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2020-11-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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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 학술 심포지엄 사후 보도자료
보도자료
  • 배포일 : 2020-11-3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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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 실무 담당 이정숙 ☎ 02-460-7675

  • 배    포 :

    미디어부 홍보팀 김은영 ☎ 02-460-7686 media@cbc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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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포 :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 실무 담당 이정숙 ☎ 02-460-7675
문   의 :  미디어부 홍보팀 김은영 ☎ 02-460-7686 media@cbck.kr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 학술 심포지엄 사후 보도자료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는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 학술 심포지엄을 2020년 11월 27일(금) 오전 10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가졌다. 주교회의 법인인 (사)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과 교황청 도서관 및 문서고의 협력을 받아 2019년 1월부터 추진된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의 2년간의 성과를 한국 교회와 사회에 소개하고 공유하는 자리였다. 제1‧2주제는 한국 관련 바티칸 도서관 소장 문서 연구, 제3‧4주제는 해방 직후 한국-교황청 관계사 연구 발표로 기획되었다. 심포지엄 현장에는 발표자들과 사업 관계자 등 20명만 참석했다.

2019년 당시 주교회의 의장으로서 사업의 기초를 닦은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는 기조 강연에서 “역사를 아는 것은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로 나아가는 힘”이라는 바티칸 도서관 총책임자 조제 톨렌티누 멘돈사 추기경의 말을 빌려, “바티칸 도서관 사료의 디지털화와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은 바티칸 도서관과 사도문서고(비밀문서고)를 인류 문화유산의 보물창고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작업”이라며 사업 관계자들과 연구자들을 격려했다.

1주제 교황청 도서관 필사본실 소장 한국 천주교회 문서의 실체에 대한 연구 발표자 서종태 박사(새남터 한국교회사아카데미)는 문서의 작성 배경과 성격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가로 약 1,700㎝×세로 39.5㎝의 두루마리 한지 문서에는 제7대 조선대목구장 블랑 주교와 선교 사제 4명, 그리고 서울 회장(평신도 대표)과 남녀 신자 1,252명의 성(姓)·세례명·서명이 기재되어 있다.

서 박사는 블랑 주교와 선교사들의 명단에 근거해 작성 시기를 1887년~1890년 사이, 성격은 교황청에 보낸 청원서의 첨부 자료로 추정했다. 그는 당시의 한국 교회 최대 현안이 종현(현 명동) 지역의 토지 소유권 분쟁이었고 주한 프랑스 공사 콜랭 드 프랑시(1888년 부임)가 교회와 정부의 갈등 해결에 기여했음에 주목하며,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소장 문서와 교황청 소장 문서 발굴을 통해 블랑 주교가 교황청에 콜랭 드 프랑시에 대한 훈장 수여를 청원했고 1890년에 훈장이 수여되었음을 확인했다. 이렇게 볼 때 이 문서는 블랑 주교가 교황청 포교성성(현 인류복음화성) 장관에게 보낸 훈장 수여 청원 서한의 첨부 자료라는 것이 서 박사의 결론이다. 청중들은 당대의 교회 조직에 대한 정보를 담은 이 문서에 대한 내용 분석은 물론, 동시대의 라틴어 문서들과 대조하는 작업도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바티칸 도서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한국 천주교회 문서. 작성 시기는 1880년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2주제 바티칸 도서관의 한국 관련 자료 분석 발표자 김동수 신부(의정부교구 사무국장 겸 사법대리)는 바티칸 도서관의 한국 관련 자료 전수조사 작업 현황과 발굴 자료들의 성격을 소개했다. 2019년 로마 체류 연구원들의 연구에 따르면 바티칸 도서관 소장 도서자료 중 한국 관련 도서자료는 총 894권으로 조사되었다. 자료의 유형은 지도 및 지리학 서적과 그 외 일반도서 자료 등 2종으로 분류될 수 있다.

