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체대회
1985-09-15 00:00
2021-03-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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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차 국제성체대회 경과, 폐막 미사 강론

43차 국제성체대회

동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개최되었던 제43차 국제성체대회(1985.8.11~18)가 교황 성하의 임석 하에 성대히 폐막되었다.

지난해 8월부터 전세계의 교회가 특별한 쇄신 계획에 따라 준비해 왔으며(본보 제27호 17~19면 참조), 각국의 교회로부터 약 2만여 명의 대표들이 참석하였던 이번 성체대회는 8월 11일 오전 10시 30분 교황 특사 Cordeiro 추기경(파키스탄, Karachi 교구)이 주례한 개회미사로 개막되었다. ‘성체성사와 그리스도인 가정’을 주제로 한 이번 성체대회는 성체성사를 흠숭하고 찬미하는 8일간의 공식 일정으로 진행되었는데, 회의를 비롯한 세미나와 심포지움이 38회 또 성체대회를 기념하는 각종 문화행사가 약 50회에 걸쳐 마련되었다. 특별히 16일부터는 아프리카를 순방(8.8~19) 중이시던 교황 성하가 성체대회에 참석, 17일 오후 3시에는 남녀 젊은이 25쌍의 혼인미사를 주례하셨으며, 18일 오전 9시 성체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하셨다.

한국 교회에서는 이문희 대주교를 단장으로 한 11명의 성직자와 1명의 수도자, 45명의 남녀 평신도 등 58명의 대표단을 파견하여 교황 성하 집전의 혼인미사와 폐막미사에 참석토록 하였다.

제43차 국제성체대회의 공식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811() 주제: 개회의 날

10:30 Uhuru 공원, 성체대회 개막 미사 및 행사
16:00~18:00 성가정 대성당과 Uhuru 공원, 성체찬미와 성체행렬 및 성체강복

812() 주제: 하느님의 백성―성체성사와 교회 그리고 그리스도인 가정, 전인류의 일치와 화해를 위한 기도

07:00~09:00 나이로비의 모든 성당, 성체성사 거행과 기도
10:00~12:00 케냐 국제회의센터, 성체대회 참가자 환영식 및 각종 회의 및 세미나 개회식
14:00~17:30 케냐 국제회의센터와 기타 회의장, 회의 및 세미나 시작
14:30 나이로비 공회당, 전시회 개관

813() 주제: 가정을 위한 빵―전세계의 빈민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 식사의 형태로 주어진 성체성사, 인류가 나누어야 할 음식

10:00 Uhuru 공원, 성체성사 거행
14:00~17:30 케냐 국제회의센터와 기타 회의장, 회의 및 세미나 계속
18:30~21:00 Nyayo 운동장, 빈민구호기금을 위한 연설

814() 오전 주제: 전세계의 고통받는 이들―병자와 노약자 및 정신장애자들을 위한 기도, 오후 주제: 전세계 민족간의 평화(교회 일치운동)―일치운동과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

10:00 Nyayo 운동장, 성체성사 거행과 병자성사 거행
14:00~16:30 케냐 국제회의센터와 기타 회의장, 회의 및 세미나 계속
16:30 Uhuru 공원, 교회 일치운동 행사

815()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 몽소승천대축일, 오전 주제: 교회 안에서의 사제와 수도자의 역할―성소와 교회 활동 참여을 위한 기도, 오후 주제: 기도와 참회―일상 생활에 대한 반성, 구원을 위한 기도와 참회

10:00 Nyayo 운동장, 성체성사 거행
14:00~17:30 케냐 국제회의센터와 기타 회의장, 회의 및 세미나 계속
18:00~22:00 나이로비의 모든 성당, 성체찬미

816() 주제: 젊은이와 그리스도인의 사랑―젊은이 성숙을 위한 기도

10:00 Uhuru 공원, 젊은이를 위한 성체성사 거행
14:00~11:30 케냐 국제회의센터와 기타 회의장, 회의 및 세미나 계속
14:00~18:00 Nyayo 운동장, 젊은이의 행사

