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회의 문헌
198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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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00년 특별 성년에 관한 건의

서기 2000년 특별 성년에 관한 건의

(인천교구장 나길모 주교는 서기 2000년의 특별 성년에 관한 다음의 건의서를 교황 성하께 제출하고, 전세계의 핑화와 정의 실현을 위한 공동 활동을 전개하여 주십사고 청원하였다.)

교황 성하,

여러 나라의 수많은 백성들에게 찾아가시어 그토록 강력하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해 오신 성 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주님과 성모님께서 언제나 교황 성하와 함께 계시며 성하의 노력을 축복하실 것입니다. 신앙 교리 문제에 관한 성하의 굳건하신 자세 그리고 평화와 인권을 수호하시는 성하의 열정에 넘치는 가르침에, 저는 한 사람의 주교로서 깊이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저는 이 서한에서 교황청의 어떤 성성에서 다루어지거나 그 협력을 얻어야 할 한 가지 건의를 올리고자 합니다. 이 건의는 바로 서기 2000년의 특별 성년에 관한 일입니다. 물론 성년 거행의 방법과 그 주제 선정에 관한 제안들은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제3천년대를 시작하는 서기 2000년은 참으로 특별한 성년이 되어야 합니다.

교황 성하, 서기 2000년을 맞이하는 남은 몇 해 동안, 온 교회가 이 은총의 해를 준비하며 기도하고 특별한 보속을 하도목 요청하여 주시고,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정의와 평화의 세계 건설을 위한 공동 계획과 공동 노력으로써 제3천년대를 준비하도록 촉구하여 주시기를 건의합니다.

모든 국가들이 수행하는 이러한 계획과 노력은 다음의 목표들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서기 2000년에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

1. 모든 핵무기 생산의 금지
2. 모든 재래식 무기 감축
3. 개발도상 빈국에 대한 효과적이고 정의로운 식량 분배를 위한 공동 노력
4. 모든 양심수들의 석방
5. 가난한 나라들의 막대한 외채 탕감 및 제거를 위한 공동 협력
6. 잉태의 순간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 생명의 수호. 중대한 죄악안 낙태의 금지.
7. 춘화 및 약물, 중독의 죄악을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

이 밖에도 수많은 목표나 목적들을 열거할 수 있겠습니다. 성하, 모든 국가들이 서기 2000년을 맞이하며 이러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조정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곳은 오로지 교황청뿐입니다.

레위기는 성년에 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오십 년이 되는 이 해를 너희는 거룩한 해로 정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 오십 년이 되는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지낼 해이니, 씨를 심지도 말고 절로 자란 것을 거두지도 말며…”(레위 25,10-11). 서기 2000년은, 기도와 보속 그리고 대화를 통하여, 핵무기이든 재래식 전쟁 무기이든 모든 무기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는 한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사야는 “은총의 해”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 야훼의 영을 내려주시며 야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고 나를 보내시며 이르셨다. 억눌린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여라. 찢긴 마음을 싸매 주고, 포로들에게 해방을 알려라. 옥에 갇힌 자들에게 자유를 선포하여라. 야훼께서 우리를 반겨 주실 해를 선포하여라”(이사 61,1-2). 예수님께서도 바로 이 말씀으로 메시아 시대의 개막을 선포하시며 당신의 공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서기 2000년을 맞이하여 기아, 빈곤, 가난한 나라들의 막대한 외채, 양심수들이 이 지상에서 사라질 수 있을 때, 그것은 우리 세계에 내리는 커다란 축복이 될 것입니다.

파티마에서, 우리의 복되신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자녀들에게 영혼의 구원과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며 보속하라고 호소하시고 또 요청하셨습니다. 서기 2000년을 맞이하며 하느님 백성 전체가 이 성년의 준비를 위하여 기도하고 보속함으로써, 온 인류가 아버지의 품에 되돌아가, 정의와 평화의 세계를 건설하기 위하여 세계 각국이 공동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여야 합니다.

교황 성하, 지극한 존경의 정으로 삼가 건의를 올리는 바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1985년 6월 18일
인천교구장 나길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