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문헌
2020-09-2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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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께 세계를 봉헌(서한과 기도)

성모님께 세계를 봉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는 성모 영보 대축일에 동정 성모 마리아께 대한 세계 봉헌 갱신식을 거행하고자 하시며, 각 교구에서도 같은 날(전례상 성모 영보 대축일을 앞당겨서 지내는 곳은 3월 24일, 혹은 사순 제3주일인 3월 25일) 전교회와 더불어 당신과 함께 봉헌식을 거행하라는 서한을 전세계 주교들에게 보내셨다. 다음은 교황 성하께서 손수 제정하신 봉헌 기도와 그 서한을 우리말로 옮겨 놓은 것이다.

경애하는 형제 주교들에게

1983년 3월 25일에 우리는 구원의 특별 성년을 시작하였읍니다. 여러분이 그날 여러분의 교구에서 구원 성년의 개막식을 거행함으로써 본인과 일치하여 주신 데 대하여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성모 영보 대축일은 전례력에서 인류 구원 사업의 시작을 상기시켜 주고 있으므로 구원 성년의 개막일로는 가장 적합한 날이라고 생각되었읍니다. 이러한 성년의 시각은 대림으로 이어지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탄생 제2000년을 바라보는 금년의 구원 성년 전체가 어떤 의미로는 대림의 성격을 띠고 있읍니다. 그리스도교 시대 2천 년의 성취를 기다리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현대 세계 전인류의 곤경과 고통을 함께 체험하고 있읍니다.

이러한 체험으로부터 우리가 신앙을 쇄신하고 강화시켜, 구원자 그리스도께 그리고 그 구원하시는 무한한 능력에로 다가서야 하는 특별한 요구가 일어나고, 어떤 의미로는 그러한 내적 명령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인간과 화해하셨읍니다. 그리고 그 화해의 이치를 우리에게 맡겨 전하게 하셨읍니다”(2고린 5,19). 지난 10월에 개최된 세계 주교 대의원 회의(Synod)에서도 우리의 관심은 그 같은 방향으로 모아졌읍니다.

바로 오늘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에, 교회는 구세주의 어머니가 될 여인의 잉태에서 그리스도의 구원하시는 능력을 묵상하고 있읍니다. 그럼으로써 현대 인류에 대한 위협, 죄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그 위협에 직면하여, 우리는 성년의 맥락 안에서 구원의 능력에 보다 강렬하게 호소하여야 한다는 자극을 받고 있읍니다. 죄악을 극복하는 길이 회개를 통하여 가는 길이라 하면, 무한하신 구원 능력에 대한 신앙 고백 안에서 그 길은 시작되고 또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구원의 성년에, 본인은 여러분과 함께 전체 교회와 더불어 이 구원하시는 능력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자 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각별하게 이러한 구원 능력을 체험하셨던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을 통하여 구원 신앙을 고백하고자 합니다. 동봉하여 보내 드리는 봉헌 기도는 1982년 5월 13일 본인이 파티마에서 성모님께 바쳤던 기도를 조금 수정한 것입니다. 구원의 성년 동안에 이러한 봉헌을 거듭하는 것은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새롭게 증거하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기대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본인은 깊이 확신하는 바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대의 수많은 곤경 속에서 체험하는 그들의 슬픔과 미래를 뒤덮고 있는 위협의 공포를 성모님께 맡겨드리고자 염원하고 있읍니다. 또한 전세계와 모든 나라에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해 온 그들의 열정을 성모님께 바치기를 원하고 있읍니다.

이러한 공동 증거를 위해서는 1984년 사순절에 맞는 성모 영보 대축일이 가장 적합한 날이라고 여겨집니다. 여러분께서 적절한 방법을 택하시어, 그 날(전례상 영보 대축일을 앞당겨서 지내는 곳은 3월 24일, 혹은 사순 제3주일인 3월 25일) 본인과 더불어 이러한 봉헌식을 거행하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읍니다.

형제애 안에서,
1984년 12월 8일,
바티칸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모님께 바치는 봉헌기도

- 1984년 성모 영보 대축일 ­-

 

1. “천주의 성모여, 당신의 보호에 우리를 맡기나이다.”

그리스도의 교회가 수세기 동안 기도해 온 이 노래를 바치며, 구원의 성년에 우리는 오늘 어머니 당신 앞에 있사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 사도들이 베드로와 더불어 하나되기를 바라신 그대로. 교회의 모든 목자들과 더불어 주교단을 이루는 특별한 유대 속에서 우리는 하나되어 있읍니다.

이러한 일치의 유대 안에서 이 봉헌 기도를 드리며, 우리는 현대 세계에 대한 교회의 염려와 희망 또한 함께 바치고자 하나이다.

