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정기 세미나 자료집
가톨릭 학교의 비전
“어떻게 가톨릭 학교는
침체된 한국 교육의 희망이 되는가!”
진행 |
시간 |
내 용 |
담 당 |
김웅태 신부 |
1:30 |
접수 |
논산 대건 고등학교 |
2:00 |
개회사 |
김웅태 신부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총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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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
인사말 |
이용훈 주교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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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섭 위원 |
2:10 |
발표 1 : 교육의 본질과 가톨릭 교육의 방향? (비전) ․․․․․․․․․․․․․․․․․․․․․․․․․․․․․․․․․․․․․․․․․․․․․․․․․․․․․․․․․․․․ 5 |
문용린 교수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서울대학교) |
2:30 |
발표 2 : 한국 교육의 현실과 가톨릭 학교의 가능성 (해결) ․․․․․․․․․․․․․․․․․․․․․․․․․․․․․․․․․․․․․․․․․․․․․․․․․․․․․․ 19 |
강태중 교수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중앙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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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
휴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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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
발표 3 : 가톨릭 학교의 교육 현실 (도전) ․․․․․․․․․․․․․․․․․․․․․․․․․․․․․․․․․․․․․․․․․․․․․․․․․․․․․ 31 |
한명수 교사 (대구 가톨릭 대학교 사범 대학 부속 무학 중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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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
발표 4 : PESS와 함께하는 대건인성교육 (사례) ․․․․․․․․․․․․․․․․․․․․․․․․․․․․․․․․․․․․․․․․․․․․․․․․․․․․․ 51 |
신현태 교사 (논산 대건 고등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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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규 신부 |
4:00 |
분임토의 |
제1분과장 : 강석준 신부 (논산 대건 중·고등학교 교장) 제2분과장 : 양성순 수녀 (쌘뽈 여자 중·고등학교 교장) 제3분과장 : 김동국 변호사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 제4분과장 : 문승욱 교장 (전주 해성 고등학교) |
5:00 |
분임발표 및 종합토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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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태 신부 |
6:00 |
저녁식사 |
마무리 및 저녁식사 기도 |
발표 1
교육의 본질과 가톨릭 교육의 방향
문 용 린 교수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서울대학교)
I. 교육학에서의 교육 개념 교육학에서의 교육 교육학의 이론과 철학 : 성장과 발달 1) 평준화 정책과 개정 사립학교법 2)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3) 교육정책의 획일성 4) 정부의 보조금과 통제 5) 종교교육에 관한 국가의 통제
II. 학교교육의 본질 : 세 가지 힘 발달 중심 학습 중심 자아실현 중심
III. 한국 학교교육의 반성 한국의 학교교육 상황
VI. 가톨릭 교육의 반성 외국의 학교개혁운동들 섬머힐 / 발도로프 학교 / 마그넷 스쿨 / 차터 스쿨 한국의 학교개혁운동 : 선도자가 없다! 가톨릭 학교, 학교개혁운동의 선도자로! 가톨릭 학교의 비전과 지향성 가톨릭 교육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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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학에서의 교육개념
교육학에서의 교육 :
- 발달친화적 환경의 제공으로
- 잠재능력을 발견, 개발, 연습, 단련하여
-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
* 자아실현 : 자신의 고유하고 독특한 꿈, 가치, 소질 및 능력을 발휘하고 실현하면서 행복하고 만족스런 삶을 영위함
교육학의 이론과 그 철학 : “성장과 발달”
- J. Rousseau: Natural unfoldment
- J. Dewey: Growth as an Aims of Education
- L. Kohlberg: Development as an Aims of Education
- H. Gardner: Discipline as an Aims of Education
인간발달의 최적 곡선
H.Gardner/M. Csikszentmihalyi의 IDF 모형 :
인간의 최적 발달 조건 : I.D.F
피카소, 이중섭, 장승업의 I.D.F
◇ 피카소 : 타고난 소질(I) 교육과 훈련(D) 생업(경쟁자와 후원자 : F)
◇ 이중섭 : 타고난 소질(I) 교육과 훈련(D)뿐
◇ 장승업 : 타고난 소질(I)뿐
- 학교교육의 본질 : 세 가지 힘
◇ 발달 중심(Dewey)
- 학생(아동) 중심 교육과정,
- 활동 중심, cafeteria 교육
- 해방, 현재 수준에서 행복,
- Free School(썸머힐 등)
◇ 학습 중심(J. Bruner) :
- 학문 중심 교육과정
- 교과 중심, 입시에 중요한 도구 교과목 중심
- 진학, 입시, 성적, 석차
- 평준화된 한국 고등학교들
◇ 자아실현 중심(Maslow/Gardner) :
- 잠재능력 개발 중심 교육과정
- 잠재능력 중심
- 자아실현 기반 마련, 소질과 적성의 발견, 개발
- Boarding School들(미·영·독)
학교교육의 본질
III. 한국 학교교육의 반성
- 발달친화적 환경 제공에 미흡
- 소질, 적성,능력 개발에 무관심
- 오로지 출세와 성공을 위한 학습(유능성 확보)에 만 치중.
따라서
- 자아실현 교육이 실현되지 못하고, 학습(유능성) 일변도 교육으로 치달음.
- 성장과 발달을 위한 교육이 되지 못하고 오로지 학습만 중요시되 교육 성행
-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은 발달의 최적 곡선을 지향하지 못하고, 학습(유능성) 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친 교육으로 진행됨.
한국의 학교교육 상황
- 한국교육 : 토대가 허술한 속도 경쟁에 몰입
“교육은 산을 빨리 오르는 경쟁이 아니라,
벽돌을 쌓아가는 경쟁이다.”
- 산 빠르게 오르기 경쟁 :
- 속도가 중요
-누가 먼저 목표점에 도착하는가?
- 벽돌 쌓기 경쟁 :
- 넓고 깊은 토대가 중요
- 속도는 2차적, 먼저 쌓는 것이 아니라
- 허물어지지 않는 탑을 높게 쌓는 것이 더 중요
* 발달 친화적 환경을 제공해서 사회적, 정서적 발달의 넓고 깊은 토대를 구축케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잠재능력의 발견과 개발을 최대화해야 한다.
- 한국교육 : 잠재능력개발에 소홀함
“10년 정도의 건강한 환경 속에서
인간은 숙성되고 발효될 필요가 있다.”
- Gardner : 영역학습(domain learning)
일단 소질, 적성, 능력 등의 잠재능력 영역이 발견되면, 그 영역에서 10년 이상의 넓고 깊은 학습과 체험이 중요하다. 잠재능력은 10년 정도의 숙성과 발효기간을 거쳐야 활짝 피어날 수 있는 것 같다. - (H. Gardner)
예 : 피카소, 아인슈타인, 모차르트, 김연아(6-17), 박태환(7-17)
* 잠재능력은 숙성과 발효기간이 필요하다. 위인들의 경우 아무리 천재성이 뛰어났어도 10년 정도의 넓고 깊은 학습기간이 필요했다. 따라서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숙성기간을 충실하게 깊고 넓게 겪는 것이 중요하다.
- 한국교육 : 의미 있는 생애사건 없는 무미건조한 학교의 삶
“의미 있는 생애사건이
잠재능력 발견과 발휘의 좋은 계기가 된다.”
- 성공한 사람들 : 잠재능력의 발견, 개발, 발휘에 성공한 사람들
- 사람들은 누구나 독특한 삶의 궤적을 그린다.
- 삶의 궤적은 몇 가지 의미 있는 생애사건(life event)으로 압축될 수 있다.
- 의미 있는 생애사건은 다중지능 발현의 계기이다.
- 가톨릭 교육의 반성
-단독법인으로서 가장 많은 학교를 가지고 있음.
