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회의 문헌
2021-04-16 14:37
2021-04-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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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제5회 인권 주일 메시지

1986년 제5회 인권 주일 메시지

서언

오늘날 우리는 우리 자신과 바로 우리 이웃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 존엄성의 훼손과 인권 유린의 실상을 너무도 생생하게 보고, 듣고, 체험하고 있습니다. 감옥의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정치범의 대량투옥,1) 정치적 비판자들에 대한 용공·좌경이라는 일방적인 매도와 선전, 그리고 수배, 연금, 연맹 구류, 압수, 수색 등 공권력의 남용과 그에 따르는 처절한 인권 침해가 정치공동체 내에서 날로 확대, 심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는 인권 문제는 이와 같이 정치 권력에 대한 반대와 비판을 봉쇄, 탄압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공동선의 실현을 목적으로 그 안에서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공권력이 자신과 그 주변의 특수선만을 추구하는 나머지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를 공동체 안에 비끄러매 줄 수 있는 도덕적 힘으로서의 사회 정의가 파탄된 탓으로 권력과 부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삶의 조건과 인간다운 존엄성이 정치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유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마다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호소를 전달한 바 있거니와, 인간 존엄을 수호하는 것을 으뜸가는 사명으로 하고 있는 우리 교회의 간곡한 뜻을 다시 한 번 세상에 전하는 바입니다.

 

개헌과 인권

우리는 인간이 인간다운 존엄과 권리와 자유를 지니고 이사회의 모든 형제들과 더불어 함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를 오랫동안 소망하여 왔고, 바로 그것 때문에 민주제로의 개헌을 요구해 왔던 것입니다. 민주제, 민주화와 아무 관련이 없는 개헌이라면 우리는 그런 개헌을 결코 원하지도, 추구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권 문제의 획기적 개선과 민주화 요구와 관련하여 구속된 인사의 석방과 사면·복권, 그리고 기본적 인권을 억압하는 모든 법률적 제한의 철폐를 촉구해 왔던 것입니다. 민주제로의 개헌 과정은 동시에 민주화로의 발전 과정이어야 한다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개헌 논의는 민주화로의 방향 설정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집권에만 초점을 맞춘 살벌한 권력 장악 계획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정과 결과가 민주화, 민주제가 아닌 그 어떤 개헌의 정당성도 결코 우리의 양심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과정은 민주화요, 결과는 민주제로의 개헌을 위해서는 기본적 인권을 제한하고 인간 이성과 정의에 반하는 모든 법률의 개폐와 언론자유를 비롯한 제반 정치적 자유의 회복, 사법권의 독립, 군의 정치적 중립 그리고 정치 공동체 안에서의 인간성의 회복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먼저 감옥 안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정치범을 석방하고 수배를 해제함으로써 확인되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모두 참여하여 직접 자기들의 정부를 선택할 수 있는 그런 헌법으로 개정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공권력과 국민

우리는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공권력의 행사는 그 자체가 제도적 폭력으로서 국민을 공포와 불안 속에 몰아넣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요, 형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 나라의 공권력은 국민 생활과 기본적 자유의 영역을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공권력의 행사는 오직 국민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에 있어 공권력의 행사는 못 하는 짓이 없을 만큼 절대적인 것처럼 국민의 눈에 비쳐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권력의 행사 과정에서 국민의 눈에 눈물이 고이지 않게 하고 국민의 가슴에 한이 쌓이지 않게 하기를 바랍니다. 최루탄을 무차별 난사하여 실명 또는 부상케 하는 일, 수사 기관에서의 고문, 성고문과 용공 조작, 교도소 내에서의 정치범에 대한 보복적인 차별 대우와 폭행,2) 구속자 및 수배자와 그 가족에 대한 모략 비방과 가학 행위 등은 인권 문제의 차원을 벗어나 민중의 가슴과 우리 사회의 내부에 한을 축적하여 정치 공동체 내부에서 평화적으로 화해를 이룩할 수 없게 할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사회의 다양한 활력

사회 각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분야에서 사회 공동선의 구현에 이바지하고 자신들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자신과 이웃을 교육하고 단체를 구성하여 활동하는 것은 정당하며 또한 바람직한 일입니다.3) 우리 사회에는 유신 시대 이래 오랫동안 획일과 침묵의 질서에 길들여져 온 탓으로 본래의 자기 역할과 기능을 담당해야 할 중간 집단이 사회의 다양한 활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우리 사회에는 민주화에의 열망과 함께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자생적인 사회 운동 단체들이 생겨나서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체들의 생성을 불가피하게 했던 것은 바로 오늘 우리 사회 현실입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의 자연발생적인 활동과 중간 집단의 목소리에 대한 정치 권력의 간섭과 개입은 그 기능과 활동을 보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 봉쇄와 탄압을 목적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4) 우리는 최근 공권력이 법률적 근거도 없이 자생적인 민주·민중운동 단체를 강제해산시키는 등의 탄압은5) 그 자체로서 국민의 기본적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법부와 인권

