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자료실
2021-06-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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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족화해위원회 2021년 심포지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이하 ‘민화위’, 위원장 김주영 주교)는 2021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을 6월 16일(수) 오후 3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 있는 카페 산다미아노에서 열었다.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역할’이었다.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과 공동 주최했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반 청중에게는 현장 참여 없이 가톨릭평화방송 유튜브 채널 생중계와 문자 통역(현장 발언의 실시간 자막 작성, 송출)을 제공했다.

위원장 김주영 주교는 인사말에서 세계 평화의 날을 제정하신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저의 사명은 사람들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는 것, 서로 화해시키는 것, 평화에 관해 자습하게 하는 것입니다.”(제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사랑을 가르치고, 화해시키고, 평화를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민족화해위원회의 본분”이라고 말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도 행사장을 찾아 축사를 했다. 이 주교는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지 않으려는 ‘남남갈등’도 심각한 수준에 와 있는 현실에서 “우리 사회의 모든 계층이 마음을 활짝 열고 화해와 평화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날 심포지엄이 그러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이 되기를 희망했다.

발제를 맡은 박태균 교수(서울대 국제대학원장)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한국과 전 세계에서 가속화된 경제 위기와 공동체 위기의 양상을 분석하고, 개인과 집단의 삶의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사회적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교회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심리적으로 안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한 교회는 남북 관계나 외교에서도 바티칸 교황청의 역할, 백신 나눔을 비롯한 대북 지원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가만히 있으면 평화의 시간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며 “남한 내부 문제와 남북 관계, 북미 관계를 동시에 해결하고, 다른 종교와 연합해서 북한에 선제적 제의를 할 수 있는 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논평과 토론은 변진흥 박사(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장)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박문수 박사(팍스크리스티코리아 연구이사)는 미국-중국 간 대결이 예상되는 국제 정세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교회가 선택할 수 있는 실천의 폭이 좁아 보인다고 진단하면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남북 간 대화 통로가 더 열리지 않더라도 교회가 공공외교 차원에서 민간 교류라도 재개할 수 있도록 보편 교회와 함께 미국과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일에 나서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승현 교수(계명대)는 “동시대인들은 상호 연결되어 있기에, 국경을 봉쇄한 각자도생 방식 방역의 한계가 분명해지고, 한 국가만의 코로나 종식은 있을 수 없다는 것 역시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노력에서도 인류의 상호연결성을 인식하고 성찰할 것을 주문했다.

백장현 박사(한신대 초빙교수)는 한반도 평화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한 핵 문제는 군사적 방법 즉, 무력으로 풀 수 없기 때문에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한다”며 이 대화가 ‘교회의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가톨릭교회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일본 등의 교회와 연대하고 대화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애쓰고 있는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의 활동을 언급했다.

이백만 전 교황청 대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관련해, 가톨릭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자리에 모일 올해 10월의 ‘G20 정상회의’(이탈리아 로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교황 방북이 이뤄진다면 북한의 체제 개방과 전쟁 방지 효과는 분명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북한에서 공식 초청장을 보내야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주재우 교수(경희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구조망을 통해 취약계층 재기의 기회와 여건을 제공한 뒤 이들이 국가와 세계 회복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 모든 과정에서 교회를 비롯한 많은 사회단체의 역할이 관건”이 된다고 진단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 천주교회가 해 온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북 지원과 남북 대화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신중함과 기밀 엄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토론을 마친 뒤, 김주영 주교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은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의 평화가 초석”이 되어야 한다면서, “내가 발 딛고 있는 가정, 공동체, 동네, 직장에서 평화를 이뤄야 우리가 염원하는 민족의 일치와 평화도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김 주교는 발제자와 토론자들,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진행한 주최 기관 관계자들, 생중계를 시청하는 모든 청중에게 강복하며 심포지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