-그러나 왜곡된 한국교육에 순응하고 적응하는 데 치중했고,
- 이런 왜곡에 대한 근원적인 대항 또는 대안적 교육의 제시 노력이 미흡했음
- 독특한 유형의 대안학교 창설이 필요하고 또 가능함
외국의 학교개혁운동들
- 섬머힐(Summer Hill)
① 설 립 자 : 영국의 교육자 A.S.니일
② 설립연도 : 1921년
③ 구 분 : 교육기관 (5~16세의 아동들이 입학하는 기숙사제 사립학교)
④ 소 재 지 : 영국 서퍽주(런던에서 약 150km 떨어진 서포크 백작령의 레이스턴 마을에 위치)
⑤ 설립목적 : 비형식적이고 자유주의적인 학교 설립
⑥ 과 정 :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과정
⑦ 영 향
유럽과 미국에 비형식학교(informal school), 자유학교(free school), 팀티칭(team teaching), 열린교실(open classroom)이 나타나게 하는 등 전 세계 학교교육의 혁신에 영향. 섬머힐 학교의 창립자 A.S. 닐(Neil)의 사후에도 여전히 그의 아내와 딸에 의해서 고유의 정신을 고수해오고 있는 이 학교는 그 규모에 있어서 대단치 않아, 보통 50-70명 정도의 학생만을 수용해왔는데, 1999년에는 영국 정부의 교육기준청(OFSTED)이 행한 부정적인 장학감사에 항거하여 섬머힐 정신을 수호하기 위한 조직적인 투쟁을 벌였으며, 결국에는 섬머힐 학생들의 승리로 끝났던 일도 있었다. 이들의 투쟁 활동에 쏟아지는 전 세계 교육계의 관심과 지원이 이 자그마한 학교의 위대함을 잘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 발도르프 학교
발도르프 교육/학교는 1919년 독일에서 슈타이너(Rudolf steiner, 1861-1925)에 의해 시작된 발도르프학교의 교육 실천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이론적 체계 모두를 포함하는 말이다. 20세기 초 독일에서 시작된 발도르프학교는 오늘날 발도르프학교 수가 세계적으로 800여개로 급증하고 있으며, 마침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아 및 유치원 교육 종사자, 유아 및 유치원 교사 교육 관련자들, 초 중등학교 교사와 교육학자들뿐만 아니라, 자녀교육을 하는 학부모들까지도 발도르프 교육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발도르프 교육학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인간 본성에 관한 바른 인식’과 그것에 기초하여 ‘예술로서의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다. 슈타이너는 “우리는 아이들을 교육할 때, 과학으로서의 교육학이 아니라 예술로서의 교육에 기초해 교육해야 한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부분 배후의 것까지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 마그넷 스쿨(Magnet School)
마그넷 스쿨은 대부분 수학 과학 예술 등 특정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을 끌어들이고자 한다. 다민족국가이면서도 인종과 빈부격차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부유층은 질 좋은 공립학교나 값비싼 사립학교를 선택할 수 있지만 빈곤층은 공교육에만 매달리고 있어 좋은 교육프로그램의 학교를 만들면 백인 흑인 학생들을 '자석'처럼 함께 유인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틀에 박힌 공교육을 자극하고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서굿마셜고는 샌프란시스코 남부의 빈민지역에 위치해 학생의 95%가 저소득층 출신이다. 전교생 900명 중 30%가 흑인, 중국계 30%, 멕시코계 20%다. 수학 과학 분야를 특성화해 대학진학률이 70%로 높은 편이다. 이 학교의 지토 교감은 “보통 수준의 학생들을 받아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시킬 수 있는 학교가 최고”라며 “빈부간의 교육격차, 인종문제 등을 치유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차터 스쿨(Charterd School)
차터 스쿨은 학교에 대한 교육행정기관의 각종 규제를 없애는 대신 학교가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운영성과는 학교가 책임지는 제도다. 1991년 미네소타 주에서 학부모 학생에게 ‘학교선택권’을 주기 위해 처음 도입한 이래 36개 주와 수도 워싱턴 시에 2,063개교가 생겨났고 학생수는 51만여 명에 이른다. 학부모, 교사, 지역단체 등이 공동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꾸려간다.
대부분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삼는 학교들이 많다. 기존의 사립이나 공립학교가 차터 스쿨로 바꾸려면 교사와 학교교육위원회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교사 학부모들이 학교헌장(Charter)을 만들어 교육위원회와 계약을 맺는다. 계약 기간은 3∼5년간이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인가가 취소돼 폐교되기도 한다. 교육과정, 재정운영 등은 완전 자율권을 주지만 실적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3,000개의 차터 스쿨을 만들고 예산지원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게이트웨이 고교의 피터 소프 교장은 “‘한 가지 잣대로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One size doesn't fit all)’는 교육철학을 갖고 있다”며, “학생들이 학교에 만족하지 못하면 떠날 것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학교개혁운동 : 선도자가 없다!
가톨릭 학교, 학교개혁운동의 선도자로!
가톨릭 학교의 비전과 지향성
가톨릭 교육에 대한 제언
- 기존 학교운영체제를 보완하는 방법
- (예) Boarding school 체제로 전환
- 독특한 유형의 대안학교를 창설하여,
- 독자적 교육과정 운영,
- 전국 단위에서 학생 선발
- 유-초-중-고-대학의 일관교육 시행
- 등록금 자율화,
- 관료적이고 획일화된 국가의 장학체제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 한국에서 교육개혁의 선두주자가 되어야 한다.
“이상적인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해서 모범을 수립하고
교육계에 충격을 주어야 한다.”
새로운 학교체제의 정립을 희망하면서…
MeMo |
MeMo |
발표 2
한국 교육의 현실과 가톨릭 학교의 가능성
강 태 중 교수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중앙대학교)
I. 한국 학교교육의 현실 1. ‘한강의 기적’을 낳은 교육 2. 세계 정상의 학업 성취도 3. 신뢰를 잃은 학교 4. 국민이 답답해하는 교육 5. 역사적 업보에 잡혀 있는 교육 개혁 6. 교육의 정치화가 빚는 변질
II. 가톨릭 학교의 어려움 1. 법제적 구속 2. 사회 문화적 장애 3. 가톨릭교회의 한계 4. 가톨릭 학교 내부의 한계
III. 가톨릭 학교의 가능성 1. 사립학교 자율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 2. 학교 교육에서의 종교 문제에 대한 자각 3. ‘가톨릭’의 상징적 가치 4. 가톨릭 학교의 보편적 효과성
VI. 가톨릭 학교교육 발전의 과제 1. 단기적 과제 2. 장기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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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한국 학교교육의 현실
1.‘한강의 기적’을 낳은 교육
- 한국의 경제 발전 모형은 처음부터 명백히 알고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지식경제의 접근 방식’(knowledge economy approach)을 취한 셈
- 지식 정보나 관련 토대구조(infrastructure) 그리고 교육받은 근로자 등 경제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들을 교육 부문의 기여로 갖출 수 있었음
- 1960년 멕시코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약 2.5배. 2003년에 이르면 이 지표는 역전되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멕시코의 2배를 넘게 됨. 이 역전의 핵심적인 요인으로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지식'을 지목함
- 세계 정상의 학업 성취도
- 지난 10년 정도 기간에 이루어진 학업 성취도 국제 비교에서 한국 학생들의 성취도는 꾸준히 세계 정상권 유지
- 중학교 졸업 시점(8학년)의 결과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비교 연구에서 한국은 2000년에 참여한 27개국 가운데 읽기 6위, 수학 2위, 과학 1위를 차지하였고, 2003년에 참여한 40개국 가운데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 문제해결 1위를 차지. 한국 교육의 성취도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 현격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셈
-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의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 학생들의 탁월한 성취도는 일관되게 확인됨. 수학 성취도를 보면 한국은 1995년, 1999년, 2003년 각 평가에서 줄곧 2위를 차지. 과학 성취도에서 한국은 1995년 평가에서 4위, 1999년에 다시 4위, 그리고 2003년에 3위의 성적을 거둠.
- 신뢰를 잃은 학교
- ‘학교 붕괴론’으로 집약할 수 있는 비판과 비관
- 교권이 무너져 수업 자체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자탄.
- 학교가 더 이상 안전한 생활공간이 못 된다는 지적
- 이른바 ‘학교 공동화(空洞化)’ 현상.
-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 학교 체제 자체를 부정하며 등 돌리고 있는 현실. 대안적인 교육 기회를 찾는 사례, 외국의 기회를 추구하는 사례 등
- 국민이 답답해하는 교육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 조사(KEDI POLL 2006) 결과, 성인(19-65세) 남녀 응답자의 75%가 ‘미’ 이하의 평정
- 고등교육에 대해서도 평가는 매우 인색.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 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이 국가경쟁력 보고서(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를 위한 조사 결과, 기업 경영자의 대졸자에 대한 만족도에서 우리나라는 2006년 조사 대상 61개 국가(또는 지역) 가운데 50위, 2005년에는 52위(60국 중), 2004년에는 59위(60국 중). 대학 졸업자를 고용하는(그래서 대학 교육의 질을 체험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업 경영자들이 대학 교육에 대해 내리는 평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쁜 셈
- 역사적 업보(業報)에 잡혀 있는 교육 개혁
- 교육 발전을 위한 노력과 투자가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한 데는 우리 교육이 가진 ‘역사적 업보’를 간과할 수 없음.