817() 주제: 혼인을 앞둔 젊은이와 혼인한 부부

08:00~12:00 젊은이와 혼인에 대한 여러 종교들의 의식 거행
08:30~11:00 데레사 여고, 젊은이를 위한 십자가의 길
09:30~12:30 케냐 국제회의센터, 회의 및 세미나 폐회
15:00 Nyayo 운동장, 혼인 미사 거행
18:30 성가정 대성당, 동양의 여러 의식들 거행
20:00~18 일 06:00 성가정 대성당, 젊은이의 철야 행사

818() 주제: 성체성사와 그리스도인 가정―가정을 위한 성체성사 봉헌

09:00 Uhuru 공원, 국제성체대회 주 행사(Statio Orbis)―폐막 미사, 혼인서약 갱신식

 

성제대회 기간 중 개최되었던 12차례의 회의는 성체대회의 주제인 성체성사와 가정에 대한 아프리카 지역 교회의 체험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며, 주교성성 장관 Gantin 추기경, 필리핀의 Sin 추기경, 사랑의 선교회 Mother Theresa 등을 비롯한 세계의 저명한 신학자들과 아프리카의 신학자들이 주제 강연을 하였다. 또 성체대회의 여러 회의들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가정생활의 현안 문제와 개선 방안을 다룬 10차례의 세미나, 교회 일치문제를 논의한 2차례의 세미나, 교회 신심 운동에 관련된 세미나 등이 총 20여 차례에 걸쳐 있었다. 또 아프리카 지역에 관련한 신학 및 철학 심포지움도 3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번 성체대회에서 특기할 것은 성체대회와 관련된 문화행사였는데, 대회의 주제에 맞춘 합창 및 무용 그리고 촌극 등이 각종 행사와 회의 및 세미나를 전후로 있었다는 점이다. 그외에도 교회 기관과 정부 및 사회 단체가 주관한 문화행사가 매일 저녁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베풀어졌었다. 한편 교회 및 사회 단체가 성체대회 참가자들을 위하여 마련한 여러 전시회들이 국제회의센터와 나이로비 공회당 등 여러 곳에서 열리기도 하였다.

성체대회가 폐막된 18일 오후 3시에 교황 성하는 나이로비 근교에 세워지는 동아프리카 연합 신학대학 기공식을 주재하셨다. *

 

제43차 국제 성체대회 폐막미사 강론

다음은 제43차 국제성체대회(1985.8.11.~18) 폐막미사 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하신 강론이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그리스도 안에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세계의 모든 대륙에서 온 사랑하는 순례자 여러분,

1. 이제 방금 들었던 성서 말씀은 주 예수께서 당신의 죽음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분 자신이 “땅에 떨어져 죽는 밀알”이십니다. 아비지와 똑같은 본체를 지니신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하느님으로부터 나신 하느님이시요, 빛으로부터 오신 빛이신 그분께서 인간이 되셨던 것입니다. 그분은 나자렛의 동정 마리아의 아들로 태어나 여느 인간과 같은 삶을 사셨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세상의 죄에 대한 희생물이 되시어 십자가의 죽음까지도 받아들이셨습니다. 바로 이러한 방법으로 밀알은 죽고 또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그것은 세상에 구원을 가져다주는 열매이며, 인간 영혼을 구원하는 열매이며 또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영원한 생명의 시작인 진리와 사랑의 힘입니다.

