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체대회
2010-10-18 00:00
2020-09-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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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차 세계 성체 대회] 배경과 주제

제50차 세계 성체 대회
2012년, 아일랜드 더블린


배경과 주제


제50차 세계 성체 대회의 배경

제50차 세계 성체 대회가 201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릴 예정이다. 2012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개막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의 가르침을 쇄신하고 심화한, 또 자신을 그리스도의 몸이며 하느님 백성으로 여기는 교회의 자기 이해를 쇄신하고 심화한 중대한 사건이었다.

따라서 2012년 세계 성체 대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50주년을 기념하고 공의회 문헌들에 담긴 성체성사에 관한 가르침을 대회의 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세계 성체 대회는 단절의 해석이 아닌 쇄신의 해석이라는 차원에서 공의회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데 더욱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성찬례에서 우리는 주님을 만나는 인격적 행위로 초대된다. 이 만남이 새로운 관계를 맺는 길을 열어, 성찬례는 특별한 사회적 사명을 지니게 된다. 성체는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요한 6,51 참조). 성체는 세상의 생명을 위하여 나누는 빵이고 세상에 봉헌된 신비다. 성체는 진리의 양식이다. 세계 성체 대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중요 주제인 교회와 세상의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 제안

교황 성하께서 고려해 주시도록 제안하고자 하는 주제는 “성체성사: 그리스도와 더불어 또 우리 사이에 이루는 친교”(Communio cum Christo ac inter nos)이다. 이 주제는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인류의 빛」에 근거한다. “성찬의 빵을 나누어 먹으며 실제로 주님의 몸을 모시는 우리는 주님과 더불어 또 우리 사이에 친교를 이루도록 들어 높여진다.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이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1코린 10,17). 이렇게 우리는 모두 그 몸의 지체가 되며 ‘서로서로 지체가 된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Lumen Gentium], 7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론은 친교의 교회론이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이에 관하여 1990년 교황청에 하신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다. “친교(코이노니아)는 교회의 본질 자체와 그 모든 표현으로 드러나는 차원입니다. 여기에는 신앙 고백, 실천 증언, 교리 전수, 조직 간의 연대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이 친교를 강조하여, 이를 공의회 문헌에 영감을 주는 생각과 중심축으로 삼은 것은 합당한 일입니다. 이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모든 신자들과 이루시는 하느님의 삼위일체 친교와 관련됩니다. 이 친교는 신자들 사이에 이루는 친교 안에 반영되어 신자들을 가시적이고 사회적인 본질적 차원을 지닌 …… 한 백성으로 모읍니다. 이처럼 교회는 신앙과 성사들과 교계 질서로 세워진 사랑의 보편적 유대로 드러나고(교회 헌장 23항 참조), 그 안에서 목자들과 신자들은 개인이든 공동체든 은총의 원천에서 자라나고 진리와 사랑의 성령이신 주님의 성령께 순종하는 것입니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청에 한 연설, 1990.12.20., 『사도좌 관보』[Acta Apostolicae Sedis: AAS] 83, 1991, 742).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

세계 성체 대회의 취지는 “교회 생활과 세상의 생명을 위한(pro mundi vita) 교회 사명에서 성체성사가 차지하는 중심 자리”(정관, 16조)를 분명히 드러내려는 것이다. 친교의 교회론은 교회와 성체성사 사이에 중요한 관계를 맺어 준다. 교회는 친교이고 성찬에서 생명을 얻는다(요한 바오로 2세, 회칙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Ecclesia de Eucharistia] 참조). 이 친교는 예수님의 참 현존만이 아니라, 많든 적든,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씀과 생명의 빵을 나누는 식탁”(요한 바오로 2세, 「주님의 날」[Dies Domini], 36항)에 모여 그들의 삶을 이루는 성찬례 안에서 참으로 예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이들의 현존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많은 사회적 형태의 공동체가 와해되어 가는 세상에서, 교회는 친교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자기 사명의 근본 요소로 여러 유형의 공동체를 제안하고 세우고 뒷받침할 임무도 지니고 있다. “매주 하느님의 자녀들인 그리스도인들을 말씀과 생명의 빵의 식탁으로 불러 모으는 주일 미사는 흩어짐을 막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책이기도 합니다. 주일 미사는 끊임없이 친교를 선포하고 교육하는 특별한 자리입니다. 바로 성체의 나눔을 통하여 주님의 날교회의 날이 되기도 합니다. 바로 이날 교회는 일치의 성사인 자기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교서 「새 천년기」[Novo Millennio Ineunte], 36항; 참조: 43-45항).

“성체성사: 그리스도와 더불어 또 우리 사이에 이루는 친교”라는 주제가 성체성사를 예수 그리스도와 맺는 참된 인격적 친교로 더욱 풍부하게 이해하고 교회를 본질적으로 성찬의 공동체로 새롭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 주제의 다양한 전개

이 주제는 여러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할 수 있고 이를 통하여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성체성사의 중심성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주제는 다음과 같이 전개할 수 있다.

