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회의 문헌
1986-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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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도 주교단 공동 사목교서

1987년도 주교단 공동 사목교서

성체와 교회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35).

 

머리말

1. 200주년에 이어 1985년을 “증거의 해”로 지낸 한국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103위 순교 성인들의 삶을 묵상하며 교황 성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증거하는 삶을 살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삶의 원천은 “성체성사”이고, 우리의 모든 생활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므로 1986년은 “성체와 가정의 해”로 정하고 성체성사를 통하여 일치를 이루는 가정, 사랑과 나눔의 가정, 생명과 기쁨을 창조해 내는 가정, 성체성사 안에서 활동하는 사도적 가정의 모습을 갖추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동시에 성체께 흠숭과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여러 가지 신심운동도 전개해 왔습니다.

2. 한국 주교단은 1987년을 “성체와 교회의 해”로 정하고 가정 공동체의 성화를 바탕으로 교회 공동체의 성화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 교서는 가정을 교회와 연결시켜 교회의 근본적 삶의 방법을 성체 신비 속에서 발견하고, 올바른 교회의 모습을 확고히 다짐으로써 사회 안에서 교회의 밝고 참신한 모습, 미래 지향적이며 희망적인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구원의 공동체”를 형성하자는 데에 뜻을 두고 있습니다.

 

서론: 성체성사는 교회의 생명입니다.

3.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의 몸,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신부, 성령의 성전, 하느님의 가족, 구원의 성사, 일치의 성사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이러한 표현들은 모두 상호 보완적인 서술이므로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비체라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단지 성직 제도로만 이해되어서도 안 되고 단순한 사회 조직으로만 이해되어서도 안 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입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시요 우리는 그 지체들입니다. 온몸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로부터 교회는 생명과 힘을 받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형제들에게 성령을 나누어 주심으로써 신비로운 당신의 몸을 건설하십니다. 우리는 세례로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생명을 처음 받게 되고 여러 성사를 통하여, 특히 성체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생명을 넘치도록 받고 있습니다. 성체 안에 예수 그리스도 실제로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4. 성체성사 없이는 교회도 있을 수 없고 교회 없이는 성체성사도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백성은 그리스도의 몸을 나눔으로써 모든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 하느님으로 고백하라는 초대를 받고, “감사의 예를 행하는” 공동체입니다. 이 초대에서 교회의 참 의미를 찾을 수 있으므로 성체성사는 초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모든 신자 모임의 핵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성체성사는 바로 교회의 원천이요 생명입니다. 전례 거행 중에 나타나는 “말씀과 동작”은 바로 그리스도의 행위이며 그 중에서도 “빵을 떼는 일과 잔을 나누는 일”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임을 보여주는 상징이며, 교회는 이 상징을 통하여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고 있으므로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하며 신자들을 천상 양식으로 길러 주고 있습니다. 성체성사의 본 주례자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에게 하셨듯이(루가 24,13-25) 당신의 부활을 계시하시며 말씀과 빵을 떼는 행위를 봉하여 당신의 생명을 나누시기 위하여 우리 가운데 현존하십니다. 성체성사는 교회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심을 드러내는 최고의 상징입니다.

1. 교회는 성체성사와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갑니다.

가. 말씀과 성체에 의한 공동체 형성

5. 교회 안에서 성사를 대할 때에 우리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시며,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시는지를 알게 됩니다. 우리 신자들의 공동체는 신앙으로 말씀을 받아들이고 세상에서 그 말씀을 살아갑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오셔서 언제나 우리 가운데에 살아 움직이고자 하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교회 공동체의 생활은 말씀을 증거하며 선포하는 생활이어야 합니다.“성령이 교회에 하시는 말씀”(묵시 2,7)에 귀를 기울여야만 하느님이 무엇을 원하시며 우리가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말씀으로 교회는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구원의 신비를 선포하며, 성체 신비를 통하여 그리스도가 “영원한 생명 을 주는 말씀”(요한 6,68)이요 동시에 “생명의 빵”(요한 6,48)이므로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요한 6,51)을 얻게 된다는 기쁜 소식을 체험하게 됩니다.

6. 하느님은 인간을 구원하시는 데에 있어서 항상 공동체를 중요시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개인을 아무런 연결도 없이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시거나 구원하시려 하지 않으시고, 오직 사람들을 한 백성으로 모아서 당신을 진실히 알아 모시며, 충실히 섬기도록 하셨습니다. …간택된 백성, 왕다운 사제, 거룩한 국민,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으로서… 전에는 하느님의 백성이 아니었으나, 지금은 그의 백성이 된 것입니다”(교회헌장 9항). “하느님께서는 구원의 역사 그 시작부터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뽑으신 것이 아니고, 한 공동체의 지체로 뽑으신 것”(사목헌장 32항)입니다. 말씀과 성체는 공동체적 구원을 향한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드러내며 지탱하는 수단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말씀과 성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며 생활하고 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나. 우리 생활의 반성

7. 첫째로 복음의 생활화를 반성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복음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은 오늘도 끊임없이 우리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현실 생활 속에서 구원의 복음은 “힘차게 살아 움직이며 희망을 주는 인도자”입니다. 그린데 우리는 복음도 다른 서적과 마찬가지로 머리로만 생각하고 머리로만 이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원의 복음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여 생활에 옮겨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실천하는 일이 우리의 일상 생활이어야 하겠습니다. 영원한 삶의 비결은 “나더러 주님, 주님하고 부른다고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 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명백히 드러납니다.

