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자료실
2021-05-25 09:44
2021-06-08 10:41
857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 미사 인사말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 미사 인사말

2021.5.25. 월. 15:00 명동 대성당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


1200년대 초반을 찬란하게 살다가신 프란치스코 성인께서는 당신이 라틴어가 아니라 이탈리아 움브리아 지방의 말로 노래한 ‘찬미받으소서’ ― ‘Laudato Si’ 라는 말이 800년이 지나 이렇게 인류의 미래와 직결된 키워드로 등장하게 될 줄 상상이나 하셨을까요? 

형제인 태양과 바람과 공기, 누이인 달과 별과 물, 어머니인 대지 등 성인께서는 인간과 피조물이 갈라져 있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인간과 모든 피조물이 형제 자매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그 분 삶 전체로 보여주셨습니다. 

오늘날 세상 곳곳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현실은 형제 자매들을 수탈하고, 멸종의 위험에 빠지게 하고, 그 결과 인류의 생존 기반조차 위협받는 그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Laudato Si 반포 6주년을 맞이하여, 온 세상의 가톨릭 신자들과 함께 7년이란 시간 동안 피조물 보호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각 교구와 단체에서 이러한 7년 여정을 하느님께 봉헌하였습니다. 한국 교회 전체가 일치된 마음으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혹 어떤 분들은, 에너지 소비가 많은 2, 3개 나라가 회개하면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 소비가 큰 분야를 어떻게든 막으면 되지 않을까?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이렇게 막연히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러한 희망섞인 기대에 우리의 미래를 맡기기에는 인류에게 변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모범을 기억하며 피조물과 맺는 건전한 관계가 인간의 온전한 회개의 한 차원”이라는 것을 말씀하시며,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생태적 회개’이고, 개인의 회개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회개’이기도 하다고  강조하십니다(찬미받으소서, 217-219항 참조).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평신도, 수도자, 사제들,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피조물 보호의 활동에 투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7년 동안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에서 서로의 실천을 공유하고 더 효과적인 방법과 방향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가톨릭평화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이 미사에 함께 하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러한 자리를 허락해 주시고 준비해 주신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주임신부님과 신부님, 수녀님께도 감사드리며, 가톨릭 매스미디어를 통해 관련 특집을 준비하시고 홍보하시는 분들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작년 5주년에 이어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한국 천주교 주교단 모든 주교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님, 부의장 조규만 주교님, 그리고 염수정 추기경님,  김희중 대주교님, 멀리 있는 제주도에서부터 가까운 서울에서 오신 주교님들, 각 교구의 장기 사목 계획에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회칙’을 잘 반영하기 위하여 애쓰고 계시는 모든 주교님들께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시작하는 여정이, 울부짖는 지구의 외침에 귀기울이고,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를 회복하며, 우리와 피조물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모든 가톨릭 신자들과, 지구를 살리려는 선의를 가진 모든 분들과 연대하여, 적극적인 행동을 시작하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