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회의 문헌
2007-01-05 16:27
2020-06-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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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07년 제15회 해외 원조 주일 담화
 

2007년 해외 원조 주일 담화

해외에 전하는 한국 교회의 사랑,
“사랑의 한류(韓流)”를 만들어갑시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 한국 천주교회가 6.25 전쟁 이후 외국 교회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전환하여 해외 원조를 시행해 온 지 14년(1993~2006)이 지났습니다. 그간 한국 천주교회는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셨던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연재해, 전쟁, 내전 등으로 빈곤과 굶주림에 처한 해외의 난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노력해왔습니다. 이는 이방인과 세상 모든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셨던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긴급한 요구와 특수한 상황에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응답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활동’이었습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31항 참조).

  2.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준비하면서, 다사다난했던 지구촌의 많은 사건들을 떠올려봅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관련되었던 재난들을 살펴보면 지난 몇 년 간, 그 어느 때보다도 아시아 지역에서 엄청난 규모의 재해들이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04년 말 전 세계를 충격 속에 몰아넣은 남아시아 지역의 쓰나미는 수십만 명의 사상자와 이재민을 발생시켜 ‘지구촌의 대재앙’이라 불렸으며, 2005년 파키스탄과 인도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 지난해인 2006년 2월의 필리핀 레이테섬의 지진과 산사태, 5월의 인도네시아 대지진, 그리고 지난 달 필리핀에 몰아닥친 태풍 등 그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인간에 의한 자연 환경의 파괴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러한 재해는 아시아 지역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며, 앞에 말씀 드린 피해 국가들은 경제적인 면에서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는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미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우리의 ‘자선 사업과 활동은 모든 사람과 온갖 빈곤에 다 미칠 수 있고 미쳐야 하는’ 시대임을 지적하였고,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도 첫 번째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 현대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교회의 사랑 실천도 다양한 요청을 받고 있음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도래한 ‘세계화’ 시대에 우리의 ‘이웃’은 근접한 사회와 국가에 국한된 개념을 넘어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 종교를 가진 지구촌 공동체를 의미하며, 이러한 국가들의 협력과 연대는 날로 긴밀해져 가고 있습니다.

  3. 저희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한국 카리타스)는 신자 여러분들의 정성어린 헌금으로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매년 평균 12억여 원을 세계 80여 국가의 약 450여 개 사업에 지원해왔으며, 지난해 말 국제 카리타스의 대북지원 사업을 위임받아 전 세계 교회를 대신하여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한 민족인 북한을 지원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 교회에 대한 아시아 지역의 많은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의 개발 및 복지 사업에 대한 집중 지원 사업을 확대하여, 방글라데시의 빈곤 모자가정 주택 보급 및 장애인 복지 사업, 스리랑카 쓰나미 피해 지역의 의료센터 건립, 중국의 복지 시설 운영, 몽골의 병원 건립 및 교육 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의 문화, 곧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 때의 유행으로 지날 것처럼 보였던 이러한 시류들은 몇 해를 지나며 단순한 대중문화의 유행을 넘어 ‘한국어’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인도, 필리핀 지역의 아이들은 이러한 대중문화의 “한류”는 경험하고 있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한국 교회 신자들의 따듯한 사랑 나눔을 통해 이들은 새로운 “사랑의 한류”를 체험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4. 이렇게 커져가는 한국 교회에 대한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형제자매 여러분들의 참여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감사할 일은 우리 사회의 점점 많은 이들이 보다 어려운 이웃들과의 나눔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천으로 정기적인 후원과 자발적인 기부 문화가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마음의 문을 좀 더 활짝 열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야겠습니다. ‘우리를 다그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2코린 5,14)’으로 여러분 모두가 교회를 사랑하며, 교회가 그리스도에게서 흘러나오는 사랑의 도구가 되고 표상이 되기를 희망합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33항 참조).

  “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 그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면,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그 사람 안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7-18)

2007년 1월 28일
해외 원조 주일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한국 카리타스)
위원장  유  흥  식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