8. 둘째로 우리의 기도 생활과 성사 생활을 반성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기도는 우리 신앙 생활의 양식이며, 영혼의 호흡입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 뵈옵고,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구원의 능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셨으며,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드셨습니다. 기도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힘을 길러 주며 올바른 신앙인의 모습을 만들어 줍니다(루가 10,41-42). 그러나 매일매일의 기도 생활은 성체성사에 밀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믿음을 가진 우리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교회 안에서 성체 신비에 연결된 기도 생활을 해야만 나 자신과 내가 속해 있는 교회 공동체와 사회 공동체를 쇄신시킬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해에 노력한 대로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기도 생활, 본당 안에서의 공동 기도 생활, 소그룹의 기도 모임, 성체 방문, 성시간, 성체 현시, 성체 거동 등을 통한 기도 생활은 우리 가정과 교회와 사회의 성화를 위하여 계속 실천해 나가야 할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9. 생활을 변화시키는 항구한 기도 생활은 성사 생활에 연결되어야 합니다. “사제적 공동체의 성스러운 유기적 성격은 여러 가지 성사와 덕행을 통하여 현실화한다”(교회헌장 11항)는 교회헌장의 말씀과 같이 성사 생활을 통하여 신자 각자는 물론이고 교회 공동체가 열심하고 성스럽게 되며 유기적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모든 성사가 다 중요하지만 그리스도교 생활의 원천이요, 절정이며 모든 성사의 중심이요 핵심이 되는 성사는 바로 성체성사입니다. 성체성사를 통하여 자신과 공동체를 하느님께 봉헌하며 기쁨과 감사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성체성사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먼저 화해의 성사를 중요시해야 하겠습니다. 화해의 성사는 하느님께 끼친 모욕의 용서를 빌며 자비로운 사랑과 모범과 기도로써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노력하는 교회와 다시 화해시켜 줍니다(교회헌장 11항). 칠성사는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듬뿍 내려 주는 “은총의 수로”입니다. 지속적인 은총 생활을 위해서는 합당한 성사 생활이 필요합니다. 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은 우리 안에 현존하시며, 우리에게 구원의 능력을 부어 주십니다.

 

2. 교회는 성체성사로 일치를 이루며, 사랑의 나눔을 촉진시킵니다(전례헌장 47항, 교회헌장 11항).

가. 일치의 생활

10. 그리스도께서 성체성사에 우리를 초대하시며 모으실 때에 그분은 “죽은 자들 가운데서 맨 먼저 살아나신 분”(골로 1,18)으로 당신 부활의 빛을 비춰 주시고, 당신 영의 힘을 우리와 함께 나누고자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교만과 아집에 사로잡혀 자주 우리라는 일치의 고리를 파괴하는 우를 범하며 하느님과의 일치마저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가 비록 완전한 일치를 이루지 못하여도 은총을 거절하시지는 않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교회가 아직도 옛 세계의 시민들이며, 따라서 당신의 초대를 거절할 수 있는 “죄인들의 거룩한 공동체”임을 알고 계십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도 세상에서 혼히 볼 수 있는 불화와 갈등을 경험합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미사를 시작하면서 참회 예식을 통하여, 우리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고 용서와 화해의 생활을 다짐함으로써 새로운 일치의 희망을 가지고 우리의 의지를 예수 그리스도의 뜻과 일치시키려고 노력합니다.

11. “신자 생활의 원천이요, 절정인 성체의 제사에 참여함으로써 신도들은 신적 희생을 하느님께 바치며, 자신을 함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또한 성찬 때에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심으로써 신자들은 하느님 백성의 일치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니, 지극히 높으신 이 성사로써 하느님 백성의 일치가 적절히 표시되고, 기묘히 이루어지는 것입니다”(교회헌장 11항). 성체성사를 거행할 때에 우리는 이미 일치의 삶을 약속하고 있는 “일치의 공동체”임을 고백합니다. 성체성사를 거행할 때에 교회는 희망을 가지라고 일러 줍니다. 그리스도와 하나가 됨으로써 교회는 새로운 인류를 탄생시키는 일에 참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이 굴복할”(1고린 15,28) 날을 기다리면서 하느님께서는 인류의 일치된 모습을 고대하십니다.

12. 일치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꽃입니다. 일치를 위하여 기도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자주 묵상해야 하겠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나에게 주신 이 사람들을 아버지의 이름으로 지켜 주십시오. 그리고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11). 본당 신부를 중심으로 한 교우들의 일치, 주교를 중심으로 한 교구민의 일치, 교황을 중심으로 한 하느님 백성의 일치는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유언에 남겨 주신 최고의 소망입니다.