사법부는 국민의 기본적 자유와 인권, 그리고 양심과 정의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라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서의 통념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사법부는 정치 권력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인권의 수호에 봉사하는 것이어야 하며, 정치 권력의 몰락과 생성에 영향받거나 그것과 운명을 같이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최근 사법부가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로서의 국민의 기대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는 판단에 이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을 증거로 한 유죄 판결로 말미암은 고문 행위의 사실상의 추인, 헌법상의 기본 권리인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물론 집회 및 결사의 자유까지를 유린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압수·수색 영장의 무절제한 발부,6) 불구속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형사재판에서 무원칙한 구속영장의 남발, 정치 보복과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는 구류처분 등은 사법부의 권위와 그 존재의미를 의심케 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만 요식을 갖추는 절차로 전락한 정치범에 대한 재판이 피고인들에 의해 거부되고 있는 사태들은 그 단적인 예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법부의 파탄이 오직 자신의 탓만이 라고는 판단치 않지만 뼈를 깎는 반성과 자신을 지키려는 의지 없이 사법의 정의와 권위는 회복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언론의 자유

인간에게는 양심에 따라 생각하고, 생각한 바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천부적으로 주어져 있습니다. 양심과 정의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할 때, 자신의 주변을 살펴보아야 하는 오늘의 비극적 현실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일종의 정신질환에 걸려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해줍니다. 오랜 군부독재에 신음하던 아르헨티나의 과거는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닙니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인권 문제와 동일한 궤적을 그리는 한 가지 문제이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자유케 하는 기본적 자유입니다.

우리는 최근 이 나라 언론이 말로만 듣던 「보도지침」에7) 의하여 철저하게 통제되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 언론을 대하기가 두려워졌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론이 국민 내부의 화해와 일치를 일깨우고 지향하기보다는 학생과 민주인사 등을 용공좌경으로 매도하는 등 미움과 분열을 선도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편향 보도의 전형인 KBS-TV에 대한 시청료 납부 거부 운동을 계속하고자 하거니와, 언론과 언론인에게 각성과 자유 언론 실천을 또한 절실하게 호소하는 바입니다.

 

용공좌경 문제와 인권

우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관계 당국에 국가보안법 적용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 줄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정치 보복의 형태로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것은 민주 인사와 반국가 사범에 대한 국민의 혼동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정치적 반대자들을 국민의 대열로부터 떼어내어 분리시키는 것으로서 국민 내부 분열의 자학적(自虐的)인 행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호소와는 반대로 학생과 민주 애국 인사에 대한 용공좌경이라는 매도와 처단이 하나의 공식으로 굳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민족의 존엄과 권익에의 정당한 요구,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도시 빈민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외침과 독재의 타파와 민주화에의 요구가 결코 용공좌경일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더욱이 우리는 서로를 사랑으로 끌어안고 같이 몸부림쳐야 할 이 땅, 이 정치공동체 내의 한 형제입니다. 서로 미워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정당치 못할 뿐만 아니라 민족적으로는 자해 행위인 것입니다. 학생들 앞에서 교사를 용공으로 내치지 말아야 하며 어버이 앞에서 아들과 딸을, 자녀들 앞에서 아버지를 또한 내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결과적으로는 국민 분열과 민족자해행위일 수밖에 없는 용공좌경의 매도를 즉각 중단해 줄 것과 함께, 학생들에게도 민주화를 향하고 요구하는 것 이외에 국민적 비난과 우려의 소지가 있는 행동과 발언을 삼가해 줄 것을 호소하는 바입니다.

 

양심의 법과 실정법

우리는 죄없으되 권력에 쫓겨 갈 곳 없는 형제를 자신의 온몸으로 지켜 주다가 자신마저 감옥에 갇힌 본 위원회 이돈명(토마스 모어) 회장의 행동에 경의와 함께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지지를 거듭 확인하는 바입니다. 이 회장은 신앙인으로서 도덕과 이성에 반하는 인간의 법보다는 하느님의 법, 양심의 법을 지켰으며 법조인으로서는 자신이 변론하는 정치범의 무죄를 법정에서뿐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확신하였기에 끝내는 자신도 정치범이 되어 그들과 일치되었습니다. 우리는 1982년 최기식 신부가 투옥되면서까지 사제로서 보여준 감동을 오늘 이 회장의 행동에서 새롭게 되새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법은 오직 두렵기 때문에 지켜지기보다는 양심과 도덕, 그리고 인간본성의 욕구에 따라서 자발적으로 지켜지는 것이어야 합니다. 법이 인간의 이성과 정의에 반할 때 그것은 이미 법이 아니라 폭력일 뿐이며 그러한 법의 준수를 거부하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자연법상의 권리입니다.8) 내 이웃 내 형제를 고발하는 것이 장려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 회장의 행동이 아직도 쫓기는 형제와 그들을 돌보는 선의의 형제들에게 모범이 되고 위안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생존의 권리