-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규모 팽창은 학교 교육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여건들마저 소홀히 한 채 덩치만 키운 과정. 과밀 학급, 과대 학교, 교사 부족, 지나친 사립학교 의존 등 자원(resources) 부족 문제 등 누적
- 학교 교육에서의 기초적인 결함들은 획일적 수업, 중앙 통제 행정, 질 관리 부재, 학력(學歷) 인플레이션 등 교육 실제와 문화에 많은 문제를 파생
- 교육의 정치화가 빚는 변질
- 누적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비해 교육 정책 행위는 피상적이고 미봉적으로 흐르는 경향. 국민들은 실감 가는(빙산의 일각으로 드러난) 표피적인 문제들에 주목하며 그 해결을 시급히 해결하도록 집요하게 요구. 정부마다 조급하게 문제 해결에 달려듬. 근본 원인을 보지 못하거나 무시한 채 이루어지는 황급한 정책 모색 불가피
- 퇴로를 허용하지 교육 현실. 우리 사회에서 학교 교육은 사지 않고 다른 데로 눈 돌릴 ‘소비자 권리’를 허용하지 않음. 교육 관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화폐’로는 성적(成績)이 유일하고, 오직 성적 경쟁을 통해서만 만족할 수 있는(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상품(학력 學歷)을 얻을 수 있음. 이 경쟁에서 쉽게 포기하고 물러설 수 있는 사람은 없음. 교육에 관한 한 국민 모두가 각자 느끼는 문제를 목청껏 제기하기 마련. 결국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정치적으로 가장 첨예한 문제가 되고, 들어서는 정권마다 서둘러 교육 문제 해결에 도전
- ‘교육의 정치화’는 교육을 발전시키기보다 왜곡시킬 가능성. 교육에 대한 정치적 관심은 정책 당국에 대하여 성급하고 세속적인 성과를 주문할 뿐만 아니라, 정책 논의 자체를 극단적이게 만듦.
Ⅱ. 가톨릭 학교의 어려움
- 법제적 구속
- 사립학교의 자율권을 허용하지 않는 법률과 정책 관성
- 학생 선발, 교원 임용 등에 대한 제약
- 교육과정상의 특성화 불가능
- 사회 문화적 장애
- 과도한 팽창 과정에서 빚어진 사립학교에 대한 사회 일반의 부정적 인식.
- 사립학교 건학 이념에 대한 간과의 역사. 공립학교와 구분되지 않는 취급을 당연히 여기는 통념.
- 종교적 건학이념과 이 구현을 위한 교육활동(프로그램)에 대한 갈등이 점차 부각되는 추세
- 가톨릭교회의 한계
- 학교교육 기회의 답보. 기회의 편포, 접근성 취약
- 초등학교 수 1970년 14개교 정점 이후 1975년 9개교, 1980년 8개교, 1990 6개교, 2005년 현재 6개교; 학생 수는 1970년 이후 꾸준한 감소 추세
- 중학교 수 1970년 42개교 정점 이후, 1975년 40개교, 1980년 33개교 이후 답보, 2005년도 현재 28개교; 학생 수는 1975년도 이후 꾸준한 감소 추세
- 고등학교 수 1975년 이후 36〜38개교 답보, 학생 수는 1990년도까지 증가 후 최근 감소 추세
- 재정의 한계
- 가톨릭학교 발전을 위한 기반 미흡
- 가톨릭 학교 내부의 한계
- 학교 구성원의 이질화
- 학생의 비신자 비율 압도적
2005년 현재, 초등학교 58.0%, 중학교 83.5%, 고등학교 77.0%
- 교사의 비신자 비율 중요
2005년 현재, 초등학교 29.7%, 중학교27.6%, 고등학교 27.1%
- 가톨릭 교육이념을 교육과정(교육프로그램)으로 번안하는 과제 아직도 남아 있음. 종교적 이념과 교육적 실제를 접합할 전문 집단 구축 못하거나 부족
- 대학입시 준비 등 학교에 대한 세속적 교육 수요를 대체할 가톨릭학교의 대안 구축 미흡. 세속적 수요를 포괄할 수 있는 가톨릭학교의 대안을 제시 입증하고 정당화하는 데 대체로 실패했거나 그 과제 자체에 소극적
Ⅲ. 가톨릭 학교의 가능성
- 사립학교 자율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
- 이른바 5.31교육개혁 이후 사립학교 자율성 인정 원칙 부각
- 사립학교법에 대한 논란의 부수적 효과로 자율을 사립학교 본연의 조건으로 보기 시작
-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의 추세로 학교(교육) 선택권에 대한 자각 확산
- 학교교육에서의 종교 문제에 대한 자각
- ‘배정’ 위주의 학생 선발 방식에 따르는 문제가 사회적 사법적 쟁점이 되면서 종교 교육에 대한 공론이 불가피할 전망
- 사립학교법 논란 가운데 종교계 학교의 차별화가 이루어지면서 가톨릭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대
- ‘가톨릭’의 상징적 가치
- 한국 사회 변화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적극적 긍정적 기여
- 가톨릭 인구의 증가
- 가톨릭 학교의 보편적 효과성(effectiveness)
- 미국에서의 사립학교(가톨릭학교) 효과 연구 결과는 대체로 가톨릭 학교가 다른 범주의 학교에 비하여 높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
- 특히 상대적으로 불리하거나 열악한 조건에 있는 학생들에 대하여 의미 있고 차별적인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
- 국내 가톨릭 학교의 성공 사례도 미국에서의 학교효과 연구 결과를 뒷받침
- 공공선의 사명을 망각해가며 ‘공교육 붕괴’를 자초하는 현대의 학교 교육에 대한 근본적이며 본원적인 대안으로서 가톨릭 학교의 가능성 시사
Ⅳ. 가톨릭 학교교육 발전의 과제
- 단기적 과제
가.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된 방안
- 사립학교법 개정의 취지 자체를 가톨릭 학교 교육에 적용하는 것에 근원적인 이의를 제기. 적극적으로는 사립학교법 개정과 그 적용에서 가톨릭 학교를 예외적으로 처리하도록 요구할 필요
- 가톨릭 학교를 사립학교법 개정에서 예외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면, 사립학교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개정 방안을 수용하면서 개정되는 법률의 적용 안에서 가톨릭 학교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안 모색
※ 사립학교법 개정 수용하는 경우 가톨릭 이념 구현 위한 제도적 조정 요구 사항
◦ 학생/학부모의 선택(동의)이 전제된 가톨릭 학교 입학 보장
◦ 학교급별 진학 연계 허용: 가톨릭 학교를 선택하는 경우 학교급을 이어서 6년이나 그 이상 수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
나. 가톨릭계 ‘자율 사학’의 교육 체제 구축
교육사를 통하여 자율 할 수 있는 역량과 자율적이어야 할 교육적 이유를 입증하여 온 가톨릭계 사립학교는 자율적 경영의 입지를 허용 받을 명분을 지니고 있음. 다음과 같은 방안을 통하여 자율적인 교육을 구사할 방안을 찾고 또 요구할 필요 있음
◦ 모든 사립학교에 대한 ‘자율학교’ 지위 부여: 현재 특성화 학교나 대안학교 등에 부여하고 있는 자율학교 지위를 가톨릭 사립학교에도 부여하도록 하는 것
◦ 가톨릭 학교를 ‘특수한’ 자립형 사립학교 범주에 편입: 현재의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 방안을 재정의 측면에 치우쳐 적용하지 말고, 공립학교에 대하여 바른 대안이 될 수 있는 사립학교를 구축한다는 축면에서 적용
◦ 개방형 자율학교의 지위 요구: 공교육 또는 의무교육의 위탁을 받는 형식으로 자율화 추구
◦ 재정 지원 대상 대안학교 체제로의 전환 검토: 가톨릭 학교를 현재의 대안학교와 같은 지위로 전환하는 방안도 가톨릭 교육 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각도에서 고려할 만함
다. 가톨릭 교육이념 구현을 위한 교육과정 구안
학교의 개별성은 존중될 만함. 가톨릭 이념의 보편성을 염두에 둔다면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가톨릭 교육계가 구안할 필요. 다음과 같은 두 작업 방식을 동시에 견지하는 방안 바람직
- 가톨릭학교 재단들의 연합회가 공동의 프로젝트로 교육과정을 구안하는 방안
- 가톨릭 교육계뿐만 아니라 각 교구와 수도회 그리고 평신도까지도 참여하고 공동체적으로 지원하여 구안하는 방안
라. 가톨릭 학교 교육의 효과 실증과 홍보
가톨릭 학교가 위에서 제안한 방안들을 확보해 가지려면 가톨릭 학교 자체의 역량을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것. 가톨릭 학교가 사립학교로서 자율권을 확보하려면, 그 권리를 확보할 이유와 자율을 구가할 역량을 사회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함. 이를 위해서 가톨릭 교육계는 다음과 같은 사업을 시급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벌일 필요
- 가톨릭 학교 현실 평가 사업: 가톨릭 학교에 대한 통계를 체계화하고 과학화하는 사업. 가톨릭 학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하여 우리나라 교육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해 왔는지) 보여줄 수 있는 통계 사업 필요
- 학교 효과 연구 프로젝트: 다른 나라(특히 미국)의 사례를 보거나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진 몇몇 가톨릭 학교 사례를 보거나, 가톨릭 학교가 다른 학교(특히 공립학교)에 비하여 여러 측면에서 교육상 효과를 더 크게 내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 이 추론을 실증적으로 확인하며 가톨릭 학교의 효과를 입증하는 사업 필요. 가톨릭 학교가 교육이나 경영 모든 면에서 학교 교육 발전의 전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며, 가톨릭 학교의 정책적 입지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 발전 대안을 시사한다는 견지에서 긴요한 사업
- 가톨릭 학교 진흥조직(advocacy group) 구축: 가톨릭 학교 성과의 홍보는 물론 재정 확보 등 실질적인 학교 지원에 참여할 지원 조직 필요. 학부모와 평신도 조직의 활성화 등 모색
마. 가톨릭 학교 교원 임용과 재교육 과정 혁신
학교 교육의 성과는 교원이 좌우. 가톨릭 학교는 이러한 근본 문제를 소홀히 다루어 온 점 있음. 다음 두 가지 점에 관심 두어야 할 것.
