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회의 문헌
1985-09-15 00:00
2021-03-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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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임시총회 의안에 대한 한국 주교단 의견서

제2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임시총회 의안에 대한 한국 주교단 의견서

 

다음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 20년의 교회 상황을 점검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Synod) 임시총회(1985년 11월 25일~12월 8일)에 제출한 한국 주교단의 의견서이다.
괄호 안의 소제목은 시노드 사무국에서 작성한 설문을 요약한 것이다.

 

전반적 문제점에 대한 견해

1. (공의회 정신의 수용과 실천) 공의회의 모든 문헌을 번역하여 1969년에 출판하였고, 가톨릭 신문과 잡지들이 문헌들을 해설하였으며, 수많은 연구회와 강습회를 통하여 공의회의 문헌과 정신을 교육하였다. 교구마다 사제평의회와 사목협의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교구의 구조를 사목 중심으로 개편하고 본당에도 사목협의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2. (지역교회의 결실) 교회의 모든 분야에 적극성과 활력을 주었다. 평신도들이 적극적으로 교회 일에 참여하게 되었고, 성직 만능주의가 감소되었다. 사회문제에 대한 교회의 참여가 증가하였다. 선교가 급진전되고 성소가 증가하였다. 수도자들과 평신도들의 교리와 신학에 대한 연구심이 높아졌다.

3. (그릇된 해석과 그 시정) 전반적으로 하느님께 대한 수직적 관심보다 인간에 대한 수평적 관심이 고조되었고, 교회법을 실천적으로 무시하는 경향이 보인다. 교리의 몇 가지 점에 대하여(마리아, 천사, 연옥, 지옥, 구원, 종교자유 등) 그릇된 해석이 있었고, 윤리 문제에 대하여 (인구 문제, 상황윤리, 애덕과 정의 문제, 양심과 법, 죄와 벌 등) 주관적이고, 인본주의적 해석이 있었고, 전례와 성사에 관하여 일부 성직자들의 남용이 있었다. 이런 현상을 시정하고 혼란을 정리하기 위하여 교황청에서 표준 교리서를(Catechismus Romanus iuxta mentem Concilii Vaticani II) 반포하기를 건의한다.

4. (실천의 어려움과 요망사항) 초기에는 공의회 정신의 무지에서, 그 다음 단계에서는 공의회 정신의 확대 해석과 개인의 양심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경향에서 어려움과 남용이 있었다. 다행하게도 국만적인 보수주의에 의한 어려움은 없었다. 공의회의 정신이 충분히 교회 전체에 알려지고 실천될 때까지 정기 시노드에서는 특정 테마만 취급하지 말고 교회 전체의 상태를 점검하는 기회가 있어야겠고, 신앙 교리에 대한 주교들의 감독 의무가 더욱 강조되어야 하며, 신학교의 교의신학 및 윤리신학 교육은 반드시 성좌의 인준을 받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교수하도록 결정하기를 건의한다.

 

분야별 문제점에 대한 견해

1. (계시헌장의 실천) 공의회 직후에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 여러 교파는 성서 공동 번역위원회를 구성하여 성서 전문을 평이하게 번역하여(1977) 가톨릭과 개신교 일부에서 사용하고 있다. 공의회는 신자들에게 성서에 관한 연구열을 고취하여 수많은 연구 써클이 조직되고 연수회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2개의 월간 성서잡지와 팜플렛들이 성서운동을 격려하고 있다. 성서에 관한 전문 서적들이 번역되고 주석서가 발간되고 있으며, 성서의 생활화를 위한 교양서적이 많이 보급되고 있다. 사목자들의 설교도 성서 중심으로 되고 있으나 충분하지 않다. 성서 운동이 활발해지는 반면에, 교도권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감소되는 경향이 보이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2. (교회의 신비 및 그 직무에 대한 인식) 교회헌장은 사목헌장과 더불어 한국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연구된 문헌이다. 그러나 아직 교회헌장의 내용이 그 공동체적 성격에 대하여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아직도 더 많은 신자들이 교회를 교계 제도적 측면에서 이해하고 있다. 교회의 교도 임무와 성화 임무와 사복 임무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높다고 보인다. 그러나 교회 구성원 사이에 역할의 혼동을 가끔 경험한다. 사신 많은 신자들은 수도자를 성직자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성직자들에게 수도자적 특성을 기대하고 있으며, 본당이나 교구 수준의 사목협의회를 사목위원회라고 잘못 생각하고 부르고 있다. 학술적인 교회론 서적은 아직 많이 소개되지 않았고, 교회헌장 해설도 부분적으로만 발표되고 있다.

3. (교계간의 협력) 교황좌에 대한 교리와 실천에 있어서는 전통적 태도를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현 교황 성하의 한국 방문 이후로 성좌에 대한 충실성은 더욱 증진되었다. 주교단은 잦은 회의와 공동 노력으로 서서히 그 공동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교구와 교구 사이의 협력도 증진되고 있으나 만족할 정도는 아니다. 주교를 중심으로 하는 교구 사제단 이념도 차츰 구체화되어 교구와 본당, 본당과 본당, 성직자 상호간의 협동도 많이 진전되었다. 성직자들은 일반적으로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내적 생활과 청빈 정신의 실천면에서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의 특권 의식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수도회 특히 여자 수도회는 날로 발전하고, 그들 고유의 활동뿐 아니라 사목활동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자의 성직자화 경향은 경계하여야 한다. 평신자들의 사도직 활동은 특기할 만하다. 수많은 신심운동과 사도직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교회의 재정적 자립에 대한 인식이 대단히 높다.

