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회의 문헌
2002-05-30 14:22
2020-05-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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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활습관부터 바꿔 봅시다!
-물 아껴 쓰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을 함께 살리자고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최근의 회칙 「신앙과 이성」에서,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들 가운데 첫 번째로 환경 문제를 꼽으셨습니다. 이렇게 환경 문제를 인류가 직면한 가장 절박한 문제들 가운데 하나로 꼽는 것은 가톨릭 교회가 최근 환경 문제를 그만큼 중요시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줍니다.

 2. 오늘날 우리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가는 환경을 도처에서 보고 있으며, 그에 따른 고통도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지가 쓰레기로 온통 몸살을 앓고 있고, 금수강산에 맑게 흐르던 시냇물과 강물이 오염물질로 시커멓게 물든 지 이미 오래 되었으며, 그 맑던 공기가 때로는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심하게 오염되었습니다. 도처에서 무참하게 헐벗겨지고 파괴된 산하의 모습은 바로 우리 내면의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탐욕과 이기심이 모든 생명체가 서로 조화롭게 의존하고 있는 생태계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결국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습니다.

 3. 환경의 파괴는 심각한 도덕적 위기의 한 난국입니다. 우리는 온갖 지혜를 모아 이 근본적인 도덕 위기를 극복하여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의 주변을 진지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환경 문제는 더 이상 환경공학자나 생태학자들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왜냐하면 지구의 치유는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 곧 의식의 개혁으로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소비형태나 생활태도를 바꾸기 전에는 이 병든 지구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먼저 욕심을 버리고 우리 삶을 바꾸어야 합니다.

 4.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모든 신자들이 함께 ‘물 아껴 쓰기’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합니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됩니다. 인구증가와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물 사용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가운데 기상이변과 맞물린 강수량 변동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또한 지구촌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으로 유례없는 대규모 재난을 겪고 있는가 하면, 어디라 할 것 없이 나날이 심각해지는 수질 오염으로 우리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더 늦기 전에 물 살리기, 물 아끼기에 함께 나서야 하겠습니다. 내 가정에서부터 물을 아껴 써야 합니다. 물을 아껴야 한다는 의식 없이 물을 사용해 온 우리의 생활 습관부터 바꿔야 하겠습니다. 물을 절약하는 습관은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것입니다.

 5. 또한 우리 생활 속에서 늘 고치려고 하면서도 잘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음식물의 낭비입니다. 음식물을 버리는 그릇된 습관은 1년에 15조 원이나 되는 돈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결식 아동은 16만 명이라고 합니다. 또한 지구상에서 기아로 죽어 가는 목숨이 연간 6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먹을 것과 마실 물이 없어서 소중한 생명들이 죽어 가는 기막힌 현실 한편에서 흥청망청 먹고 버리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는 특별한 재원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사업이 아닙니다. 음식을 먹는 우리 자신의 생각을 바로 잡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일을 바로 나 자신의 일이라고 여겨 날로 악화되고 있는 우리 땅, 공기, 물 그리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6. 우리는 지구의 미래 건강을 고려하여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미래 세대의 행복은 오늘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한 번 오염되고 고갈된 환경은 다시 회복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에게 생명과 삶의 터전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것을 소중하게 지켜나가는 일에 함께 동참합시다.


2002년 6월 5일 환경의 날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 영 수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