나. 나눔의 생활

13. 교회는 미사에 모일 때마다 성체 신비의 극치인 사랑의 실천을 요구합니다. 전례헌장을 보면 성체 신비의 극치는 사랑을 나누는 데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제사는 자비의 성사요, 일치의 표징이요, 사랑의 끈”(47항)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구원 사업을 성취하시기 위하여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교회에 맡기시어 세상 종말까지 거행하도록 하셨습니다.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사랑이 없다”(요한 15,13) 하시며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구체화시키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체성사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 주시면서 서로 사랑을 나누는 모범을 보여 주십니다. 그분이 주시는 선물은 그분 자신이십니다. “우리가 선물로 받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 즉,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제 우리가 다른 이에게 반드시 선물로 주어야”(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 합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와 교회 밖에서 정의와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사랑의 나눔을 이룰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생명, 시간, 건강, 지식, 재질, 지위, 명예, 돈, 재산)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위하여 기쁘게 사용할 때에 비로소 나눔의 생활이 될 수 있습니다. 성체의 신비를 본받아 우리도 이웃에 봉사하고 불우한 이웃을 아낌없이 도와줌으로써 우리의 사랑을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3. 교회는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명에 참여합니다(마르 16.16).

가. 복음 전파와 구원의 공동체 건설

14. 교회의 사명은 복음 전파를 통하여 인류 공동체를 구원하는 데에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마르 16,16)는 지상 명령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주님의 생애와 사명,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 주님의 투쟁과 승리를 선포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입니다. 구원의 복음이 방방곡곡에 울려 퍼질 때 우리 모두는 한 백성으로서 증인이 되고 한 형제가 됩니다. 복음 전파를 통하여 구원의 공동체를 건설하라고 교회헌장은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성부께서 성자를 보내신 것처럼, 성자는 사도들을 보내시며(요한 20,21) 너희는 가서 만백성을 가르치고,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주며,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다 지키도록 가르치라(마태 28,18-20) 하셨습니다. 교회는 구원의 진리를 전하라는 그리스도의 이 장엄한 명령을 받았으니, 세상 끝까지 이 명령을 실천해야 합니다(사도 1,8). 교회는 복음을 전함으로써 청중을 신앙으로 이끌어 신앙을 고백하게 하며, 성세를 받도록 준비시키고 오류의 속박에서 해방시키고, 그들을 그리스도와 결합시켜, 그리스도를 사랑함으로써 성인이 되도록 길러 줍니다”(17항). 300년대를 향한 한국 교회도 바오로 사도와 함께 “내가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내게 앙화로다”(1고린 9,16) 하며 굳건한 자세로 꾸준히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힘차게 전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온 인류를 예수 그리스도와 하느님의 가족으로 만들며,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는 길이 될 것입니다.

나. 사제와 선교사의 양성

15. 말씀을 선포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말씀을 가르친 사제와 선교사를 양성하는 일입니다. 300년대에 들이선 한국 교회는 민족 복음화는 물론이요 인류의 복음화을 위하여 세계로 눈을 돌려 세계 교회의 한몫을 담당해야 할 막중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성소 육성의 의무는 모든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책임이며 완전한 그리스도교적 참 생활로써 발전하며, 우리 가정이 믿음과 사랑과 신심의 정신으로 살아, 마치 준비 신학교와 같이 될 때 성소 육성에 큰 기여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본당이 그 풍요한 생활에 우리 젊은이들을 참여시켜, 하느님의 부르심을 깨닫고 기꺼이 따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사제양성 교령 2항).

16. 성소자 계발과 육성은 우리의 가정과 교회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먼저 우리 가정은 믿음과 사랑, 신심 행위로써 “길이요, 진리요, 생명”(요한 14,6)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정 안에 현존케 하는 성가정을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우리 성직자, 수도자들 말씀 선포의 직무와 성사 집행의 직무를 통하여, 하느님 공경과 인간 성화를 도모하며 구원 사업에 헌신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겠습니다. “봉사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봉사를 하러 오신”(마르 10,45)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많은 사람을 얻기 위하여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신”(1고린 9,19) 바오로 사도의 삶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참되고, 진실되며, 헌신적인 사제와 수도자의 모습을 보신다면 하느님께서도 추수할 일꾼들을 더 많이 보내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간단 없이 추수 주인에게 일꾼을 많이 보내 주시도록 열심히 기도합시다.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주겠다”(요한 14,13)고 약속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믿고 열심히 기도합시다.

 

결문

17. 사랑하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1986년 1년 동안 “성체와 가정의 해”를 보내면서 성체에서 흘러나오는 힘으로 성가정의 모습을 갖추려고 노력하신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금년 “성체와 교회의 해”를 맞이하여 성체의 오묘한 신비를 통하여 우리 가정과 교회 공동체가 하느님의 뜻에 맞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인간의 출생으로 세상이 아름답게 꾸며지고, 인간의 재생으로 교회가 발전하여 희망과 사랑이 가득 찬 교회 공동체가 형성되도록 다함께 노력합시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우리에게 충만히 부어 주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개인과 가정과 교회 공동체에 풍부하시기를 빕니다.

1986년 11월 30일 대림 제1주일
한국 천주교 주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