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체대회
2020-01-16 00:00
2020-09-1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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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성체대회 준비와 개최를 위한 제안(2)

2. 오늘날 교회의 성체 대회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지향한 쇄신에 따라, “미사 밖에서 하는 영성체와 성체 신비 공경 예식”(De sacra communione et cultu mysterii eucharistici extra Missam)은 다음과 같이 성체 대회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한다. “성체 공경의 매우 특별한 표현으로 현대에 와서 교회 안에 도입된 성체 대회는 하나의 ‘집회’(statio)이다. (곧, 헌신과 기도가 모이는 정거장이다. -이탈리아어 예식서) …… 성체 신비의 어떤 주제에 대하여 다 함께 깊이 깨닫고, 사랑과 일치의 유대 안에서 성체 신비를 공적으로 공경한다”(109항).

2.1. 문화적 차원

‘성체 신심’은 오늘날 성찬례를 거행하는 신자들의 자세를 가리킨다. 성체성사는 세상이 생명을 얻도록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파스카 성사로서 신자들 삶의 중심이다. “신자들이 제대의 거룩한 희생 제사에 더욱 의식적이고 능동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참여하는 것”(요한 바오로 2세, 회칙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Ecclesia de Eucharistia], 10항)과 더불어, 그 거행에서 흘러나오는 성체성사의 또 다른 측면인 조배, 관상, 신비 교육, 세례 받은 이들의 영적 예배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성체성사는 너무도 큰 은총이어서 모호성이나 평가 절하를 용납하지 않기”(「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 10항; 참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교서 「주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Mane Nobiscum Domine], 14항)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사 밖에서 하는 영성체와 성체 신비 공경 예식」은 성체 대회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미 다음과 같은 것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거룩한 전례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하느님 말씀을 경건하게 듣고, 공동체의 형제애를 키우도록 해야 한다.
- 성체에 대한 집중적인 교리 교육, 특히 교회 안에 살아 계시고 활동하시는 그리스도의 신비에 관한 교리 교육, 이는 다양한 신자 집단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111항).

성체 대회의 개최 방식과 관련하여, 「미사 밖에서 하는 영성체와 성체 신비 공경 예식」은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히고 있다.

- “성찬례 거행은 참으로 모든 신심 활동의 중심이고 절정이어야 한다.
- 하느님 말씀의 전례 거행, 교리 교육, 공개 토론은 제시된 주제를 깊이 탐구하고 실현하는 실천 방향을 더욱 분명히 제시하여야 한다.
- 성체 신심 행사에 알맞은 성당들을 지정해서 현시된 성체 앞에서 공동 기도나 긴 성체 조배를 할 수 있는 알맞은 기회를 마련하여야 한다”(112항).

따라서 성체 대회의 준비 여정과 개최의 중심은 성찬례 거행이고, 전통적으로 이 대회의 특징인 모든 공경 예식(미사 밖에서 하는 성체 공경, 성체 행렬 등)은 성찬례 거행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2.2. 사회적 차원

‘사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다스림’이라는 말의 의미는 오늘날 이른바 성체성사의 ‘사회적 차원’과 이 성사의 효과적인 거행에서 생겨나는 사회 윤리를 아우른다. 세상의 생명을 위하여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몸은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위하여 일하라는 초대이다.

이러한 호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봄베이와 보고타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세계 성체 대회에서 훌륭하게 표현되었다.

바오로 6세가 제39차 세계 성체 대회에서 콜롬비아 농민들에게 한 다음의 말씀은 잘 알려져 있다. “성체성사는 보이지 않지만 주님의 살아 계신 참 현존을 우리에게 제시해 줍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성사입니다. 여러분은 우리 가운데 계신 주님의 거룩한 모상으로, 사람이시고 하느님이신 그분의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 줍니다. …… 교회의 모든 전통은 가난한 이들을 그리스도의 성사로 인정합니다. 성찬의 실재와 똑같다는 것은 물론 아니고, 성찬의 실재와 유비적으로 또 신비적으로 완전히 일치한다는 말입니다”(1968년 8월 23일 미사 강론).

