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문헌
2021-10-12 09:09
2021-10-1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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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개막 행사 중 '성찰의 시간' 유흥식 대주교의 증언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개막 행사) ‘성찰의 시간’에 증언 발표를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증언 발표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대략 5분 정도이며, 내용은 대주교님께서 세례성사를 받게 된 상황과 교회 직무, 그리고 대주교님의 체험을 바탕으로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시노드 여정(Cammino sinodale sulla sinodalità)에서 기대하는 바를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 드림


1. 세례성사를 받은 상황과 그 후의 삶이 어떠하였는지요?

저는 가톨릭 신앙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한국 교회의 순교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이름을 가진 가톨릭 교육기관이었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한국 교회의 첫 번째 사제로서 당신의 생명을 타인을 위하여 바치셨습니다. 그분의 증언이 제게 커다란 감동을 주었습니다. 

저는 1966년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때 세례성사를 받았습니다. 16살이었지요. 저의가족 중에 첫 번째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알게 되면서, 다른 이들에게 제 마음을 열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그리스도인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제 앞에 점점 더 거대한 지평이 펼쳐졌습니다. 

이후 서울 대신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가족 중에 저의 결정을 이해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신학교 생활 3년 후에,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해야만 했습니다. 군 복무 환경은 참으로 힘들었지만,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제 증언의 힘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수백 명의 동료가 차츰 세례를 받게 된 것이지요.

2. 교회 직무의 삶은 어떠한지요?

신부로서 그리고 주교로서 저의 사제 생활 42년 동안 저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예수님과 십자가에 당신의 증여의 본보기를 따르려고 늘 힘써 왔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제게 사제직의 충만한 삶이란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 주는 것이며, 봉사에 투신하고, 대화와 친교의 사람이 되는 것임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신부가 되고 주교가 된다는 것은, 다른 이들과 함께 걷고, 그들을 사랑하며, 특별히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사제는 공동체의 ‘아버지’이자 하느님의 나라를 향하여 걸어가는 형제자매들 곁에 있는 ‘한 인간’이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이들과 하나 되는 ‘동반자’입니다. 

3. 대주교님의 체험을 바탕으로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시노드 여정(Cammino sinodale sulla sinodalità)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요?

교회는 무엇보다도 하나의 가정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각자가 서로를 위한 선물이 되는 가정, 곧 남자와 여자, 젊은이와 노인, 사제와 평신도, 남녀 축성생활자들 모두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것이지요. 한 가정 안에서 모든 이가 생명과 복음 선포에 대한 공동 책임과 예수님의 꿈을 함께 실현하기 위해 파견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Essere Chiesa sinodale)란 한 가족으로 살면서 함께 걸어가고, 세상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며, 소외된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제가 교구장이었을 때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노드는 교구민들이 함께 걷는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커다란 은총이었습니다. 또한 성직주의에 대한 해독제도 되었습니다.
끝으로, 시노드 여정에서 기대하는 것은 더욱더 형제자매로서 사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아울러 성령께 귀 기울이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세상 안에서 발견되는 모든 선을 알아차리고 증진하기를 바랍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Chiesa sinodal)의 삶은 노고 없이 갈 수 없는 여정입니다만, 새로운 오순절을 위하여 성령께 문을 여는 것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