- 가톨릭 학교 교원의 지위와 종교에 관련된 임용 대상자의 가치관의 관계 정립
- 가톨릭 학교 교원의 고유성 살리는 연수 프로그램 개발 적용
- 장기적 과제
가. 가톨릭 교육 이념 구현을 위한 법제 확보
가톨릭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가톨릭 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법제적 보장을 확보하여야 할 것. 법제적으로나 사회 문화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이 뿌리내리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
- 교육과 종교의 관계 구체화: 교육에 종교가 참여하는 사태에 대한 사회적 용인을 얻어내야 함. 종교 교육이 교육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훼손함이 없이 다양한 교육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하며, 사회 문화적으로 종교 교육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 가톨릭 학교가 교육이나 교리상 편협함이 없음을 널리 알리며 종교 교육의 의의를 인정하는 견지에서 법제적으로 교육과 종교의 관계를 규정할 수 있도록 정책을 이끌어야 할 것
- 종교계 사립학교의 법제적 위상 명시: 가톨릭 학교가 일반 사립학교와 같은 범주로 취급되면서 겪는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 사립학교에 대한 편견 극복하고 일반 사립학교와 차별화된 법적 지위 확보
나. 가톨릭 교육 체계 정립
가톨릭교회의 총체적인 과제로서 새로운 세대에 대한 교육을 고민하여야 할 것. 가톨릭의 보편 정신을 세상에 심는 것이 가톨릭교회가 지닌 사명이라면 교육은 그 사명을 이행하는 핵심적인 방안. 한국 가톨릭교회는 학교 교육에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가톨릭 학교 교육에 대한 근본적이며 체계적인 구상을 시작하여야 할 것. 다음과 같은 방향의 구상이 우선 필요
- 지구/본당 중심 교육기관 설립 운영: 가톨릭 학교를 지금보다 작게 그러나 학교 분포는 지금보다 더 퍼지도록 하는 가톨릭 교육망을 구축하는 것. 적어도 지구나 본당 단위에서 일반 교육(초증등교육)을 관장하는 교육기관을 확보해 가지는 체제를 추구하여야 할 것. 이러한 체제를 위해서는 가톨릭계가 교육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다른 안목을 지녀야 할 것. 성소 문제나 교리 문제 등을 학교(유아 아동 청소년) 교육과 별개로 다루던 관성을 재고하고 가톨릭 교계 운영 전반의 구조조정을 모색하여야 할 것
- 가톨릭계 교육 연계망 구축: 가톨릭 교육 체제의 근원적인 재구축을 위해서는 각 교구와 교육에 관련된 수도회 등의 연대와 연계가 긴요. 학교 단위의 독자성을 허용하면서도 가톨릭 교육의 보편성과 가톨릭 교육 체제의 포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체제를 연합하여 구축하여야 할 것. 이러한 연합과 연대의 과정에서는 ‘단기적 과제’에서 이미 제안한 교육과정 구안이나 학교급별 연계 방안 등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할 것
- 가톨릭 교육 재단 구축: 가톨릭계 안에 있는 다양한 교육 주체들을 연계하고 가톨릭 교육의 보편성을 구현시킬 수 있는 연합 기구. 한국 가톨릭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교육 수요를 완전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기구로 정립. 모든 가톨릭 교우가 가톨릭의 건학 이념에 근거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기회체제를 갖추고 그 체제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주체. 교리교육과 학교 교육을 총괄하는 기구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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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3
가톨릭 학교의 교육 현실
한 명 수 교사
(대구 가톨릭 대학교 사범 대학 부속 무학 중학교)
1. 들어가기
2.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현실 가. 사회의 변화 나. 교육관의 변화
3. 가톨릭 학교의 교육 현실 가. 사회-국가적 변화 안에서 1) 평준화 정책과 개정 사립학교법 2)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3) 교육정책의 획일성 4) 정부의 보조금과 통제 5) 종교교육에 관한 국가의 통제 6) 교육과정
나. 우리가 지닌 변화 안에서 1) 교육적 투자와 학교 - 법인(교회)의 협력 2) 정체성 문제 3) 교사의 소명의식 부족과 갈등 4) 교사의 자질 문제 5) 교목과 학교 행정 사이
4. 나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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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기
지난 200년의 우리 근현대사를 돌이켜보면 가톨릭교회가 우리나라의 현대화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고, 다양한 현실적 도전을 받으면서도 그에 걸맞은 응전을 통해 가톨릭교회는 우리나라가 현대화를 이루는 하나의 희망을 제시해왔다. 특히 지난 1945년 국가의 현대화 과정 속에서 발견되는 가톨릭교회의 선구적 역할은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없는 엄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가톨릭학교에서 행하여온 교육적 성과는 국민의식의 증진과 함께 급격한 사회 변동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는 정신적․영성적인 문제 해결의 중요한 기관으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국가 근대화의 기치 아래, 국민의 정신적 문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교육을 국가에서 깊이 관여하게 되었고, 가톨릭학교도 그 영향 아래 놓이게 되었다. 1946년 새로운 학제의 시행, 1955년 각급 학교의 교과교육과정 제정, 1960년 제3공화국의 출발과 함께 문교정책에 있어 개혁과 격동, 쇄신과 발전 및 시행착오를 거듭하였다. 1968년 국민교육헌장이 공포되고, 1969년에는 중학교 무시험 진학제의 실시, 1973년 고교 평준화 정책이 추진되었다. 1980년대에는 두 차례의 교육과정 개정(1981년, 1987년)이 있었고,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1995년에 교육과정 및 교육제도의 광범위한 변혁을 담은 5․31 교육개혁안이 발표되어 교육혁신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현재는 제7차 교육과정 속에 살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가톨릭학교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맞서 학교 설립 목적에 맞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 교회에서는 1986년 12월 6일 ‘가톨릭교육재단협의회’를 설립하여 가톨릭교육에 관한 정보 교환과 교육발전에 기여해 오고 있다. 가톨릭교육재단협의회는 그 동안 주로 연수, 교과서 편찬, 가톨릭 교육정책 마련, 대정부 활동 등을 펼쳐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실은 우리에게 전인적 성장의 기쁨을 나누는 곳이 아니라 부담과 고통을 체험하는 현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극단적인 경쟁 논리 속에서 학교교육이 불신을 받고, 학생이 누려야 할 배움의 기쁨은 사라지고, 교사의 권위는 실추되었습니다. 자녀교육의 일차적 책임자인 부모들은 무엇이 진정한 교육인지 혼란스러워 하면서, 올바른 가치관과 신앙에 기초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행 학교교육의 법과 제도는 우리교육의 정신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부터 시행 중인 ‘개정 사학법’은 사립학교가 지닌 건학 이념의 독자성과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제2차 교육 주간 담화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스승이십니다」 중에서). 이 문제는 가톨릭학교만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우리 가톨릭학교는 어떻게 우리의 교육정신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가톨릭학교는 한국교육의 희망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본고는 이런 고민의 한 영역인 가톨릭학교가 직면한 교육 현실, 즉 가톨릭학교가 받고 있는 도전 상황들에 관하여 살펴볼 것이다. 본고에서 말하는 가톨릭학교는 가톨릭계 중등하교를 지칭하며, 그 전개도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그 중심 내용을 이룬다. 우선 우리나라 학교교육이 일반적으로 처해 있는 상황들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그 다음 우리 가톨릭학교가 처한 현실들을 살펴볼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 도전 상황들에 대한 해결책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본고의 목적에서 한 걸음 뒤에 서 있음을 밝혀둔다.