이렇게 볼 때 밀알의 비유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신비 자체를 깨닫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2. 동시에 ‘땅에 떨어져 죽는’ 밀알은 빵을 약속해주는 보증입니다. 사람은 밭에서 한 알의 낟알로부터 자라난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또 그 곡식을 가루로 빻아 자신의 몸을 먹일 음식인 빵을 만듭니다. 이렇게 보면 밀알에 대한 그리스도의 비유는 우리로 하여금 성체의 신비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최후의 만찬 때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손에 빵을 드시고 축복하신 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바칠 내 몸이니라.’ 그때 그 쪼개어진 땅은 성사적으로 그리스도 그분의 몸이 되었고, 그분은 그것을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던 것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그리스도께서는 포도주를 당신의 피로 변화시키시어 그것을 사도들에개 나누어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너희와 모든 이의 죄 사함을 위하여 흘릴 피니라.’ 또 이어서 ‘너희는 이 예식을 행함으로써 나를 기념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3.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의 신비가 성체성사를 몽하여 우리 가운데 머무르게 되는 방법입니다.

세상 구원의 신비이신 그분께서는 자가의 희생제사에서 자신의 몸과 피를 바치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우리 모두에게 내주셨습니다. 성체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우리 구세주께서 ‘나는 너희 를 고아들처럼 버려두지 않겠다. 기어이 너희에게로 돌아오겠다’(요한 14,18)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성사를 통하여 그분은 항상 우리에게 다가서고 계십니다. 우리들은 고아가 아닙니다.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또한 성체를 통하여 그분은 우리에게 당신의 평화를 가져다주시며, 우리가 우리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도와 주십니다. 그것은 그분이 미리 말씀하신 대로였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아라’(요한 14,27).

그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주님의 증인들과 제자들은 처음부터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서로 도와주며 빵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사도 2,42) 하였던 것입니다.

그들은 ‘빵을 나누는 일에’ 전념하였습니다. 달리 말씀드리자면, 성채는 그들의 삶의 핵심, 그 리스도인 공동체의 핵심, 교회생활의 핵심을 이루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그것은 예루살렘에서 처음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또 그것은 사도들의 가르침과 더불어 복음에 대한 신앙이 소개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행해져 왔습니다. 시대와 시대를 넘어 그것은 서로 다른 나라와 민족들 가운데 있어 왔던 것입니다. 또 그것은, 선교사를 통하여 이 아프리카 땅에도 처음으로 복음이 전해지고, 성체성사를 거행하기 위하여 공동체가 이루어지고, 또 그 안에서 첫 열매를 맺기 시작한 이래, 이 아프리카 대륙에도 마찬가지로 있어 왔던 것입니다.

4. 오늘날 그리스도 안에 하나가 된 이 공동체는 거의 대륙 전체에 퍼져 있습니다. 숫자로 7천만이나 되는 이 공동체는 성체성사의 풍요한 결실을 나타내는 하나의 커다란 상징입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이 지니고 있는 힘은 아프리카에도 계시되어 왔습니다. 해뜨는 곳에서부터 해지는 곳까지 주님의 이름은 아프리카 땅에서 찬미를 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아들과 딸들이 사도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전하고 있으며, 하느님의 영광과 또 이 대륙에 사는 모든 인간의 안녕을 위하여 성찬례가 끊임없이 거행되고 있습니다. 진정한 수도생활이 있고 수백만의 그리스도인 가정이 있다는 것은, 밀알이 많은 열매를 맺어 피를 흘리신 예수께 영광이 되고 모든 아프리카에 영예가 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5.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과 교회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또 달리 드러내 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국제성체대회가 아프리카 대륙의 심장부에서 열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이로비에서 제43차 국제성체대회가 열리는 동안 전세계가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오늘로써 이 대회는 그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이 주행사(STATIO ORBIS)를 통하여 아프리카인들은 자신의 주교들과 하나가 되어 베드로의 후계자를 중심으로 모여 전세계 앞에서 성체의 구원 진리를 선포합니다.

이 대회는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서로 도와주며 빵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사도 2,42)했던 예루살렘의 그 첫번째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아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성체의 신비는 성체대회를 통하여 전교회와 전세계에 기쁨 가득히 선포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가 세상에 전하고 있는 메시지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1)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분명하고도 힘차게 반향하고 있습니다.

6. 성체대회의 메시지는 바로 성체성사의 신비가 그러하듯 그 안에 사랑에로의 초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십자가에 내어 주시기 전날 밤, 그 최초의 성찬례 안에서 우리 구세주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4-35).

