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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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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교황 선출 기념 미사 주한 교황대사 메시지(2020년 3월 18일, 주교회의 경당)

주교회의 2020년 춘계 정기총회

교황 선출 기념 미사 주한 교황대사 메시지

(2020년 3월 18일, 주교회의 경당)


존경하는 추기경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대주교님과 주교님 여러분,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베드로좌 선출 7주년을 기념하여 하느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리는 이 성찬 거행을 마치며, 짧은 인사말을 전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초래한 공중 보건 비상사태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소수만 모여 이렇게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존경하는 형제 주교님 여러분께서 각자 전해 주시는 대로, 사랑하는 교황님을 향한 한국 교회 모든 가톨릭 신자의 자녀다운 공경이 이 ‘만찬의 자리’에도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저는 우선 주교회의 의장이신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님과 모든 회원 주교님께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의 이 어려운 시점에서도 여러분은 교황 성하를 향한 주교단의 사랑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가톨릭 교회 전체를 위한 교황님의 사목에 기도로써 지원하겠다는 다짐을 거듭 보여주었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 예수님의 이 말씀은, 그 어떤 풍랑이 있어도 주님께서는 당신 대리자를 통하여 현존하시고 활동하신다는 사실을 확신시켜 줍니다. 주님의 대리자는 사도적 용기로써, 모든 이, 특히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사목적 염려를 보여 주면서 교회를 안전한 선착장으로 이끄는 데에 온 힘을 기울입니다. 교회를 난파시키고 온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뜻을 드러내는 악의 세력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한지 절감하는 우리는, 물이 가득 들어찬 배 안에서 파도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제자들처럼 주님께 도우심을 청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그런데 주님께서는 우리를 확신시켜 주시며 우리에게도 당신을 믿으라고 당부하십니다.

사순 제2주일에 우리는 주님 변모의 신비를 묵상해 보았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았지만,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그들의 인성에 가려, 지금 본 것이 바로 하느님의 아드님의 구원 사명이 되리라는 것을, 그리고 그분께서 부활의 영광에 이르시려면 수난과 죽음을 겪으셔야 한다는 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이 세 제자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나약한 조건과 고통과 더불어 우리 모두를 데려 가고자 하십니다. 우리가 당신을 신뢰하도록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시려는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2020년 3월 8일 삼종기도에서 이 특별한 사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습니다. “우리는 그 타보르 산에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 눈으로 해처럼 빛나는 예수님의 얼굴을 뵌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도 구원의 말씀을 전해 받고 신앙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예수님을 만나뵙는 기쁨을 체험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7,7).”

이러한 확신을 가지고, 믿는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 신자들이 ‘우리가 환난을 겪을 때마다 우리를 위로해 주시는 모든 위로의 하느님’께 탄원의 기도를 드리도록 초대합시다(2코린 1,4-5 참조). 이렇게 할 때에, 우리는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으시고 선보다 악이 만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시는 주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다시 한번 굳게 다질 수 있습니다.

다 함께 영원한 목자이신 주님께 기도드립시다. “주님, 베드로를 반석으로 삼아 당신 교회를 세우셨으니, 주님의 끝없는 도움으로, 교황이 눈에 보이는 살아 있는 표징이 되고 진리와 사랑 안에서 당신 교회의 일치를 증진하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또한 주님, 저희에게도 주님과 친교를 누리고자 하는 강한 바람을 불러일으켜 주시고, 저희가 주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게 하여 주소서. 아멘.”

주한 교황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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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