-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현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학력주의적 사고에 얽매여 전인교육과 인간교육이라는 학교교육의 본래 기능에 상처를 입히고 있고, 학교의 고유한 기능인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나 대학교 진학만이 최고의 목적이 되어버린 현상이다. 교육의 본래 의미가 ‘학력’의 그늘에 갇혀 ‘교육=학력=고수익=행복’으로 이어지는 왜곡된 교육관을 형성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남을 딛고 올라서지 않으면 나는 실패한 인생이라는 무의식증상을 낳고 우정이나 공동체 의식, 이웃 사랑과 같은 고귀한 가치들이 마멸되어 매우 건조한 인간성이 형성되고 있다. 이는 분명 비교육적인 현상이고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인 것이다. 이에는 단순히 교육현장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사회적인 문제들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다.
가. 사회의 변화
우리 사회는 한마디로 ‘큰 변화’를 ‘빠른 속도’로 겪어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더욱이 정치권력과 문화적 정당성의 전지구적 재분배, 서방권력의 탈영역화와 탈중심화, 생산력의 변화 등이 반영된 ‘포스터모던 사상’이 사회와 국가 전역에 스며들면서 교육자들은 교육에 관한 현대적 비판 앞에서 곤혹감을 느끼며, 실제 교육현장에서도 교사들은 상대주의적인 사고와 가치관으로 옮겨가는 학생들을 대하면서 무력화된 자신의 교육적 권위를 확인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지식-정보화 사회 안에서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지식-정보의 연결 수준이 교사가 학생들보다 절대 우위에 있다고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들의 변화는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교육의 틀보다 더 크고 넓은 틀을 요구하게 되었다. 그 결과 사회와 학교와 가정에서의 교육은 이런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역추월을 당하고, 포스터모더니즘이 교육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위기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거기에다가 가정의 교육적 기능은 현저하게 약화되어 우리 사회의 기초교육 부실의 상황은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한 아이의 인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학교생활에서도 현저하게 드러나게 되며, 좋은 교육의 결실을 기대하기가 사실 힘들게 되었다. 이런 변화들은 가치관과 의식에도 많은 변화들을 불러왔다. 물질만능적 풍조는 교육적 목적을 이루는 과정이나 정의적이고 철학적인 가치에 비중을 두지 않는 흐름들은 교사들로 하여금 교육적 권위를 부(富)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불러왔다. 또한 N세대로 지칭되는 현대 아이들은 현실세계와 다른 가상공간을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하는 가운데 현실과 가상공간을 동일시하는 학생들의 변화들은 학교교육의 획일성에 전체적인 검토와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종교 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들이 생기고 있다. 지식-정보의 범람으로 진리에 대하여 믿으려는 자세보다는 따지고, 묻고, 변증하고, 세상의 정보로 자신을 합리화하고 보호하려는 경향과 가톨릭의 진리도 수많은 정보 중의 하나로 취급하는 시각들이 팽배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전통적인 종교의식들과 멀티미디어의 충돌로 인하여 멀티미디어가 사람들의 궁극적인 가치를 반영하는 세계관을 찾아내는 새로운 장소가 되고 있다.
나. 교육관의 변화
교육은 고유한 사명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학력이 중시되는 사회적 환경은 학생들로 하여금 높은 학력을 위해서 인간이 지녀야 할 고귀하고 아름다운 가치들을 형성하는 일을 유보하도록 종용하고 있고,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학력 경쟁의 중심에 서서 높은 학력의 소유가 곧 인생의 모든 가치 기준인 것처럼 그들의 가치관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흐름에 맞춰 학교도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발견하고 현실화 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능력을 차별화 하여 사회에서 얻게 되는 여러 기회들의 획득과 지위를 배분하는 역할에 더 치중하고 있다.
학력을 위한 교육은 입시 중심의 학교교육으로 변모되었다.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대학 입시의 덫에서 허덕이고 있다. 우리 사회는 학력주의 이념이 강하게 작용하는 사회로서 학력에 의한 사회적 선별과 배치가 이루어지고 있고 학력에 따라 차별적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학력 획득 문제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것은 배제되는 현실이다. ‘입시경쟁주의’, ‘입시획일주의’, ‘입시체면주의’, ‘입시지상주의’라는 왜곡된 현실에 도달하게 되었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지닌 교육에 관한 의식은 대학에 진학하고 성공하고 출세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교육관’으로 전락하고 있고, 교육 현장에서도 지식 중심의 비전인교육의 현실은 학교를 ‘학원’으로, 교사는 ‘입시기술자’로, 학생은 ‘점수제조기’로 전락한 현실이다.
우리 사회와 학교가 학력 중심, 입시 중심적 교육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중심을 이룰 뿐 상대적으로 교과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우수학생들은 차별을 받고 있다.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일류대학에 보냄으로써 학교의 위상을 드높이고자 온갖 배려를 하면서도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 대한 문제 해결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들도 많다. 상대적으로 교과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우수한 학생들을 위하여 희생을 하여야 하고, 그런 인식의 확대는 성적 중심의 인간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고등학생은 수면시간을 제외하고는 학교, 학원, 과외, 독서실 등에서 교과 공부에 매달린다고 할 만큼 자신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 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그러므로 진학과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 문제에 대해서도 주체적인 사고력을 기르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에 대한 왜곡된 관념으로 사람의 질을 그가 지닌 직업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므로 그들이 좋아하는 직업군의 사람들은 모두 훌륭한 인성의 소유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으로 이원화된 사고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그들이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직업군은 제한되어 있고, 이를 쟁취하기 위한 학력 경쟁은 그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결과를 낳고 있다.
- 가톨릭 학교의 교육 현실
위에서 언급한 우리나라 사회의 변화와 학교교육의 현실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 가톨릭학교의 현실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가톨릭학교는 일반 학교들보다 더 힘겨운 교육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가. 사회-국가적 변화 안에서
1) 평준화 정책과 개정 사립학교법
평준화 정책과 개정 사립학교법은 사학의 자율성보다는 공공성을 강조하는 결과를 불러 왔고, 가톨릭학교의 자주성과 특수성을 실현시키기 위한 자율적 운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학교법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가톨릭학교의 건학이념에 부합되는 학생들을 자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선발된 학생들에게조차도 건학이념이 반영된 가톨릭학교 고유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사립학교 정체성의 가장 중요한 기초는 건학이념에 있고, 이는 ‘학생의 학교선택권’,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과 학생선발권’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국가의 평준화 정책은 이러한 권리들을 근본적으로 행사할 수 없도록 만들고 말았다. 학교교육의 현장은 정교분리의 원칙이 강조되어왔고, 종교 행사와 가톨릭교육까지 통제를 받는 입장이 되었다. 교직원 채용의 제한, 등록금의 획일화, 규제와 통제 중심의 교육정책, 교육 내용 선정의 통제, 학생 선발 방식의 규제 등 가톨릭학교는 대부분의 사립학교가 그렇듯이 자율성에 많은 침해를 받게 되었고, 그 결과 가톨릭학교로서의 독자성과 특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많은 가톨릭학교들은 타율적이고 의존적 성향을 지니게 되었고, 그 결과 학교에 대한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자율적인 운영 의지와 능력들을 잃어가고 있다. 학생들의 개성을 고려한 전인교육, 사회, 정의, 평등, 도덕성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적 노력의 부족, 교육공동체 형성의 어려움, 가톨릭 교육목적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 부족, 생명과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가톨릭학교의 실천 부족 등의 문제점들이 나타났다.
한 마디로 정부는 ‘사학을 사학답게’ 육성하고 진흥하려는 것이 아니라 규제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어 창의적이고 다양성을 키워 줄 수 있는 교육 수행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2)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우리 사회에서 학력만큼은 지위 획득을 위한 ‘합법적인 사다리’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고학력사회’라는 단어가 보여주듯이 우리나라는 교육 경쟁이 치열하며, 경쟁 사회에 대한 믿음은 학교와 교육에 뿌리박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학력 중심, 입시 중심의 교육현실은 가톨릭교육에 있어 큰 도전이다. 국가의 잘못된 교육 정책에 때문에 가톨릭학교가 지닌 엄청난 교육적 가치를 제대로 실현시키지도 못하고 드러내 보일 수도 없다. 잘못된 교육관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 교육체제하에서는 입시를 중시하지 않을 수도 없고 지식 위주의 교육을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대학입시는 현실적인 문제이고, 가톨릭학교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할 경우에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 학교는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하느냐에 따라 그 학교의 교육적 역량을 평가받고, 교사들도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의 진학 실적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는다. 이는 가톨릭학교의 교육 이념이 나빠서가 아니라 학부모들은 입시 중심의 교육에 우선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는 가톨릭학교라고 해서 그 변화의 틀 밖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교육풍토가 출세주의, 권위주의, 집단주의 그리고 각종 부조리에 휩싸여 있는 경우 가톨릭학교의 교육목적인 전인적 인간형성이나 총체적 인간형성을 추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된다.