우리가 선물로 받고 있는 그리스도의 사랑은 이제 우리가 반드시 선물로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의 땅과 하나의 잔을 통하여 넘치게 받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우리의 이웃들과 나누어야 합니다. 곧 우리는 가난하고 집 없는 이웃들, 나아가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과도 그 사랑을 나누어야만 합니다.

7. 이 성체대회를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다시금 우리에게 전하시는 사랑에로의 초대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 가정을 위한 초대입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에로 부로시는 초대입니다. 아내는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사랑해 오셨던 것처럼 그렇게 남편을 사랑하십시오. 남편은 ‘마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당신의 몸을 바치신 것처럼’(에페 5,25-26) 여러분들의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자녀된 사람들은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어버이들은 자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지 말고 주님의 정신으로 교육하고 훈계하며 잘 기르십시오’(에페 6,1.4). 나자렛에 살았던 성가정을 본받아 마리아의 순결과 따뜻한 사랑을, 요셉의 성실과 정직 그리고 일상의 아량을, 그리고 예수님의 겸손과 순종을 모범으로 삼으십시오.

또 그리스도께서 부르시는 사랑에로의 초대는 부부 사항의 실천에 특별히 맞갖은 것입니다. 남편과 아내 사이에 있는 유일하고 깨어질 수 없는 일치란 바로 서로 자신을 내어주는 최대의 표현입니다. 계속하여 사랑을 찾고 서로를 도와주는 부부는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위의 생명에 특별하게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당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충실한 사랑을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부부 사랑은 결실을 맺는 것이며, 특별히 자녀들이라고 하는 풍부한 결실을 맺는 것입니다. 또 모든 자녀들은 부부가 보다 넓은 마음으로 사랑하라는 하나의 새로운 초대가 되기도 합니다.

8. 모든 자녀를 먹이고 입히며 돌보는 데에는 커다란 희생과 노력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들을 교육해야 하는 의무도 갖고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이 의무는 이렇듯이 중대한 것이므로 그것이 결핍될 때 그것을 보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자녀의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전체 교육을 촉진할 수 있는 바 하느님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신심으로 찬 가정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양친의 의무이다. 따라서 가정은 모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에 있어서의 모든 덕행을 가르치는 최초의 학교이다’(그리스도교 교육 선언 3항).

부부의 사랑이 자신을 내어 준다는 가정 내밀한 표현으로서 배타적인 것이라면, 또한 그것은 자녀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힘, 가까운 친척들에게 봉사하고 그들을 돌볼 수 있는 힘, 그리고 지역 공동체와 사회 전체를 위한 봉사자와 보호자가 될 수 있는 힘도 지니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소규모의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교회 생활 및 사명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비록 저마다의 가정이 죄와 이기심을 안고 있다 하더라도 또 그로 말미암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더라도, 성령의 힘으로 그 모든 것은 용서되고 극복될 수 있으며, 가정은 화해와 일치와 평화를 도모해야 할 교회의 사명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9. 오늘 말씀의 전례 중 제1독서의 말씀에 비추어 볼 때, 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인 가정에 전하시는 사랑에로의 초대는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주님께서는 예언자 호세아를 통하여 당신의 백성에게 ‘너와 나는 약혼한 사이, 우리 사이는 영원히 변할 수 없다. 나의 약혼선물은 정의와 공평, 한결같은 사랑과 뜨거운 애정이다. 진실도 나의 약혼선물이다’(호세 2,19-21)라고 말 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에게 쏟고 계시는 충실한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 주는 하나의 표지가 되어야 한다는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그리스도인 가정은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 채워야 한다는 초대를 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정은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섭리에 따라 계획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도와 성사가 가정 안에서 탁월한 위치를 차지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체성사입니다. 왜냐하면 성체성사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교회와 맺으신 사랑의 계약이 기념되고 새로워지기 때문아며, 또 성체성사 안에서 남편과 아내가 그들 스스로 맺은 혼인의 계약을 위한 힘을 발견하고 이를 키워 나가기 때문입니다.

