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2020-10-13 11:00
2020-10-14 10:43
676
주교회의 2020년 추계 정기총회 주한 교황대사 말씀

주교회의 2020년 추계 정기총회
주한 교황대사 말씀

(20201013)

 

 

존경하는 추기경님과 주교회의 의장 대주교님,
친애하는 한국 교회의 주교님들과 아빠스 님,

이번 주교회의 정기총회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짧게나마 연설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주교님 한 분 한 분께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제게 허락하신 지난 6월 25일 알현에서, 여러분 교구의 신자들과 한반도 전역의 주민들에게 기꺼이 특별 강복을 내려 주시며, 이를 전해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또한 저는,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께서 협력자들과 보좌 주교님들, 교구 사제들과 수도 사제들, 수도자들과 평신도들에게 보여 주시는 사목적 배려에 대한 저의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확인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이자 대한민국 광복 75주년을 맞이한 지난 8월 15일, 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미사 때에 평양교구가 파티마의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봉헌되었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저는 이 상찬할 만한 계획에 성좌의 큰 감사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제가 그 기쁨의 때에 "회심을 위하여 그리고 생명과 화해와 형제애의 문화, 한반도의 영속적인 평화의 문화의 승리를 위하여" 기도할 수 있도록 초대해 주셨습니다. 친애하는 추기경님, 우리는 그날 이러한 지향으로 함께 기도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신뢰로 함께 기도하고 활동해 나갈 것입니다!

제가 이 총회에서 연설할 수 있게 친절히 초대해 주신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주교님께서는 이 총회 때에 주교회의 의장 재임 만료를 맞게 되십니다. 주교단의 마음도 같으리라 확신하며, 언제나 탁월한 헌신으로 이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 오신 대주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대주교님께서 6년간의 의장직을 통하여 사랑하는 한국 교회를 위하여 아낌없이 뿌리신 그 씨앗들이 풍성한 열매를 맺으리라 믿습니다.

친애하는 모든 형제 주교님 여러분, 곧 교구장 주교님과 보좌 주교님 그리고 아빠스 님께도 마찬가지로 인사드립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이 교황 사절이 고유한 책무를 수행해 나가는 데에 여러분께서 정성껏 협력해 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사무총장 신부님께 진심 어린 인사를 드립니다. 신중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울러 주교회의에 새로 부임하신 사무국장 신부님께도 환영의 인사를 전합니다.

앞서 언급한 교황님 알현에서 저는, 한국 주교님들께서 베드로의 후계자를 향해 키워 오신 깊은 존경과 확고한 충절은 물론, 여러분 사목에 맡겨진 신자들의 자녀다운 효심도 다시금 교황님께 전해 드렸습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이 풍성한 대화에서 한국 교회와 사회의 삶은 물론 남북한 관계의 힘든 상황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하셨습니다.

교황님의 가르침에 비추어 저는 주교님들께서 숙고하실 만한 세 가지 주제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1. 인간 생명 보호를 위한 한국 천주교회의 역할

아시다시피, 사랑하는 이 나라의 대통령께서는 지난 8월 20일에 가톨릭 교회의 고위 성직자들을 초청하여 청와대에서 만남을 가졌습니다. 대통령께서 한국 천주교회에 보낸 찬사와 한국 정부를 대신하여 전한 감사를 기쁘게 다시 떠올려 봅니다. 이는 한국 천주교회가 방역 지침의 충실한 준수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싸움에 효과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데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이 중요한 만남에서 찬사의 말은 새겨듣는 한편, 낙태 금지법의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리며 특별한 경우만 예외로 둔 대법원의 결정에 관하여 현 행정부가 입장 공표를 하지 않은 사실에 대하여 지역 주교단 전체의 이름으로 깊은 유감을 밝혀야 할 의무감도 가지셨음이 분명합니다. 여러분께서는 국가가 생명을 보호할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조하셨습니다. 교회 교도권의 타협할 수 없는 원칙에 바탕을 둔 주교님 여러분의 분명한 입장 표명에 저는 성좌의 지지를 전하며, 여러분께서 최근 발표하신 문서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 문서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임신에서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재천명하고,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임신 중절을 법제화하려는 규범에 대한 반대를 재확인합니다. 주교님 여러분께서는 총 일곱 항으로 이루어진 이 문서를 통하여, 임신을 유지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에게 확실한 혜택을 주고, 아기를 입양 보내는 어머니에게 익명성을 보장하며, 낙태로 말미암은 중대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영향에 관하여 적절한 정보를 주는 상담 센터를 설립하는 법률 제정을 관할 당국에 제안하십니다. 가톨릭 교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한국 사회의 참다운 발전을 위하여 바라마지 않던 유익이 실현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훌륭한 노력을 기울이시는 위원장 주교님과 위원들께 격려를 전합니다.