입시라는 명목으로 벌어지는 많은 비교육적인 요소들 - 학생의 입장에서는 시험에 대한 부담, 성적 위주의 학교운영을 들 수 있고, 교사의 입장에서는 근무 조건의 악화, 교사의 자율성 침해, 입시 기술자로의 전락, 입시 부조리 등 - 이 학교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갔고, 학부모의 경우에는 과다한 사교육비 비출, 정신적, 심리적 부담감 등이 있다.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을 비롯해서 교사, 학부모들이 가톨릭 교육의 참모습인 전인적 인간으로 나아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너무 많다.
3) 교육정책의 획일성
국가교육과정제도와 국정 및 검인정교과서제도는 건국이후부터 유지되어온 정책으로써 우리 교육의 획일성을 갖게 되는 원인중의 하나이다. 이런 제도가 지닌 획일성은 대학입시에 매달리는 학부모들의 그릇된 교육열, 사회 풍토, 그리고 학력 위주의 사회 구조는 학교교육의 획일성을 더욱 강화하였으며, 가톨릭학교도 국가의 교육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는 그 획일성의 울타리 안에 놓여 있다.
가톨릭학교는 모두 사학이다. 개념적으로는 학교성과 교회성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런 양면적 성격은 공교육기관으로서의 국가에 의해 관리되는 측면과 가톨릭적 교육 이념에 기초하여 그 실현을 의도하는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성격은 현실적으로 국가의 제도적 규정 속에서 기능함으로써 일차적으로 국가의 조치에 크게 좌우된다. 중학교 평준화(1969), 고등학교 평준화(1973), 사립학교 정관 개정(1975, 1981, 2006), 내신 성적 제도화(1981) 및 최근 제6,7차 교육과정의 변경에서 볼 수 있는 종교 교과의 ‘선택’ 제도는 건학 이념에 다른 교육을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결과를 불러왔다. 특히 학교 현장의 현실적인 문제는 남겨둔 채 제7차 교육과정의 수준별 학습이니 학습교과의 폭넓은 선택과 같은 이상주의적 단순 명령체제는 오히려 학교 수업의 혼선만을 초래하고 있고, 학교 현장의 이러한 혼선들은 교사들로 하여금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주5일근무제와 관련한 토요휴업일, 기존의 방과후 활동들을 재정비한 방과후 학교 형태의 교육정책들 속에서 일선교사들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즉 학교의 사정과 현실적 여건, 지역 간의 편차 등을 고려하지 않은 밀어붙이기식의 정책들은 교사들의 업무만 가중시킬 뿐 좋은 교육적 의도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이런 영향으로 학생들에게는 대학입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즉 성적 산출을 하지 않는 과목이나 과정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다.
4) 정부의 보조금과 통제
평준화 정책으로 겪게 되는 다른 하나의 어려움은 재정 문제이다. 재정 자립의 문제는 건학 이념을 구현하는 교육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국가에서는 급증하는 교육인구를 수용하기 위하여 설립 목적이 분명하지 못한 학교를 인가하여 사립학교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공립학교와 같은 수준의 감독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사립학교의 특수성과 다양성을 갖지 못한 ‘준공립화, 준공영화’로 전락하게 된 사회적 흐름에 가톨릭학교도 사립학교라는 틀 안에서 그 정체성마저 흔들리게 된 것이다. 재정 문제와 함께 가톨릭학교에 관한 왜곡된 생각이나 의의 제기, 즉 가톨릭학교가 국가의 통제에 순응하여 중립적이고 객관적 종교교육을 지향하지 않을 경우, 국가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인식들은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또 하나의 현실이기도 하다. 국가가 종교교사의 봉급을 포함하여 막대한 보조금을 제공한다면, 이것은 국가가 특정 종교를 후원하고 그 종교의 포교를 돕는 것이 되고,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천명한 헌법에 위배되는 상황이 아니냐는 의의 제기는 일반 사회 안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논란이 표면화되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를 경우 ‘국가의 의지와 관계없이’ 종교계 사립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을 급작스럽게 감축 혹은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진행되었을 때, 가톨릭학교의 존립 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5) 종교교육에 관한 국가의 통제
사립 중등학교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이 개시된 1970년대 이후 종립 중등학교의 종교교육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통제는 주로 입시제도, 사립학교법, 교육당국의 행정조치 등의 형태로 나타났다. 물론 1992년부터 종교교사 자격증제도가 도입되어 종교교사의 합법적 신분이 보장되는 길이 열리고 종교 과목이 선택과목 중 하나로 정규 교과과정 내로 편입된 것 등은 종교계 사립학교의 특성과 자율성을 고려한 조치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교육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가는 교육과정 밖으로 밀려나 있던 종교교육을 합법화·제도화하는 대신 종교과목 담당교사의 양성 및 자격증 부여, 종교과목 교재의 내용 및 선정에 개입하고 이 과정을 감독하는, 종교교육에 대한 새로운 통제방식을 만들어냈다. 교회에서는 이 틀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종교교육에 힘쓰고는 있지만, 그 목적과 방향성의 혼란, 체계적인 교육과정의 보완의 필요성, 교육 자료의 부족, 교사의 전문적 능력의 미흡, 교사부족, 교사의 상실감, 예산 문제 등 총체적인 어려움들이 놓여 있다.
6) 교육과정
제7차 교육과정은 가톨릭학교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에 혼란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다. 정부의 교육관련부서에서 종교교육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본다.
주지하다시피 제7차 교육과정은 ‘학습자의 자율성’을 중요시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또 다른 주체인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는가에 관해서는 회의적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볼 때, 고등학교의 경우 종교‘과목을 복수선택과목으로 규정한 점, 중학교의 경우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이 신설되었는데 여기에는 종교과목이 제외되어 있고, 사실상 중학교 교육에서는 종교교육이 배제된 셈이다. 종교 과목을 개설할 경우 복수 과목을 개설하라는 지침도 학생의 학교선택권이 제한 된 상황에서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미명일 뿐 가톨릭적 교육철학이 분명한 학교교육을 수행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학교의 교과목을 학습자 중심의 선택과목으로 전환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학교의 정체성 위기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톨릭학교의 자율적 학생선발권은 반드시 관철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우리 내부에도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 관련 교과목이 학습자 중심의 창조적으로 연구하고 개발된 과목으로 운영되어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비록 선택으로 전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종교 과목은 많은 학생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가톨릭학교의 종교 교과의 존폐를 걱정하는 너머에는 지금까지 종교 과목이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없을 만큼 외면당하였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 스스로의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 우리가 지닌 변화 안에서
1) 교육적 투자와 학교-법인(교회)의 협력
선교와 교육은 동반자적 관계를 지닌 활동이다. 교회의 선교 사명은 이 세상 끝날까지 지속되어야 할 중요한 일이고, 그에 따른 교육적 활동은 필수적이다. 선교라는 측면에서 볼 때, 숫자적으로 가시화 된 결과는 더욱 힘찬 걸음을 계속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학교 선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숫자적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즉 똑같은 지원을 하여 단기간에 걸쳐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성과를 두고 본다면 교구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학교 선교는 먼 미래를 보고 실천하는 교육이기에 시각적으로 당장의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선교와 교육의 동반자적 관계를 인식하면서도 가톨릭학교에 대한 현실적인 투자는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가톨릭학교는 자생적이거나 임의적 산물이 아니라 신앙공동체인 교회에 의하여 만들어지고 유지되었으며, 그 의미를 부여받은 공동체였다. 교회는 처음부터 학교의 모체요, 지지자, 옹호자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교회는 학교교육의 극대화를 이루어가도록 물질적으로나 제도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가톨릭학교는 교회의 교육적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자산으로써 선교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가톨릭 세계관의 구현과 인재 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아주 소중하다. 그러므로 학교법인에서는 가톨릭학교의 이념적이고 행정적인 모체요 후원자이며 상호협력자로서 가톨릭학교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가진다. 그러므로 학교에 대한 권리를 행하면서도 재정과 관련하여 교육적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학교구성원들이 왜곡된 저항심을 갖게 된다. 실제적으로 교사들의 봉급이나 학교 운영과 관련 대부분의 재정은 정부보조금으로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공립학교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교사 처우 문제를 두고 공립학교와 차이가 없고 오히려 가톨릭학교의 특수성만을 고집하는 의무감(?)만 가중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들이 내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인의 결정들은 학교 현장에 대한 귀찮은 간섭과 규제(?)로 인식하는 흐름이 생겨나게 된다.
