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2021-04-16 19:00
2021-04-1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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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슬람력 1442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2021년(이슬람력 1442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희망의 증인들인 무슬림과 그리스도인 

친애하는 무슬림 형제자매 여러분,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거룩한 축복과 영적 성장으로 충만해지는 한 달을 기원하는 형제적 인사를 여러분께 전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기도와 자선과 다른 경건한 실천들과 더불어 단식은, 우리가 우리의 창조주 하느님께 그리고 우리와 함께 살며 일하는 모든 이에게 더욱 가까워지게 해 주고, 형제애의 길을 계속해서 함께 걸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이어지는 고통과 불안과 슬픔의 시기에, 특히 봉쇄 조치 기간에, 우리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형제적 연대를 표현하고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고, 응원과 위로를 담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기도해 주고, 의약품이나 식품 구매를 도와주며, 조언해 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을 때 우리 곁에 언제나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특히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합니다. 곧, 하느님의 자비, 용서, 섭리 그리고 다른 영적 물질적 은총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우리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희망입니다. 그렇기에 지금이 이 희망의 덕에 관한 몇 가지 성찰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기에 적절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희망은 분명 낙관주의를 포함하면서도 그것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낙관주의는 인간적 태도이지만, 희망은 종교적인 그 무엇인가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당신의 섭리를 통해서 우리를 보살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를 당신만의 신비로운 방식으로 행하시므로, 우리가 언제나 이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부모님의 애정 어린 보살핌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아직은 그러한 보살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자녀와 같습니다.

희망은, 우리가 겪는 모든 문제와 시련에 그 어떤 의미와 가치와 목적이 있다는 우리의 믿음에서 생겨납니다. 그러한 문제와 시련이 왜 일어났는지 이해하거나, 이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더라도 말입니다. 

또한 희망에는 모든 이의 마음에 선함이 존재한다는 확신이 따릅니다. 어렵거나 절망적인 상황에서 도움은 그리고 그 도움이 전하는 희망은 대부분 우리가 예상조차 못 한 이들에게서 옵니다.

그래서 여러 형태로 표현되는 인간의 형제애는 모든 이, 특히 온갖 어려움에 놓인 이들을 위한 희망의 원천이 됩니다. 자연재해나, 분쟁과 전쟁과 같은 인간이 자초한 재해의 상황에서 믿는 이들 그리고 어떤 종교에도 속하지 않지만 선의를 지닌 이들이 보여 준 신속한 응답과 너그러운 연대에 우리의 창조주 하느님과 모든 형제자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이러한 모든 이들과 그들의 선함은 믿는 이들인 우리에게 형제애 정신이 보편적이라는 것 그리고 민족적, 종교적, 사회적, 경제적인 모든 경계를 초월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 줍니다. 우리는 이 형제애의 정신을 받아들여, 하느님을 닮아 갑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이 창조한 인류와 다른 모든 피조물과 온 세상을 자애롭게 바라보는 분이십니다. 그렇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따르면, 우리 ‘공동의 집’인 이 지구에 대한 우리의 돌봄과 관심이 점점 깊어지는 것은 희망의 또 다른 표징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희망을 꺾는 적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 사랑과 보살핌에 대한 믿음 부족, 우리 형제자매에 대한 신뢰 상실, 비관주의, 절망과 그리고 그에 반대되는 터무니없는 자만, 자신의 부정적인 경험에서 생겨난 부당한 일반화 등이 그 적들입니다. 이러한 위험한 사고와 태도와 반응들에 효과적으로 맞서 하느님에 대한 희망 그리고 우리의 모든 형제자매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다져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최근 발표하신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에서 희망에 대해서 거듭 언급하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모든 이를 새로운 희망으로 초대합니다. 희망은 ‘우리에게 삶의 구체적 상황과 역사 조건과 무관하게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 뿌리내린 실재에 대하여 말합니다. 희망은 우리에게 갈증, 갈망, 충만에 대한 열망, 성취된 삶에 대한 열망에 관하여 말합니다. 또한 위대한 것을 이루려는 열망, 우리 마음을 채워 진선미, 정의, 사랑처럼 위대한 것들을 향하여 정신을 들어 높이는 것을 이루려는 열망에 대하여 말합니다. …… 삶을 더 아름답고 품위 있게 해 주는 위대한 이상에 열려 있도록 합니다(사목 헌장 1항 참조). 희망을 품고 우리와 함께 걸어갑시다”(55항).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무슬림들은, 현재의 삶과 앞으로 다가올 삶을 위한 희망을 전달하고, 특히 어려움과 절망 속에 있는 모든 이를 위하여 이러한 희망을 증거하며 되찾고 키워가는 이가 되라고 부름받습니다. 

영적 형제애의 징표로 기도할 것을 약속드리며, 평화롭고 풍성한 라마단과 기쁜 파재절이 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바티칸에서 
2021년 3월 29일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추기경
사무총장 인두닐 자나카라타나 코디투와꾸 칸카남라게 몬시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