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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4 11:10
2020-08-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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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20년 제94차 전교 주일 교황 담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0년 전교 주일 담화

(2020년 10월 18일)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 6,8)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온 교회가 마음을 모아 2019년 10월 특별 전교의 달을 지낼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난 특별 전교의 달을 계기로, “세례 받고 파견된 이들: 세상 안에서 선교하는 그리스도 교회”라는 그 주제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수많은 공동체들이 선교적 회심을 북돋을 수 있었음을 확신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초래한 고통과 도전이 올 한 해를 어지럽혔습니다. 그러나 이사야 예언자의 소명 이야기에서,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라고 한 그 말씀의 빛이 온 교회의 선교 여정을 비추어 줍니다. 이는 주님께서 “내가 누구를 보낼까?”(이사 6,8) 하고 질문하신 데에 대한 늘 새로운 응답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자비의 마음으로 건네시는 이 초대는 지금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 빠진 교회와 인류에게 도전 과제가 됩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예기치 못한 거센 돌풍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배에 타고 있으며, 모두 연약하고 길 잃은 사람들임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시급하고도 중요한 이때에 우리는 모두 함께 배를 저어 나가도록 부름받았으며 서로 위로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 배에 …… 우리 모두가 타고 있습니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마르 4,38) 하고 겁에 질려 한목소리로 외친 바로 그 제자들처럼, 우리도 각자의 생각대로가 아니라 함께할 때라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습니다”(성 베드로 광장에서의 묵상, 2020.3.27.). 우리는 참으로 겁먹고 길 잃었으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고통과 죽음은 인간의 나약함을 경험하게 해 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삶을 그리고 악에서의 해방을 얼마나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 상기시켜 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교로의 부르심, 곧 자신을 벗어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향하여 나아가라는 초대는 그 자체로 나눔, 봉사, 전구 기도를 위한 기회가 됩니다.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맡겨 주시는 사명은 두려워하며 갇혀 있는 나에게서 벗어나 자신을 선물로 내어 주면서 재발견되고 쇄신된 나로 옮겨 가게 해 줍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사명을 온전히 성취하신 십자가 희생을 통하여(요한 19,28-30 참조), 하느님께서는 당신 사랑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위한 것임을 보여 주십니다(요한 19,26-27 참조).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각자 기꺼이 파견되고자 하는 마음을 지닐 것을 요구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선교 활동에 나서는 사랑, 생명을 주고자 언제나 밖으로 나가는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아들 예수님을 보내 주셨습니다(요한 3,16 참조).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선교사이십니다. 그분의 위격과 활동은 전적으로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었습니다(요한 4,34; 6,38; 8,12-30; 히브 10,5-10 참조).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당신 사랑의 사명으로 우리를 이끄시고, 교회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당신의 영과 함께 우리를 제자로 삼으시어 전 세계 민족들에게 선교하도록 보내십니다.

 

“선교, 곧 ‘밖으로 나가는 교회’는 그저 하나의 계획도, 의지로 노력해서 실현해야 할 지향도 아닙니다. 교회를 자기 밖으로 나가게 해 주시는 분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복음 선포의 사명 안에서 여러분은 성령께서 밀어주시고 끌어 주시기에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그분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세상의 선교사가 된다는 것. 잔니 발렌테와의 대담」[Senza di Lui non possiamo fare nulla: Essere missionari oggi nel mondo. Una conversazione con Gianni Valente], 바티칸 출판사-성 바오로 출판사, 2019, 16-17면). 하느님께서는 늘 우리를 먼저 사랑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사랑으로 우리를 만나고 부르십니다. 우리 각자의 소명은 교회 안에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이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그 사랑 안에 한 가족이며 형제자매라는 사실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 모든 이가 지닌 인간 존엄은, 세례성사와 신앙의 자유를 통하여 당신 자녀가 되어 영원히 당신 마음에 드는 이들이 되라는 하느님 초대에 근거하는 것입니다.

