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위 시복 대상자 약전

No.6 제임스 매긴

6. 제임스 매긴 신부(1911-1950)

 

제임스 매긴(James Maginn, 陳 야고보) 신부는 1911년 11월 15일 미국 몬타나주 뷰트(Butte)에서 제임스 매긴(James Maginn)과 애니 머피(Annie Murphy)의 4남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나 유아 세례를 받았다. 1920년에 그의 가족은 영국의 북아일랜드 뉴캐슬(Newcastle)로 이주하였고, 제임스는 벨파스트의 세인트 말라키 대학(St. Malachy’s College)에서 수학하였다.

열여덟 살이 되던 1929년에 아일랜드 나반(Navan)시의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신학교에 입학한 제임스 매긴은 1935년 12월 21일에 사제품을 받고 한국에 선교사로 파견되었다. 그는 이듬해 한국에 입국한 뒤 1937년부터 광주지목구에서 사목하였고, 1939년 4월 춘천지목구의 평강 본당의 주임으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1941년 12월 일제의 탄압으로 평강과 춘천에 감금되었다가 이듬해부터 춘천에서 연금 생활을 해야만 하였다.

해방을 맞은 1945년 8월, 제임스 매긴 신부는 홍천 본당의 주임으로 부임하여 1947년 2월까지 사목하였다. 그런 다음 본국으로 휴가를 다녀와 1949년 한국에 재입국하였다. 그해 10월 7일에 신설된 삼척 본당(현 원주교구 성내동 본당)의 초대 주임으로 임명되었다. 이때 그는 가옥 한 채를 매입하여 성당 겸 사제관으로 사용하면서 “네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라는 가르침에 따라 가난한 이웃들을 위하여 나눔을 실천하였다. 그는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돌봐 주었고, 도둑질하는 아이들을 꾸준히 타일러 올바른 길로 인도하였다.

1950년 6월 25일 한국 전쟁이 일어나자 신자들은 제임스 매긴 신부를 찾아와 피신을 권유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신자들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가톨릭의 신앙으로 무신론자와 맞서야 하며, 공산주의자들에게 하느님의 신앙을 증거하기 위하여 최후의 순간까지 성당을 지켜야 합니다.”

 

이렇게 말을 마친 제임스 매긴 신부는 금고에 있던 돈을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며 곤궁에 놓일 때 사용하도록 배려하였다. 당시 고등학교 교사였던 김수성 요한은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다가 ‘제임스 신부를 혼자 두고 떠날 수 없다.’고 하면서 함께 남았다.

1950년 7월 1일 삼척을 점령한 북한군은 이튿날 성당이 있던 마을로 들이닥쳐 제임스 매긴 신부와 김수성 선생과 마을 사람들을 체포하였다. 이때 제임스 매긴 신부는 성당으로 들어가 기도를 바치고 나온 뒤, 북한군이 자신의 손을 묶으려고 하자 “나는 도망갈 사람이 아니니 손을 묶지 말고 데려가시오.”라고 말하였다.

북한군들은 제임스 매긴 신부를 정치 보위부(옛 삼척 경찰서, 현 삼척시 읍상동 소재)로 데려갔다. 그들은 제임스 매긴 신부를 심하게 고문하면서 천주 신앙을 포기하도록 종용하였고, 공산주의를 따르라고 강요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에 굴복하지 않았다.

이틀 뒤 1950년 7월 4일 북한군들이 한밤중에 제임스 매긴 신부를 불러냈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옆방에 있는 김수성 선생과 작별 인사를 나누게 해 달라고 청하였다. 북한군이 이를 허락하자, 김 선생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요한, 우리 천국에서 만납시다! 절대로 신심을 잃지 마시오!”라고 당부하고 하느님의 축복을 빌었다. 그 뒤 제임스 매긴 신부는 자지리 마을(현 삼척시 자원동)까지 맨발로 끌려갔고, 그 마을 산비탈(또는 마을 앞 등봉골 도랑)에서 총살되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39세였다.

이튿날 마을 사람들이 제임스 매긴 신부의 시신을 발견하여 자지리 마을 뒷산(현 삼척시 자원동 산52-2)에 가매장하였다. 그 장소는 1950년 10월 가매장한 사람들의 증언으로 확인되었다. 그 뒤 제임스 매긴 신부의 유해는 1952년 3월 26일 가매장 현장에서 발굴되어 춘천 죽림동 성당의 성직자 묘지로 이장되었다.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하느님의 종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약전
 
 
  본문 출처: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약전
  (2022. 0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