인류 가족의 고통스러운 체험을 목격하였던 당신의 종 교황 비오 12세는, 40년 전에 그리고 그 10년 위에, 티없이 깨끗하신 당신의 성심에 전세계를 의탁하여 봉헌하였읍니다. 특히 그 처지를 돌아보사 당신이 극진히 사랑하시는 민족들을 봉헌하였읍니다.

우리도 또한 오늘 우리 앞에 펼쳐지는 모든 사람들과 민족들의 세계를 바라보고 있읍니다. 제2천년대를 마감하려는 세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세계를 응시하고 있읍니다.

교회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이 세계에 대한 교회 사명의 각성을 새롭계 하였읍니다.

모든 사람들과 민족들의 어머니시여, 당신은 모든 이의 고통과 희망을 다 아시오며, 현대 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빛과 어둠의 투쟁, 그리고 선악 사이의 모든 싸움을 당신은 어머니로서 모두 아시오니,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우리가 당신 성심께 직접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 주소서. 어머니시요 주님의 종이신 당신 사랑으로 우리네 인간 세상을 받아 주소서. 모든 사람들과 민족들이 살아가는 이 지상의 앞날과 그 영원한 운명이 심히 염려되어, 이 세계를 당신께 의탁하고 봉헌하나이다.

특별히 이러한 의탁과 봉헌이 절신한 사람들과 민족들을 당신께 의탁하고 봉헌하나이다.

“천주의 성모여, 당신의 보호에 우리를 맡기나이다.” 우리의 이 간절한 기도를 저버리지 마소서.

2. 보소서.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당신 앞에 당신의 티 없이 깨끗하신 성심 앞에 우리는 서 있나이다. 전교회와 더불어 우리는 당신 아드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하느님 아버지께 자신을 바치신 그 봉헌에 우리 하나되고자 합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읍니다. “내가 이 사람들을 위하여 이 몸을 아버지께 바치는 것은 이 사람들도 참으로 아버지께 자기 몸을 바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19). 세상과 인류를 위한 우리 구세주의 이러한 봉헌에 우리를 일치시키고자 하나이다. 구세주의 성심 안에서 인류는 용서받아 치유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구세주의 봉헌 그 능력은 영원히 지속되어, 모든 사람들과 모든 민족과 국가를 감싸주고 있읍니다. 이 시대에 인간의 마음 속에 그 역사 안에서, 암흑의 영을 일으켜 놓는 모든 죄악을 그 봉헌이 극복해 내고 있읍니다.

그리스도 그분과 일치하여, 인류와 세상, 현대 세계를 봉헌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깊이 절감하고 있읍니다. 세상은 교회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을 나누어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원의 성년인 올해는 교회 전체가 누리는 특별한 은총의 해입니다.

주님의 종이신 당신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온전히 순종하셨사오니, 당신은 모든 피조물에 앞서 축복을 받으소서.

당신 아드님의 구원하시는 봉헌에 온전히 일치하신 당신은 찬미받으소서.

교회의 어머니시여! 하느님의 백성들에게 신앙과 희망 그 사랑의 길을 밝혀 주소서. 현대 세계의 모든 인류 가족을 위하여 바치는 그리스도의 봉헌 안에서 우리가 참으로 살아가도록 도와 주소서.

3. 오 어머니시여, 당신께 온 세계와 모든 사람들과 민족들을 맡기오며, 바로 이 세계의 봉헌을 의탁하오니, 어머니 당신의 성심 안에 이를 받아주소서.

티 없이 깨끗하신 성심이여! 우리로 하여금 최악의 위협을 이겨내도록 도와 주소서. 현대인의 가슴 속에 죄악은 쉽게 뿌리를 내려, 그 엄청난 해악이 현대 세계를 짓누르고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사옵니다.

기아와 전쟁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핵전쟁으로부터, 온갖 전쟁과 헤아릴 수 없는 자멸의 길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잉태의 순간부터 인간 생명을 거스르는 죄악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인간 존엄성의 실추와 증오로부터, 우리를 구하소서.
온갖 사회 불의에서, 모든 국가적 국제적 불의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하느님의 계명을 거리낌 없이 짓밟는 죄악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하느님의 진리 자체를 인간 정신에서 말살시키려는 모든 침해로부터, 우리를 구하소서.
선악에 대한 감각의 상실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성령을 거스르는 죄악으로부터, 우리를 구하소서. 우리를 구하소서.
오, 그리스도의 어머니시여, 모든 인간들의 고통으로 괴로와하고 사회의 온갖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 부르짖음을 들어 주소서.
성령의 힘으로 모든 죄악을 이겨내고 개인의 죄와 “세상의 죄” 그 죄악의 풍조를 극복하도록 우리를 도우소서.
세계의 역사 안에서, 자비로우신 사랑의 힘 그 무한한 구원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 주소서. 온갖 죄악을 막아 주소서. 모든 마음들을 새롭게 바꾸어 주소서. 티 없이 깨끗하신 성심이여, 모든 이에게 희망의 빛을 비추소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