4. (올바른 전례 실천) 가장 두드러진 변화에 비하여 가장 불완전하게 인식되고 있는 헌장이 전례헌장이다. 아직도 많은 성직자와 신자들이 전례와 예절을 혼동하고 있고, 일부 성직자는 헌장 22조 3항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남용을 하고 있다. 미사, 성무일도, 성사예규 등은 번역되어 사용 중이나, 지역 문화에 적응한 예규가 연구 작성되어야 하지만 한국 교회는 아직 착수하지도 아니하였다.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신심 행사가 전례 중심으로 재조직되고 있으며, 영성체는 보편화되었으나 고해성사는 그 빈도수가 감소되고 있다. 전례의 올바른 개혁과 발전을 위하여 가장 시급한 일은 기성 성직자들의 본격적 전례교육이다. 이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자들에 대 한 전례교육은 피상적이고 비효과적이다.

성음악에 대한 관심은 상당한 발전이 있었으나 신학교와 수도원을 제외하면 그레고리안 성가는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성미술 분야는 전문가에 국한되어 있다.

5. (사제 수도자 양성과 청소년 교육) 사제 성소와 수도자 성소의 개발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 4개 대신학교에 1,100명의 대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고, 신자들은 신학교 후원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성직자의 증가율이 신자들의 증가율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성직자 양성은 교황청의 기본 지침서와 한국의 지침서를 따라 진행되고 있으나 지침서 자체가 선교사 양성보다 교회 관리자 양성에 치중하고 있으므로 선교 지역에서는 특히 현명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각 수도회도 회원의 교육에 힘을 쓰면서 각급 교육 기관을 통하여 청소년 교육에 임하고 있다. 각종 법률적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공의회 이후로 가톨릭 학교들을 많이 증설하지 못하지만 기성 학교들은 발전하고 있다. 가톨릭 교육자들도 자주 회합하여 가톨릭적 교육을 협의하고 있다. 각 본당의 주일학교는 많은 대학생들의 협력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6. (교리교육 및 윤리교육) 예비신자들의 교리교육뿐 아니라 신자들의 재교육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강습회, 피정, 신심단체 회합 등)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주교회의는 200주년 이후에 표준 교리서 작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여러 출판사에서 많은 교리교육 교재와 참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교리교육 내용은 신앙교리는 물론이고, 교회의 사회교리, 현대의 윤리 문제들을 포함한다. 공의회 후에 신앙교리 해설에 약간의 혼란이 있었으나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윤리교육에 있어서 개인의 양심을 윤리 행위의 최후 기준처럼 강조하거나 개인의 죄와 사회악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고, 소극적 덕목에 대한 교육이 소홀한 느낌이 있다.

7. (선교정신 앙양 및 성과) 모든 교리교육과 사도직 단체에 선교정신을 고취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교구와 본당들은 교라교사와 전교사 양성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문적인 교육기관도 몇 개 있고 신자들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하여 선교정신을 앙양하고 있다. 그 결과 1954년에 16만이던 신자 수가 1985년 말에 200만에 달할 전망이다. 공의회 문헌 중 실천적으로 가장 큰 성과를 올린 것이 선교 교령일 것이다. 그러나 세례 준비기간이 일반적으로 너무 짧다는 결정이 있고, 따라서 냉담자의 증가 문제도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 한국 교회의 선교정신 앙양은 국내 선교뿐 아니라 외방선교회를 창설하여 외국에 소수나마 선교사(성직자, 수도자)를 파견하고 있고, 교구 성직자들을 외국에 파견하여 선교와 사목에 이바지하고 있다.

8. (일치와 대화의 문제) 에큐메니즘에 있어서는 산발적인 대화는 있었지만 조직적인 운동도 없고 성과도 없었다. 사회 문제에 대하여 개신교 일부층과 보조를 같이하고 있으나 비그리스도교 종교들과의 깊은 접촉은 별로 없는 상태이다. 한국 교회는 우선 직접 선교에 힘을 쏟고 있다.

9. (교회의 사회적 직무) 여러가지 교육을 통하여 교회의 사회교리는 많이 알려졌고, 1970년대 이후로 인권과 사회정의 문제에 대하여 교회는 많은 발언과 행동을 취하였다. 교회의 이러한 사회 참여는 여러 번 공권력과의 알력을 초래하였고, 교회 내의 여론의 분열을 가져온 일도 있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는 교회의 주장과 행동을 지지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아직은 성직자, 수도자들이 앞장서 있고, 평신도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소극적이고 부분적인 참여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 젊은이들이 해방신학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비판적인 사람도 많다. 한국 교회는 공의회의 가르침을 좀 더 깊이 연구하고 올바로 인식할 필요가 있고, 직접적인 사회 참여는 좀 더 신중히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