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회의 문헌
2020-12-15 10:22
2020-12-1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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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단 성명서] 해방신학에 관한 훈령을 우리말로 펴내면서

□ 주교단 성명서 □

해방신학에 관한 훈령을 우리말로 펴내면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최근 신앙교리성성에서 발표한 “해방신학의 일부 측면에 관한 훈령”을 검토하고 그 긍정적인 방향 제시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바이다. 교황 성하의 인준을 받은 이 문헌의 가르침을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에게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건전하고 정당한 해방신학이 교의적 오류를 피할 수 있도록 그 가르침의 내용을 진지하게 연구하기를 권장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해방신학”이라는 하나의 신학적 사목적 운동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대두되어 특히 제 3세계에서 새로운 신학사상으로 발전되어 왔다. “해방”은 그리스도교의 근본 주제이다. 그리고 빈곤과 억압 아래서 해방을 향한 민중의 열망이 고조되고 있는 시대 상황에서, 교회는 본래 죄로부터 생겨나는 불의와 사회악의 제문제에 응답해 왔다. 교회는 구원의 신비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과 그 권리를 수호하고, 가난하 고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해방의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의와 해방을 위한 헌신적인 투신 또는 그러한 열망의 일부 표현에 교의상 모호한 점이 없지 않아, 이 문헌은 전통적인 교도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교회의 사회활동 규범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 관한 진리, 인간에 관한 진리, 교회에 관한 진리를 진정한 해방신학의 토대라고 밝히고, 구원의 참된 진리로부터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해방신학”이라는 이름에 편승하는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을 경계하여야 한다. 성서와 교의를 순전히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과 마르크스의 무산자들을 혼동하며, 폭력적인 계급투쟁으로써 진정한 개혁을 지체시키는 것은 교회의 정통 신앙에서 일탈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만 정신적인 파멸 위에 새로운 빈곤과 예속을 가져올 뿐이다. 모든 인간의 해방, 그 전인적인 해방을 위해 투신해야 하는 교회 본연의 영신적 윤리적 전망을 이 훈령은 강조하고 있다. 불의와 빈곤의 비인간적인 상황에서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헌신하고 있는 모든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에게 훌륭한 지침이 될 것으로 믿는다.

여기서 분명하게 밝혀두어야 하는 것은 이 훈령이 복음정신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여져서는 결코 아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비참과 불의를 보고서도 냉담하고 무관심한 자들의 변명올 위한 구실로 삼아서는 안된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최우선의 선택”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구원을 전하는 교회 본연의 사목적 과업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자유의 전갈이며 해방의 힘이다. 해방은 무엇보다도 먼저 죄의 근본 예속으로부터 벗어나는 해방이다. 하느님 자녀들의 자유는 은총의 선물이다. 은총은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제영역의 온갖 예속으로부터 해방을 요구한다.”

1984년 9월 25일
한국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 교황청 신앙교리성 훈령 본문: https://cbck.or.kr/Documents/Curia/Read?doc=40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