이런 흐름들은 소위 자신에게 직접 ‘돈이 되는 일’에는 관심을 갖고 움직이면서도 학교의 무보수적 선교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혹은 가톨릭학교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하여 주어진 자신의 수업 시간이외의 일에 종사했을 때 주어지는 현실적 이득이 없기 때문에 적당하게 눈치만 보면서 크게 흠집만 나지 않도록 살아가는 부류들이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면, 정규수업 외에 실시하는 특기적성 수업이나 방과 후 활동에 대해서는 지도비가 부여되기 때문에 배분에 있어 아주 민감하게 반응을 하면서도 지도비가 주어지지 않는 종교 활동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핑계를 대는 일에 민감해지는 현상이다. 많은 활동 안에서 경제적 이득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인식들이 확산되고 있음은 부정할 수없는 사실이다. 하나의 가정이지만 만약에 가톨릭학교의 이념을 구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헌신하는 사람에게 법인의 규정한 지도비를 대폭적으로 준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2) 정체성 문제
가톨릭학교의 교사는 가톨릭정신으로 가르치지 않는다면 일반 학교와 별반 다를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가톨릭학교가 지니고 있는 학교성과 교회성, 공공성과 자율성이라는 두 영역을 함께 아울러야 하는 현재의 가톨릭학교는 분명 정체성 문제에 봉착해 있다.
과거 한국 가톨릭교회는 복음화를 위하여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교를 세웠고, 그 학교들이 한국 교육의 근대화를 위한 기초에 크게 이바지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늘의 시대에 그 정체성을 확인함으로써 가톨릭학교의 모습을 바로 세우고 진정한 교육의 길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가톨릭학교는 구성원들이 지닌 이원론적인 세계관, 즉 대학입시교육으로 변질된 학문의 수월성에 관해서는 지대한 관심을 기울인 반면에 정신적이고 영성적인 수월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가톨릭학교의 궁극적인 관심들을 점차 소외시키는 오류를 범하였다. 대학입시를 위하여 전력 질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사를 임용할 때 신앙심이 투철하지만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가르치는 기술이 떨어지는 교사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신앙은 없지만 명문대학 출신의 가르치는 기술이 뛰어난 사람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그리고 학교 구성원들의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은 가톨릭학교의 정체성 문제에 또 하나의 문제가 된다.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은 공동체 구성원들을 결속 시키는 연결고리를 약화시킨다. 개인주의는 구성원 개인들로 하여금 자기에게 유익하고 관심 있는 것들은 선택하게 하고 가톨릭 공동체적인 가치들에 대해서는 힘 있게 가르치지 않고 침묵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취하게 만들었다. 하나의 예이지만, 교원단체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의 비가톨릭적 단체 행동들이나 그러한 흐름들에 편승하여 학교 안에서 결집 세력을 형성하여 자신의 권익을 내세우는 일련의 행동들에 대해서 사랑으로 감싼다는 이유로 신앙심이 없는 현실도피적 침묵(?)으로 일관하는 교사들, 여러 가지 이유로 가톨릭 중학교가 준공립화 되어가고, 마침내는 공립학교가 될 것이라는 한심한 불투명성(?) 앞에서 오히려 공립화를 반기는 학교구성원들이 가톨릭학교에 있다는 것은 분명 정체성 문제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이다.
실제로 가톨릭학교는 학교 경영에 있어서 교회와의 유기적 관계에 있다. 교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인간상은 바로 학교교육이 목적하는 인간상과 일치한다. 따라서 교회사업과 교육사업을 동일하게 보고 있지만, 학교의 구성원들 중에는 교회사업과 학교사업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흐름이 있다. 이 흐름은 학교 안에서의 가톨릭적 흐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가톨릭학교는 단위 학교의 경영자체는 자율적이어야 하지만 교회의 보호와 도움이 없이는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다. 학교와 교회에는 긴밀한 협조 관계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구성원들의 의식은 ‘교회 따로, 학교 따로’식의 경향이 강하고, 점점 준공립화 되어가는 학교의 현실에 대하여 가톨릭적 시각들이 점점 둔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체성 문제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상황은 다종교적 사회 상황과 물질중심적인 사고의 확산이다. 우리 사회가 산업화, 근대화의 바탕인 자연과학 정신과 각 종교들이 갖는 고유한 신념 체계들이 함께 공존하는 다원가치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다원절대가치를 가져오고, 다원 가치를 수용하는 개인의 내면생활이나 성격들이 굳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종교의 다원적인 상황들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톨릭학교라고 하더라도 그 구성원들은 다양한 종교를 가진 학생들과 교사들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학교 설립의 목적에 따라 행해지는, 다양한 종교 활동들은 학교의 형편에 따라 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물질적 풍요는 인간의 정체성에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되었다. 물질적 풍요는 상업주의에 바탕 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배금주의, 물질만능주의가 사회전반에 만연하고, 생명경시 풍조와 인간 소외 등 정신적 빈곤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러한 물질시대의 문제에 대처해야 할 학교교육은 오히려 입시위주 지식위주와 경쟁위주 등 붕괴의 양상을 보이기까지 한다.
3) 교사의 소명의식 부족과 갈등
가톨릭학교에 종사하는 교원들에 대한 교회의 정책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교원의 사기진작을 이야기하면 우수교원 확보와 양성이라는 교직유인체제에 초점을 두고 교원의 보수를 높여주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면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반드시 보수를 높인다고 해서 우수교사가 확보되고 교사의 질과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고만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하느님에게 선택되고 구원의 은혜를 받은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가톨릭학교의 교사가 되기 위한 기본은 충실한 그리스도인일 것은 물론이고, 그것에 하나 더 학생들의 영혼을 위하여 봉사하도록 부르심 받았다는 소명 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교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소명 의식에 상처를 입히는 다양한 갈등 구조가 있다. 그 중에서도 교사간의 갈등과 교사와 관리자 간의 갈등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교사간의 갈등에는 비신앙인과 신앙인 간의 갈등, 가톨릭신앙인과 타종교인간의 갈등, 신앙인과 신앙인 간의 갈등 등이 대표적이고, 업무나 행정상의 문제로 일어나는 교사와 관리자 간의 갈등 속에서도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일부 교사들이 보여주는 자기 안위를 위한 ‘관리자 앞 줄서기’ 형태들은 교사공동체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신심도 없이 학교에 임용된 후, 관리자와 법인을 투쟁과 쟁취의 대상으로 삼는 비공동체적 모습을 보여주다가 나이가 들어 자기 안위와 출세(?)를 위하여 신앙도 없이 형식적인 회심이나 개종을 하고 ‘사랑 없는 복종자’로 변신하려는 일부교사들이 목소리를 높여갈 때, 그들이 관리자가 된 경우 부정적인 권위를 남용하고, 준 냉담 상태에 빠지면서 보여주는 그들의 부정적 야심(?)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 모든 것을 참으려 하는 신자교사들의 상실감 등은 참으로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신자로서 묵묵히 살아온 성실한 교사들이 그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과 상처들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문제는 학교 조직 안에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여건과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과 그 노력 또한 미미하다는 것이다. 학교 안에서 이러한 갈등은 종종 개인주의, 분파주의, 불신, 적대적인 분위기로 나타남으로써 교사들의 사기 저하 및 무기력감으로 이어지고 학교공동체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4) 교사의 자질 문제
일반적으로 교육에 있어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라는 말로 교사의 중요성이 충분히 전달된다. 일반교육에 있어서도 이러할진대 가톨릭학교의 교육 또한 이러한 기본 명제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예부터 가톨릭교육을 구현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 가톨릭의 교육적 이상을 현실적으로 구체화하여 교육현장에서 교육할 수 있는 교사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교사 충원의 중요한 문제는 과거에도 그랬고 오늘날에도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톨릭학교에서 모든 교직원들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는 것에 따른 문제와 설사 가톨릭 신자라고 할지라도 신앙에 대한 확신이 없고, 가톨릭교육에 대하여 비난적이며 비협조적인 교사들의 학교 내 입지를 확장하면서 가톨릭교육의 보편성에 제동을 거는 분위기가 있다.
임용될 때 가톨릭학교의 정신에 맞게 헌신하겠다고 굳게 약속을 하고서는 임용이 되고 나면 신앙생활은 고사하고 오히려 학교공동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모습들을 보이는 교사들이 존재하고 있고, 나아가 더 이상 신앙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교사들이 가톨릭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와 같이 가톨릭학교의 특성을 추구할 여지가 제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는 가톨릭교육 내용을 명시적으로 가르치는 교육활동에 잠재적 교육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정적인 언행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갈등을 일으키게 하고, 나아가서는 가톨릭 활동에 대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학생에게 가장 영향을 끼치는 교사의 신앙수준은 곧 가톨릭교육 실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모범적인 신앙이 곧 가톨릭교육의 실천을 가능케 한다.