 

무상으로 받은 선물인 생명 자체에는 자기 자신을 선물로 내어 주라는 초대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 씨앗은 세례 받은 이들 안에서 혼인이나 하느님 나라를 위한 동정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랑의 응답으로 꽃을 피울 것입니다. 인간 생명은 하느님의 사랑에서 탄생하고 사랑으로 자라나고 사랑을 추구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에서 제외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 예수님의 거룩한 십자가 희생을 통하여 죄와 죽음을 이기셨습니다(로마 8,31-39 참조). 하느님께서는 악과 심지어 죄의 도전에도 더욱 큰 사랑으로 응답하십니다(마태 5,38-48; 루카 22,33-34 참조). 파스카 신비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는 상처받은 우리 인간을 치유하고 온 우주에 흘러넘칩니다. 세상을 향한 하느님 사랑의 보편 성사인 교회는 역사 안에서 예수님의 사명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으며 우리를 모든 곳으로 파견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 증언과 복음 선포를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지속적으로 당신 사랑을 드러내 보이시며 이러한 방식으로 언제 어느 곳에서나 마음과 생각과 육신과 사회와 문화를 어루만져 변모시켜 주십니다.

 

선교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자유롭고 의식적인 응답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 교회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과 인격적인 사랑의 관계를 맺고 있을 때만, 이러한 부르심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자문해 봅시다. 우리 삶에 성령의 현존을 기쁘게 맞아들이고, 선교 부르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혼인한 부부나 축성된 사람들이나 성품 직무에 부름받은 사람으로서 각자의 생활 안에서 그리고 일상생활의 모든 사건 안에서 그러한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우리는 기꺼이 언제나 어느 곳으로 파견되어 자비로운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우리의 신앙을 증언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의 복음을 선포하며 교회를 건설함으로써 성령의 거룩한 생명을 나누고자 합니까?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같이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따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루카 1,38 참조) “주님,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 6,8 참조)라고 하느님께 응답하려면, 이처럼 열린 마음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응답은 관념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역사의 삶의 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오늘날 전 세계 감염증 확산의 시기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이해하는 것은 교회 사명의 도전 과제입니다. 질병, 고통, 두려움, 고립은 우리의 도전 과제입니다. 홀로 임종을 맞이하는 가난한 이들, 버려진 이들, 일자리와 수입을 잃어버린 이들, 노숙자와 식량이 부족한 이들은 우리의 도전 과제입니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집에 머물러야만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하느님과 맺는 공동체적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도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불신과 무관심을 증폭시키는 대신, 우리가 다른 이와 관계를 맺는 방식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도 안에서 우리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 움직여 주십니다. 이 기도를 통하여 우리는 모든 피조물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더욱더 깨닫게 되고, 존엄과 자유를 필요로 하는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더욱더 활짝 열려 있을 수 있습니다. 교회에 모여 성찬 전례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주일 미사를 드릴 수 없는 많은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또다시 하느님께서 하셨던 질문을 받습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하느님의 이 질문은 너그럽고 확신에 찬 대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 6,8). 하느님께서는 세상과 민족들에게 파견하실 수 있는 이들을 지속적으로 찾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고 악에서 해방시켜 주셨다는 사실을 증언할 수 있기를 하느님께서는 기대하십니다(마태 9,35-38; 루카 10,1-12 참조).

 

또한 전교 주일 거행은, 기도, 묵상, 여러분의 물질적 봉헌이 교회 안에서 예수님의 사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풍요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 사랑은 10월 셋째 주일 전례 거행에서 이루어지는 헌금으로 표현되며, 교황청 전교기구가 교황 명의로 수행하는 선교 활동을 지원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하여 필요한 전 세계 민족들과 교회들의 영적 물질적 요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됩니다.

 

지극히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복음화의 별이시고 근심하는 이의 위안이시며, 당신 아들 예수님의 선교 제자이시니, 언제나 저희를 위하여 전구해 주시고 저희를 도와주소서.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2020년 5월 31일

성령 강림 대축일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