자들 삶에 깃들어 있는 나태함을 깨워주시기 위해 찾아오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우리의 나태함을 일깨워주시기 위해서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당신 스스로 고해소에서 사제에게 고해성사를 하시는 모습을 전 세계 신자들에게 보여 주신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교황님도 즐겨하시는 고해성사!
교황님의 방한을 설레며 기다리는 가운데 맞이하는 부활절이 그동안 우리 삶에 쌓여있던 미움과 같은 죄의 어두움을 털어버리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새롭게 변화되는 축복을 내려주시는 날이기를 바랍니다.

2014년 예수 부활 대축일
천주교 의정부 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