‘세례’와 ‘성숙한 신앙인’이 등식관계에 있지 않은 것처럼 국가가 인정한 교사자격증을 지닌 가톨릭신자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자질의 가톨릭교사임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가톨릭학교의 경우 교사의 품성과 자질이 일반 공립학교에 비해 훨씬 중요하다는 점에서 보면, 현재 우리의 교사임용 형태나 기존교사들에 대한 재교육 등이 미비하다. 현실적으로 공립학교 임용고시와 가톨릭학교 임용 전형에 동시에 합격한 사람 중에 가톨릭학교를 선택하기보다는 공립학교를 선택하는 경향이 우세하고, 그나마 기간제 교사로 가톨릭 학교에 임용된 교사들도 기회만 된다면 가톨릭학교에서 헌신하기보다는 임용고시를 통하여 공립학교로 가고자 하는 사람이 많고, 기간제 교사들도 임용고시에 불합격한 능력 없는 사람(?)이라는 왜곡된 시선이 존재하고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건실한 신심과 유능한 교육자적 자질을 갖춘 교사들을 초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돈벌이’의 일환으로 교직을 찾는 사람과 소명 의식을 지니고 교직을 찾는 사람이 학교교육에 가져올 영향에는 큰 차이가 있으리라는 것이 명백하고, 그것을 완전히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 교원 충원을 위한 가톨릭다운 장치와 제도를 심각하게 탐구해야 할 것이다.
기존교사들의 재교육문제에 있어 기존교사들의 관심도나 능동성은 아주 미약한 실정이다. 학교 업무나 개인의 관심 영역에 관한 직무연수나 교육에 대한 능동적 자세와는 달리 학교법인 차원의 교사교육에 관해서는 극단적 피동성을 보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톨릭학교의 소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개인의 현실적 이익만을 챙겨도 교직을 떠나게 되는 일이 없고, 사립학교이기에 공립학교처럼 직무연수나 교육의 이수가 개인의 인사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그저 직장을 잃지 않으려면 좀 마음에 내키지 않더라도’ 라는 식의 참여도는 교사공동체 전체의 분위기를 역행하는 결과를 부르고 있다. 가톨릭 신앙을 가진 가톨릭교사들을 별도로 양성하는 대학의 과정이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교사재교육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될 필요가 있다. 사실 교회에서는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지만, 그 교육의 양과 질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5) 교목과 학교 행정 사이
학교 안에서 교목실의 위치와 역할은 가톨릭학교 교육 수행에 중대한 결정력을 지니고 있다. 교목실의 위치와 역할이 미비하면 가톨릭교육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고 반대로 과대하게 비대하면 학교 교육 자체에 관한 왜곡된 시각을 불러 올 수도 있다. 일부학교에서는 교목이 일반교사 수준에서 수행하는 경우도 있고, 윤리 혹은 인성교육 등의 부장역을 맡으면서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교목으로 파견되는 사제나 수도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교목인가 아니면 일반교사인가?’라고 생각될 만큼, 교목 고유의 역할보다는 학교의 업무 수행에 더 많은 역할과 시간을 내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들을 향한 교목활동이 많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가톨릭학교의 정체성 문제를 두고 이야기할 때, 교회정신이 강한 교사나 그렇지 않은 교사나 학교 교목에게 거는 희망은 사실 크다. 특히 학교 관리의 책임을 지고 있는 교장과 교감에 대한 미더움이 적을수록 교목실로부터 어떤 해결의 방책을 찾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교목실도 한계가 있다. 학교 관리자가 학교 전체를 봐야하듯이 교목도 학교 전체를 봐야 한다. 그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 갈등의 여지는 언제나 존재한다. 그 갈등의 폭을 최소화하고 시선의 도착점이 같은 곳이라면,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공통점을 찾으려고 서로 노력한다면 학교정체성을 되찾고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더 한층 성과가 있지 않을까?
교사의 임용권과 행정가의 임명과 해제권이 학교법인에 있지만, 임용과 임명의 어려움보다는 해제의 어려움이 더 큰 것이 현실이다. 교회(법인)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권을 교사들에게 위임하고 학교 행정은 관리자들에게 위임을 하지만, 교회(법인)에서 바라는 수준의 활동이 없거나 기대치 이하의 역량을 보일 때, 그것을 쉽게 해제하지를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의 설립 이념 구현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할 시간적, 정신적, 영적 노력들이 허비되고 있다.
- 나오기
우리나라 가톨릭교회의 역사는 끊임없는 박해를 견뎌온 역사요, 신앙을 순교로 지켜온 역사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그 시대의 박해만큼은 아니지만 어려움이 있고, 그 시대의 순교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실천적 노력들, 시대에 주어진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쇄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것은 분명 우리에게 ‘희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희망을 이루느냐 이루지 못하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가톨릭학교의 위기는 한 때 우리나라 근현대를 이끌었던 선조들의 영광과 유산을 물려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국가 차원의 학교교육, 즉 소위 말하는 공교육 앞에서 우리의 모습을 찾아가야 하는 정체성의 위기를 말한다. 공교육의 위세 앞에서 가톨릭적인 것을 포기할 수없는 갈등과 그러면서도 공교육적인 요소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역설적인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과 역설의 자리에서 가톨릭 학교교육에 영항을 미치는 환경으로서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은 크게 학교 운영, 교육과정, 수업, 교원, 학생 활동과 학교 문화, 정보화, 교육 지원과 법제 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나가야 하는 것일까? 그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주체는 바로 학교구성원들이고 그 중에서도 학교교목, 행정가, 교직원들이다.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교직원이다. 일반적으로 사립학교의 교육적 독자성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 교육체제와 입시 또는 시험을 겨냥한 교과학습을 교육의 유일한 모습으로 인식하는 현실적 교육관을 두고 가톨릭교육의 걸림돌로 지적하곤 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현실만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톨릭학교의 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들을 찾을 수는 있다. 물론 그것이 힘든 일이지만, 학교구성원 모두의 일치된 모습으로 헤쳐나간다면 지금의 상황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본다.
MeMo |
발표 4
PESS와 함께 하는 대건인성교육
아름다운 삶을 준비하는 청소년
있는 그대로, 기쁘게 살아가는 존재자
신 현 태 교사
(논산 대건 고등학교)
PESS란 무엇인가? |
PESS 프로그램이란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한 요소인 신체적(Physical), 정서적(Emotional), 영적(Spiritual), 그리고 지적/사회봉사적(Study/Service)인 면들의 균형적인 자기계발을 통하여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전인교육 프로그램이다.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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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al Dimension (신체적인 측면) 적절한 영양, 운동, 휴식, 스트레스 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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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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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al Dimension(정서적인 측면) 감정조절, 중요한 사람들과 지속적 인간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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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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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ual Dimension(영성적인 측면) 명상, 기도, 성서묵상, 자연과의 교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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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Service Dimension(지적/ 봉사적인 측면) 학습계획 및 독서, 글쓰기/봉사활동 등 |
PESS 프로그램의 목적 |
- 청소년들이 전인적인 균형성장을 통해 하느님의 뜻에 맞는 영성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도록 이끌어주며, 책임감을 갖도록 도와준다.
- 부모와 자녀들이 프로그램을 매개체로 상호간의 공감대를 찾아 대화를 함으로써 인격적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EQ, SQ, 명상자료 구성 |
자신과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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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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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탐색 SQ, EQ progr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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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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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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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 EQ program. 예절교육, 학생자치회, 동아리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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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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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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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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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과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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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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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책읽기-읽기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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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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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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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 책읽기, 초청공연, 강연, 전통놀이, 성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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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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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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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와 전례, 영성활동 |
PESS 프로그램 운영 방법 |
- PESS 소공동체를 5-6명씩 모둠으로 묶어 구성하고 지도교사를 배치한다.
- PESS Planner를 활용하여 주도적으로 주간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도록 한다.
- 매주 주제는 PESS 홈페이지를 통해 일주일 전에 다운 받아서 모둠원에게 제공한다.
- 제공된 자료는 각자가 해결하고 반드시 부모님과 나눔을 하도록 한다.
- 지도교사는 아이들의 출석 상황과 참여도 등의 정보를 매주 기록한다.
- 지도교사는 한두 달에 한번씩 모둠원들의 부모들과 만남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협조관계를 유지한다.
- 한 학기에 한 번 PESS 소공동체 활동에 대한 우수사례 발표와 시상을 하고 Planner 전시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기회를 가진다.
- 한 해에 한 번 PESS Festival을 통해서 그 동안의 노력과 수고에 칭찬과 격려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계기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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