유럽에서 발행된 지도와 지리학 서적들은 조선에 대한 명칭과 지리학적 인식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예컨대 1500년대의 아시아 지도 Asiae nova descriptio에서는 한국을 섬(Insula Corÿ)으로 표기했으며, 1683년판 지리학 서적 Introductio in universam geographiam...에는 한국을 Corea, Caoli로 부르며 반도로 명시한 것을 볼 수 있다. 일반도서 자료에서도 아시아 파견 선교사들이 본부에 보낸 서간, 세계 선교 현황 보고서, 역사·지리학 도서 등을 통해 한국 가톨릭의 역사와 서양인들이 수집한 조선의 지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김 신부는 이 기록물들이 “당시 서양에서 한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보았는지 연구 자료로 충분할 것”이라면서,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을 통해 한국 교회가 한국사 연구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를 희망했다.

3주제 주한 초대 교황사절로서 패트릭 번 주교의 외교 활동과 선교 사명 발표자 김대섭 신부(청주교구 용암동본당 주임)는 교황청 순시자로서 한국-교황청 외교의 초석이 된 메리놀외방전교회 선교사 패트릭 번 주교(1888-1950년)에 관한 기록물 분석을 통해, 그의 선교 열정과 신앙이 외교관으로서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이어졌다고 보았다.

1947년 교황청은 한국에 자주 독립된 정부가 없었음에도 번 신부를 교황청 순시자로 파견했다. 김구 선생은 “교황청에서 조선 독립을 승인하는 제일로 사절을 파견하신 것은 우리 민족의 무상한 영광”(경향잡지 1947년 11월호 인용)이라며 그를 환영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독립 정부 수립이 선포되자 교황청은 그에게 대한민국의 독립 승인 문서를 발표하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독립을 가장 먼저 승인한 국가가 되었다. 1949년 교황청 포교성성은 번 신부를 주교품에 올리며 주한 교황사절로 정식 임명했다. 이는 한국과 교황청의 정식 외교관계 수립을 선포하는 결정이었다. 조선과 일본 선교 경험으로 동아시아 정세에 밝았던 번 주교는 한국의 위험한 상황을 알면서도 한국을 떠나지 않았으며,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후에도 서울을 지키다가 7월 11일 공산군에게 피랍된 뒤 순교했다. 김 신부는 “아직 판독되지 않은 번 주교의 서한과 기록이 많기 때문에 후속 연구가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4주제 냉전시대 교황청과 가톨릭 교회의 반공주의와 민주주의 확산을 위한 정치 활동’ 발표자 황소희 선생(연세대학교 정치학과 박사과정)은 미국 메리놀외방전교회 본부 문서고에 소장된 번 주교의 1947-1948년 서간집 분석을 통해 교황청이 반공 의지를 갖고 국제기구와 국제 가톨릭 네트워크를 동원해 대한민국 정부 승인을 추진한 과정을 분석했다.

그는 “공식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에 교황청이 순시자를 파견한 것은 한국을 공산화로부터 지키고 민주주의에 입각한 정부를 세울 수 있게 돕겠다는 신호”였다며, 서간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의 외교적 승인을 성사시키려 노력한 번 주교의 기록들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교황청은 초국경 비국가 행위자(INGO, 또는 국제비정부기구)로서 힘의 논리가 아닌 국제기구와 가톨릭 국제 네트워크 동원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정당성을 인정받도록 지원했다는 것이다.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은 교황청 도서관, 사도문서고(비밀문서고), 국무원 제2문서고(외교문서고) 및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 등 교황청 내 한국 관련 문서보관기관이 보유한 한국 관련 사료를 발굴, 정리, 보존, 연구하는 사업이다.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바티칸 시국 공식 방문을 기념하여, 한국과 바티칸 시국이 맺어 온 관계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2023년 한국-바티칸 시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고자 추진하게 되었다. 2019년 3월 양측 실무진이 바티칸 도서관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두 차례 만나 실무 회의와 문서고 현장방문을 함으로써 사업이 착수되었다. 같은 해 9월 바티칸 도서관 대외협력국장 루이지나 오를란디 박사가 주교회의를 방문해 실무자 회의를 했고, 10월에 당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바티칸 도서관 총책임자 조제 톨렌티누 멘돈사 추기경이 로마에서 MOU 협약을 체결했다. 사업은 2019년부터 한국-바티칸 수교 60주년인 2023년까지 5년간 진행될 계획이다.

▲바티칸 도서관 대외협력국장 루이지나 오를란디 박사(왼쪽)가 2019년 3월 29일
당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의 안내를 받아 주교회의 문서고의 자료들을 열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