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주교회의 문헌
1995-01-19 00:00
2021-05-1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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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평신도위원회] 가정과 어린이: 생명을 위한 아시아 가정의 투쟁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평신도위원회  

 

가정과 어린이

생명을 위한 아시아 가정의 투쟁  

 

(1995년 1월 10일부터 19일까지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 제6자 총회의 주제는 ”생명에 대한 봉사를 중심으로 본 현대 아시아의 그리스도 제자 직분”이었다. “가정과 어린이”는 총회에서 다룬 중요한 논제의 하나였다. 캐서린 할리분(Catherine B. Halibun) 수녀가 “가정과 어린이: 생명을 위한 아시아 가정의 투쟁”이라는 주제의 세미나 토론 자료집을 준비하였다. 캐서린 수녀는 인도 마드라스에 있는 ‘아시아 가정문화 연구소’의 창립자이머 그 소장이다. 다음은 위의 주제에서 부각된 몇 가지 중요한 점들을 간추린 것이다.)

 

‘인간 사회의 전부’였던 가정이 ‘지구촌’의 한 작은 부분으로 그 역할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정은 가족 구성원들에게 개인의 신원과 경제적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는 안식처 구실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필요성들을 표면적 차원에서 채워주는 여러 종류의 기관들이 가정을 대신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정은 ‘탈기능’의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가정을 ‘현대 생활의 도살장에서’ 살아남게 하려면, 우리는 가정이 창조의 관리자라는 본래의 중심 역할을 재발견하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가정의 역할 강화는 참된 생명 수호라는 가정 영성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교회는 현대 아시아 사회의 현실에 적극적이고 창조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경청에서 발언으로, 말에서 행동으로 자세를 바꿈으로써 우리 시대에 걸맞는 제자 직분을 수행해야 합니다.

 

생명을 위한 아시아 가정의 투쟁과 지구의 위기

가정은 생명의 신성함마저 침해하는 현대 과학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가정 공동체」에서 혼인생활의 인격적 관계, 책임있는 부모, 부모 자녀간의 권위에 대한 개념, 이혼, 피임 등의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피력하셨습니다. 우리 시대의 요구에 따라, ‘아시아 가정문화연구소’로 알려진 인도 마드라스에 있는 ‘아시아 가정 봉사 센터’는 인간 현실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을 일깨우기 위하여 일련의 국제 대회와 세미나를 주최하였습니다. 제1차 국제가정대회(1983년 1월 26일부터 2월 1일까지), 세계가정대회(1986년 11월 1일부터 7일까지), 국제가정대회(1994년 3월 3일부터 9일까지)는 가정을 침해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다루었습니다. 여기서 참가자들은 세계가, 특히 가난한 나라들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문제는 개인적, 구조적 차원의 인간관계에 나타나는 종속과 불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종교적으로 힘있고 부유한 사람들의 착취와 압제, 지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망과 체념이 결부된 ‘빈곤의 문화’와 ‘침묵의 문화’는 이러한 제도화된 폭력과 압제로 생겨난 것입니다. 더욱이 여성들은 남성 지배와 차별의 희생자로서, 어린이들은 학대와 중노동의 희생자로서 산업화의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근로 어린이들의 수는 무려 5천만에 이르며, 이들 대부분은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입니다. 이 어린이들이 처한 조건은 바로 그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반영합니다. 따라서, 가정은 궁지에 몰려있는 것입니다. 힘있는 소수가 과학기술에서 오는 이득을 차지함으로써 가난한 가정들은 산업화의 희생물이 되었습니다. 곧, 노동을 자본의 종속물로, 인간을 이득의 종속물로 만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에도 거리낌없이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신뢰심과 신앙생활에 대한 충실성은 여전히 강합니다. 그렇지만, 종교는 가정과 사회에 대한 사회적 기능과 해방이라는 잠재력을 잃은 채 다소 사사로운 영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가정의 소명

성실하고 참된 인간의 사랑은 하느님 사랑의 반영입니다. 당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으로 표현됩니다. 사목헌장과 「인간 생명」은 부부애의 고귀함을 찬양했습니다. 그 숭고한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나오며, 그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되심으로써 당신 인성 안에서 육체와 성과 가정을 거룩하게 하셨고, 완전한 자기 증여인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부부간의 완전한 자기 증여, 양보, 친밀한 결합은 복되신 성삼위의 자기 증여 관계를 가장 많이 닮은 것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부부의 결합과 친교는 하느님 사랑의 창조성과 풍요로움의 상징입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가정을 사랑의 공동체로 만드는 책임자가 되라고 촉구합니다. 가정은 ‘가정교회’ 곧 작은 교회라 불립니다. 사랑의 관계를 통하여 부모와 자녀는 더욱 강하고 더욱 영속적인 귀중한 사랑 안에 성장할 것입니다. 자녀는 혼인의 가장 뛰어난 선물이며, 부모는 자녀를 교육해야 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서로 사랑하며, 가정에 신뢰의 명분을 되돌려 줄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가정의 영성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회칙 「백주년」에서 가정을 생명의 성소, 곧 하느님의 선물인 생명이 환영받고 보호받는 신성한 장소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존재의 신비, 체험, 자유, 완전, 포기, 초탈, 순례, 하느님 나라에 대한 올바른 생명 수호의 영성을 지녀야 합니다.

우리는 다음의 활동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1) 현대화의 폐해를 입은 농촌과 도시의 가정 상황 연구, 2) 현대화가 한 사회 단위인 가정과 한 개인인 어린이에게 미치는 혜택과 폐해 평가, 3) 아시아의 공동체 사회에 대한 조직 사회의 문화적 충격, 특히 개인과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서구식 가정 형태 분석, 4) 국가와 지역 차원의 사회 변화 과정에서 가정을 참여시키며 자녀들에 대한 신앙 전수를 보장하는 교육 방법의 개발.

 

권고 사항

총회가 열린 3일 동안 주교들과 대표단들은 심사숙고한 점들을 서로 나눈 후, 다음과 같은 권고 사항을 제안하였습니다.

1)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일치하여, 수태에서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명의 신성함을 강력히 주장하며, 국가와 지역교회 차원에서 이 기본 진리를 적극 증진시킨다.

2) 낙태와 피임 사고를 단죄한다.

3) 자연 가족 계획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4) 생명에 봉사하는 제자 직분이란, 가정 곧 생명의 성소를 증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가정과 어린이를 위한 기구를 설립한다. 

5) 아시아의 각 교구에 책임있는 성생활을 가르치는 가정과 어린이를 위한 센터를 설립한다.

6) 과학 기술은 사람에게 봉사해야 하며, 사람은 과학 기술의 희생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가정과 가족 개인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