바오로 6세는 또한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셨습니다(에페 5,2 참조). 우리도 그분을 본받아야 합니다. 바로 십자가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인간답고 그리스도인다운 모범으로 살아가는 새 사회를 건설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희생해서까지 사랑하여야 합니다”(1968년 8월 23일 성체 행렬의 날 연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루르드 세계 성체 대회를 맞이하여 녹스 추기경에게 쓴 서한에서 이 윤리를 전 세계적인 차원에 자리하게 하였다. “저는 ‘새 사람’,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사람들이 서로 형제가 되는 새 세상, 새 인류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이는 교회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쪼개어 나누는 생명의 빵을 통하여 우리가 누리게 되는 결실입니다”(1979년 1월 1일 서한).

오늘날 교회 안에서 성사의 사회적 차원은 특히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한다.

- 교회가 성찬례에서 자기 정체성의 기원이 되는 힘을, 곧 ‘구원의 성사’인 ‘그리스도의 몸’으로 세상 앞에 나서는 그 충만한 은총을 받는다는 확신을 준다. 이러한 확신에서 도덕적 내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으로도 변화하여야 할 소명이 생겨난다. 이 때문에 참되고 고유한 성찬 정신(ethos)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성찬례에서 출발하고, 공의회의 교회론의 맥락 안에서 그리고 “성찬의 양식”에 따라(「사랑의 성사」, 70-83항) 교회와 세상의 올바른 관계라는 맥락 안에서 사회적 차원들을 포함하여 그리스도인 삶의 모든 차원을 이끄는 방향을 제시한다.
- 인간 중심성과 인간 존엄을 증진한다. 세계의 역사와 미래의 주님 앞에서, 가난으로 고통 받는 이들, 그 어느 때보다 증가하고 있는 불의의 희생자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소외된 사람들은, 세례 받은 이들에게 정의를 위하여 일하고 적극적이고 의식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도록 요구하는 성찬 신비의 거행에서 주변인으로 머물러 있을 수 없다(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제11차 세계 주교 대의원 회의 정기 총회 폐막에 즈음하여 하느님 백성에게 보내는 주교 대의원회의 메시지, 2005.10.22. 참조).

2.3. 사목적 차원

성체 대회의 이 전통적인 이중 차원(성체 신심과 사회적 임무)에서 볼 때, 대회의 모든 집회는 오늘날 성찬과 교회의 깊은 유대를 강조하고 교회 활동에서 성찬의 근본 역할을 재확인하여야 하는 사목적 가치를 가진다. 사실, “그리스도인 삶의 성찬적 모습은 의심할 여지없이 교회적이고 공동체적인 모습이다”(「사랑의 성사」, 76항).

사목 신학이 구원의 보편적 성사로서 날마다 스스로 교화해 나가는 교회에 대하여 성찰하는 것이라면, 또 교회가 성찬례를 통하여 자신의 원리와 모습을 갖추게 된다면, 성찬례는 교회의 사목 활동, 교회 활동의 뚜렷한 징표가 되는 “새 복음화”에 영감을 주는 원리이자 형태로 여겨져야 한다.

“성찬례는 교회 생활뿐만이 아니라 교회 사명의 원천이며 정점이다. …… 우리가 성찬 식탁에 나아가면 선교에 이끌리지 않을 수 없다. 선교는 하느님 마음 그 자체에서 시작되어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따라서 선교적 노력은 그리스도인 삶의 성찬적 모습의 한 부분이다”(「사랑의 성사」, 84항).

간추림

- 성체 대회는 ‘헌신과 기도가 모이는 정거장’으로서, ‘성체 신심’, 사회적 투신, 사목 활동의 차원들을 지니고 있다.
- ‘성체 신심’은 성찬례를 모든 신심 활동의 중심이자 절정으로 삼는다.
- 사회적 투신은 “세상의 생명을 위한 하느님의 선물”을 역사 안에서 구체적으로 펼치는 것이다.
- 사목 활동은 성찬례와 교회의 유대를 깊게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