그리스도와 이루는 친교: 하느님께서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이루시는 생명과 사랑의 친교가 되신다. 하느님의 섭리로, 성자께서 우리를 친교로 부르시고, 성령의 활동으로 그 초대가 지속되어, 우리는 끊임없이 이 사랑의 친교로 인도된다. 우리를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되게 하는 세례성사는 “성체성사로 가는 문을 열어 주어”(『가톨릭 교회 교리서』[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 1244항) 우리의 그리스도교 입문을 완성시키고 우리를 그리스도와 이루는 친교로 이끈다(교회 헌장 7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의 선교 활동에 관한 교령 「만민에게」[Ad Gentes], 39항 참조).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를 초대하시어 당신 사랑의 표시로 성찬례에 참여하게 하신다. 우리가 복음에서 듣는 것은 바로 예수님의 말씀이다. 우리가 받아 모시는 것은 바로 그분의 몸과 피다. 우리는 바로 그분의 이름으로 파견된다.

우리 사이에 이루는 친교: 우리는 세례성사 안에서 생명의 친교로 인도된다. 그 친교는 성체성사로 양분을 얻고 강화된다(교회 헌장 7항;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 24항; 『사랑의 성사』[Sacramentum Caritatis], 15.76항; 화해 감사 기도 제1양식 참조). 우리는 그저 개인 자격으로 주님의 식탁에 초대받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함께 모여 앉아 주님 말씀을 듣는다. 우리는 ‘같은 빵을 먹는다.’ 우리도 첫 제자들처럼 혼자가 아니라 함께 파견된다.

성체성사와 사제: 성찬례는 사제 직무의 핵심이고 바로 이 성찬례를 통하여 사제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고 다른 사람들을 이 친교로 이끈다”(선교 교령 39항). 교회의 선교 활동은 날마다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함으로써 친교를 확장하는 것이다.

성체성사와 그리스도교 혼인: 혼인성사는 교회를 위하여 희생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시적으로 보여 주는 효과적인 표징이다. 성찬례 참여는 그리스도인의 혼인을 풍요롭게 해 주는 동시에 그리스도인의 충실한 혼인 생활은 성찬례 참여를 풍요롭게 해 준다. 혼인은 성찬례처럼 자신의 전부를 온전히 내어 주는 몸의 언어를 사용하는 삶의 친교이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 「가정 공동체」[Familiaris Consortio], 11.13항 참조). 혼인은 다른 성사들처럼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도록 받은 것이고 성찬례에서 힘을 얻는다.

수도 생활: 수도자는 “많은 신자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살았던 초대 교회를 본받아(사도 4,32 참조), 복음의 가르침과 거룩한 전례 특히 성찬례로 힘을 얻고 똑같은 정신으로 친교”(제2차 바티칸 공의회, 수도 생활의 쇄신에 관한 교령 「완전한 사랑」, 15항)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부름 받았다.

성체성사와 화해: 인간의 죄는 “우리가 세례성사를 통하여 들어간 교회의 친교에 해가 된다”(「사랑의 성사」, 20항). “고해성사를 보는 신자들은 하느님께 끼친 모욕에 대하여 그분의 자비로 용서를 받으며, 또한 동시에 범죄로 상처를 입혔던 교회, 사랑과 모범과 기도로써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노력하는 교회와 화해를 한다”(교회 헌장 11항). 사죄경은 참회자에게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당신 아드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세상을 당신과 화해하게 해 주신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그리스도인 연대: 친교의 관점에서 성찬례는 그리스도인 연대의 효과적인 표징으로 올바른 참여를 촉진한다. 연대는 다른 이들을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동등하게 초대해 주신 생명의 잔칫상에 우리와 똑같이 참여하는”(요한 바오로 2세, 「사회적 관심」[Solicitudo Rei Socialis], 39항) 이웃으로 여긴다. 이 주제로 우리는 성찬례가 어떻게 ‘재화의 보편 목적’, ‘참여의 권리’, ‘자본에 대한 노동의 우위성’, ‘가난한 이들을 향한 우선적 사랑’과 같은 가톨릭 사회 교리의 핵심 원리를 뒷받침하는지를 탐구해 볼 수 있다.

고통의 세계: 예수님의 치유 봉사는 질병으로 소외된 이들을 다시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게 해 주는 활동이다. 이것은 사회적 사목적 차원에서 교회의 과제로 남아 있다. “고통의 세계는 ‘산재’하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 소통과 연대라는 단일한 요청을 내포하고 있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교서 「구원에 이르는 고통」[Salvifici Doloris], 8항).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노년의 좋지 못한 건강이나 노쇠함 때문에 성찬례 거행에 직접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 그들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해서도 그들이 친교에서 소외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친교와 교회 일치: 주님 몸의 식탁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이루는 친교는, “올바로 세례를 받고, 비록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가톨릭 교회와 친교를 이루고 있는”(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Unitatis Redintegratio], 3항) 이들과 온전한 친교를 모색하여야 할 우리의 책임을 모른다면 올바르게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이 세상을 떠난 신자들: 성체성사는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난 신자들과 이루는 친교의 효과적인 표징이다(「사랑의 성사」, 32항 참조). 세상을 떠난 신자들은 단지 죽은 이들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처럼”(1테살 4,13) 슬퍼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성체를 먹고 살았으므로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장).

성인들의 통공: 성찬례는 “미래 영광의 보증”(제2차 바티칸 공의회,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 47항)으로. 이를 통하여 우리는 이미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고 성인들과 통공을 이루어 장차 그들과 천상 잔치에 함께 할 것이다(「사랑의 성사」, 31항). 성찬례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기념제이다. 그러기에 성찬례는 그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의 궁극 목적을 바라보는 것이다. 현대에 성인 공경이 감소하고 있다면, 이는 어느 정도 모든 인간 삶이 지향하는 궁극 목적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더블린 대교구
디어미드 마틴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