인간이 마땅히 향유해야 할 존엄과 자유와 권리 가운데서도 생존의 권리야말로 가장 기초적인 것입니다. 오늘날 경제 성장이 구가되는 가운데서도 노동자와 농민, 도시 빈민 등 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문제에 거듭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병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가난 그 자체로서 문제가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일한 만큼 정직하고 고르게 나누어지지 못하고 있는 데서 제기되는 국민의 사회적 불만은 날로 안으로 쌓여 가고 있습니다. 이제 각계각층의 우리 국민은 자신들의 가난의 구조와 원인이 어디에서 어떻게 비롯되고 있는가를 알고 있습니다. 마땅히 각 계층의 사람들이 정당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또 알고 있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그러한 노력을 탄압하는 것은 오직 가난의 설움과 민중적 한을 축적하게 할 뿐입니다.

현재 생존권 요구와 관련하여 감옥에 갇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의 생존권 문제를 단지 치안즉 차원에서만 대처하고 처단함으로써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정치범화하고 있습니다. 외형적 경제 성장과 개발이 설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와 농민의 인간다운 삶이 그보다 먼저 고려되어야 하며, 도시 개발이 설사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거기 사는 주님의 삶이 전시행정보다는 소중하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의 인간화, 화해와 사랑의 경제정책에로의 일대 전환이 더 이상 늦추어질 수 없다는 점을 거듭 확인하는 바입니다.

 

호소와 기도

우리는 개헌 논의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 벌어지고 있는 우리사회의 심각한 인권침해 현상을 확인하면서 앞으로 이루어질 어떤 형태의 개헌도 이미 민주화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사회나 건전한 비판과 양심적 호소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그 사회는 그만큼 건강하다는 반증이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비판을 수용하고 비판자를 정의를 향한 선의의 경쟁자로 존경하고 인정할 수 있는 정부가 진정 강한 정부인 것입니다. 우리는 정의를 향한 경쟁에서는 결코 패배자가 나올 수 없다고 믿으면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 정부와 여야 정치지도자가 정의와 화해를 향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주기를 호소합니다.

우리는 오늘 제5회 인권주일을 맞아 성탄을 앞두고 이 추운 겨울 감옥에 갇혀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하루 속히 그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죄 없이 이 거리 저 거리를 쫓겨 다녀야 하는 수배자들의 고통이 멈추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다시는 이 땅에서 가두고 갇히고, 쫓고 쫓기는 일이 없는 화해와 사랑의 새 사회가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건설되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바입니다.

1986년 12월 7일,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에
한국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1) 1986.11.3.,4. 이틀 동안 경찰은 ‘건국대 사태’와 관련하여 대학생 1천 2백 84명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하여 이 중 1천 2백 66명의 학생을 구속하였다. 이는 당시까지 수감되어 있던 정치범의 숫자, 1천 2백 50여 명을 넘는 것이며 또한 광주사태 이후 최대의 대량 구속이다.

2) 1986.11.29. 개최될 예정이던 신민당의 개헌 서울대회를 저지하기 위하여, 대회 당일 6만여 명의 경찰이 동원되어 대회를 열 수 없도록 봉쇄했고, 또한 지나가던 시민까지 포함하여 2천 2백 55명의 시민을 무차별 연행하였다.

3) 1985년 9월 국가 보안법의 적용으로 구속돼 5년형을 선고받은 김근태 씨는 고문으로 인한 후유증 치료를 위해 외래병원에서의 치료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4, 5) 연대성과 보조성의 원리 행동에의 부름 46, Rerum novarum 반포 80주년을 맞이하여, 교황 요한 바오로 6세 서한(1971.5.14.); 그리스도인의 자유와 해방에 관한 훈령 73, 교황청 신앙교리성성(1986.4.5.).

6) 1986.11.7. 노동부 장관은 14개 노동 단체에 대한 자진 해체를 촉구했고, 11월 8일 경찰은 민주통일 민중운동연합에 대해 해산 명령을 내렸으며, 11월 12·13일 민통련 본부와 4개 지부의 사무실을 강제 폐쇄했다.

7) 1986.11.11. 법원은 민통련 본부, 4개 지부 및 간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했다.

8) 1986.9.9.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민주언론운동협의회는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이 언론기관에 시달한 「보도지침」을 공개했다.

9) 1982.12.5. 한국 천주교 주교단 담화문 12항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