 

2. 코로나19가 야기한 위기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역할

불행히도, 현재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전반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최근 수요 일반 알현 교리 교육에서 이 시급한 보건 위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계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우리는 이 위기에서 더 잘 벗어나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모든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바이러스는 "엄청난 불평등과 차별을 찾아내어 이를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계속해서 교황님께서는 백신 분배에서 '가장 부유한 이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십니다. 또한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강조하십니다. "감염병 확산에 대한 대응은 이중으로 전개되어야 합니다. 곧, 전 세계를 무릎 꿇게 만들고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법을 찾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불의, 기회의 불평등, 소외, 가장 약한 이들에 대한 보호 결여와 같은 커다란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것입니다"(일반 알현, 2020.8.19.).

한국 천주교회는 즉시 최일선에서, 이 걱정스러운 상황이 제기하는 도전들에 맞서 싸워 왔습니다. 또한 연대와 형제애의 몸짓들을 통하여 가장 약한 이들에게 응급 지원을 하고자 탁월한 방식으로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백신 연구와 보급에서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미래 상황을 고려하여, 특히 빈곤층을 생각하여, 가톨릭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거듭 강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은 하나의 정치적 선택이 아닙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은 이념적 선택도 정당의 선택도 아니라, 복음의 핵심인 것입니다"(일반 알현, 2020.8.19.).

전 세계 교회는 인도주의적 사명으로 부름받고 있는 동시에, 사목 활동의 재정비라는 도전 과제를 직시하도록 부름받고 있습니다. 현대의 원격통신 수단들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전례들로, 가톨릭 신자들은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신자들은 교회 공동체에서 벗어나 더욱 자율적인 신앙 생활을 영위하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공동합의성의 정신을 여러 차례 권고하셨습니다. 이 공동합의성의 정신을 심화시키며 모든 본당 사목구와 평신도 연합회를 참여시킬 때에, 성령의 빛으로 주교님들과 본당 사목구 주임 사제들은 신자들이 교회 생활에 참여하고 물리적으로도 교회 공동체의 품 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새로운 방책들을 함께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바른 방향 제시가 시급히 필요한 또 다른 위기는 인간의 무분별과 탐욕이 야기한 피조물 훼손에 관한 것입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지난 9월 16일 일반 알현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우리 공동의 집, 곧 지구와 모든 피조물을 향해서도 이러한 돌봄이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모든 생명체는 상호 연관되어 있고, 우리의 건강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돌보도록 맡기신 생태계의 건강에 달려 있습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ì)와 교황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Querida Amazonia)과 단행본 「우리 어머니인 지구」(Nostra Madre Terra)에는 생태적 도전과 피조물 보전에 관한 교황 성하의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가 교황님의 가르침들을 제시하려면, 모든 주교님의 지속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3.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 증진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기여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10월 3일에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무덤에서 세 번째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에 서명하셨습니다. 이 회칙 제목인 ‘모든 형제들’은 이 움브리아 성인의 피조물의 찬가(Cantico delle Creature)에서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 「신앙의 빛」(Lumen Fidei, 2013)과 「찬미받으소서」(2015)에 이어, 이 새 회칙은 인류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를 핵심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인류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는 "모든 이의 아버지이시고 평화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에 대한 믿음에서 생겨납니다"(2019년 아부다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열린 기내 기자 회견). 교황 성하께서는 이 회칙 제8장에서 세상 안에 형제애를 강화하기 위한 종교들의 역할을 강조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공개 토론에서 권세가들과 학자들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친 경험과 지혜가 쌓인 종교적 배경에서 우러나오는 성찰을 위한 자리도 있어야 합니다."

이 새 회칙에서 교황 성하께서는 다시 한번 강조하십니다. "교회는 지원이나 교육 활동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발전과 보편 형제애의 증진을 위하여 노력하는 공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이 새 회칙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데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이고, 이전 회칙들과 마찬가지로, 신자들의 양심 교육에 헌신하여 신자들이 인류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인류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의 가치는 피조물에 대한 존중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교도권의 핵심 가치를 이룹니다.

2021년은 한국 사제들의 수호자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해입니다. 한국의 목자들이 우리 시대에 필요한 그리스도 신앙을 증거할 수 있도록, 성인께서 천국에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사목적 문화적 계획들이, 신앙의 쇄신 그리고 언제나 더욱 진정한 신앙 실천의 쇄신으로 이어지기를 기도드립니다. 한국 교회의 주보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어머니다운 전구에 이번 정기총회의 작업을 맡겨 드리며, 주님께서 여러분을 강복하시고 이끌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진심 어린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주한 교황대사
+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