고해성사는 죄로 인하여 가정 안에 생겨난 그 어떠한 분열도 극복할 수 있도록 또 회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모든 가족들에 게 내려줍니다. ‘그들은 죄라는 것이 하느님과의 계약뿐 아니라, 남편과 아내의 계약과 가정의 일치에도 반대된다는 것을 신앙 안에서 발견하는 동시에, 부부와 가정의 다론 가족들도 ‘무한히 자비로우시고’ 죄악보다 더욱 강한 사랑을 그들에게 주시며 결혼의 계약과 가정의 일치를 재조직하고 완성하시는 하느님과 만나게 될 것이다’(가정 공동체 58항).

기도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생활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또 가정 기도는 그 나름의 특별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정 기도는 공동 기도의 형태이기 때문에 가정의 규모나 형편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져야 하며 또 융통성도 있어야 합니다. 가정에서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보다 더 깊은 영향을 끼치는 일은 없습니다. 기도는 하느님을 공경하고 서로를 존중하도록 북돋아 줍니다. 기도는 기쁨과 슬픔, 희망과 실망, 그리고 모든 일과 사정을 하느님의 자비와 섭리에 따라 돌아보도록 해줍니다. 가정기도는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예수 성심께로 열어주며, 가정 그 자체를 보다 일치하도록 도와주며, 나아가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는 자세를 한층 더 갖추어 줍니다.

10. 성체는 생명의 성사입니다. 그것은 영원한 생명의 보장이며, 인간의 영혼을 하느님의 생명으로 채워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수난과 죽음을 당하시기 전날 밤 당신이 하셨던 말씀을, 성체성사를 통하여 항상 우리에게 되풀이하고 계십니다. ‘내 아버지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그리고 나는 너희가 있는 곳을 마련하러 간다...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같이 있게 하겠다’(요한 14,2-3).

성체성사의 거행은 우리를 나날의 일상으로부터 들어올려 줍니다. 그것은 우리의 영적인 시선을 앞으로 또 위로 향하게 합니다. 성체성사는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믿음의 근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만을 바라보도록’(히브 12.2) 도와줍니다. 또한 그것은 우리를 도와 우리가 세례 때 시작한 경주의 종착점과 우리 인생의 진정한 목적 그리고 우리의 궁극적인 운명을 마음에 지키도록 해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영원히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기를 바라시며, 당신께서 우리 자리를 마련해 두신 아버지의 집에로 우리가 들어오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성체는 천국에서만이 발견하게 될 그리스도와의 일치와 충만한 생명을 향한 우리의 소망을 키워줍니다. 또 성체는 그것을 우리가 얻으리라는 하나의 확실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11.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친애하는 오퉁가 추기경님, 그리고 모든 형제 주교님들과 사제 여러분, 사랑하는 남녀 수도자 여러분, 가정의 부모님들과 자녀들 그리고 젊은이 여러분, 독신자들과 노인 여러분, 그라고 몸과 마음으로 이 성체대회를 함께 하고 계시는 여러분, 지상에 뿌리를 박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로마의 주교요 베드로의 후계자인 본인의 직분을 통하여 이 성체대회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는 바입니다.

교회는 이 대회를 통하여, 아프리카 대륙에 복음이 전해지기 시작한 이래 기울였던 선교와 사목적인 노력의 특별한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결실에 대하여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신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동시에 20년 전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밝혔던 대로, 아프리카의 젊고 활기찬 신앙으로부터 전체 교회는 그 본연의 선교 열정을 새롭게 하고자 합니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적이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의 토양에 떨어진 ‘밀알’인 성체 안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몸인 교회 안에서 영원한 생명의 풍성한 수확을 거두시기를 빕니다. 아멘.

1985년 8월 18일,
케냐 나이로비 우후루공원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