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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가톨릭신문]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

 


[특별인터뷰]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


 


 



“순교자 삶 본받고 실천해야할 과제 주어졌다”

 


시복 결정, 한국교회 역량·순교자 현양 노력 인정 받은 것

 


시복식 장소·시기 따지기 앞서 열심한 기도 준비 있어야

 


최양업 신부·2차 대상자 시복 추진에도 많은 기도 필요

 

 

 

[가톨릭신문] 발행일 : 2014-02-23 [제2883호, 8면]

 

 






 ▲ 안명옥 주교는 “이번 시복 결정은 오늘날 신자들의 신앙 실천·증거 역할이 중요함을 알려주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한국 천주교회의 역량이 커져서 신학자, 역사학자, 교회법학자의 연구가 잘 이뤄졌고 교황청에서도 그러한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한국교회 신자들의 적극적인 순교자 현양과 기도에 힘입은 것입니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마산교구장)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8일 전해진 후 한국교회의 순수한 힘으로 이번 시복 결정을 이끌었다는 점을 우선 강조했다.

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안명옥 주교를 만나 이번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결정의 향후 추진 과제와 시복식 전망, 증거자 최양업 신부 및 조선왕조 치하 순교자와 근현대 신앙 증인의 시복 사업 현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일반적으로 시성성에 시복청원을 한 후 10년 정도 지나 시복 결정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느님의 종 124위는 5년 만에 결정이 났습니다. 한국교회와 신자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시성성에 시복 서류 접수 후 많은 세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5년 만에 시복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로마 한인신학원장 김종수 신부와 공동연구가 정시몬 신부가 포지시오(심문요항) 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보입니다.

초기 한국교회의 중추적인 인물들이 시복되므로 한국 천주교회가 평신도 스스로 복음을 연구하고 받아들였다는 역사적 특성과 전통을 부각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물질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세속 안에서 신자들이 신앙을 실천하고 증거하는 역할이 중요함을 알려준다 하겠습니다. 이번 시복 결정이 노력을 기울인 만큼 기쁘기도 하지만 순교자의 삶을 본받고 살아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신자 모두의 몫입니다.

- 지난해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시복식 준비위원회 구성을 시복시성주교특위에서 맡도록 결정했습니다. 시복식 일정이 당초 기대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복식 준비위원회 구성의 시기와 참여 인원, 활동 범위를 설명해 주십시오. 시복식(시복미사)을 통해 순교자들은 복자가 됩니다. 시복식까지 남은 기간 동안 신자들에게 요구되는 점은 무엇일까요.

▲시복식이 교황님의 방한과 맞물려 있어, 시복식 준비위원회 구성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본래 시복식은 시성성 장관의 관할이지만 교황님이 8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다면 시복식을 주재할 가능성이 큽니다. 교황청의 공식 발표를 기다려야 하고 신자들은 시복식 시기와 장소를 궁금해 하기보다 하느님의 은총을 풍부히 잘 받기 위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준비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시복식은 순교자들이 누리고 있는 영원한 생명을 공표하는 예식인 만큼 우리는 신앙을 쇄신하며 부활 신앙에 대한 확신을 보여줘야 합니다.

- 시복은 최종 종착지가 아니라 시성을 위한 과정입니다. 124위 시성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교님의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124위 시복식이 있은 다음에는 당연히 시성을 위한 기도를 지속해야 합니다. 그러나 시성을 위해서는 1가지 이상의 기적이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한 객관적 증명과 조사 과정이 있게 됩니다. 따라서 신자들은 124위 순교자를 통한 전구 기도에 더욱 열성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종 124위와 함께 시복이 추진됐던 증거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 추진 상황과 전망을 설명해 주십시오.

▲최양업 신부의 포지시오가 완성됐고 2월 말에 인쇄 제본돼 시성성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3~4개월 후에 역사위원회가 있을 것이고 다시 3~4개월 후에는 신학위원회가 열립니다. 그후 시성성 추기경과 주교단 회의를 거쳐 ‘가경자’에 오르게 됩니다. 최양업 신부님은 가경자가 된 다음, 다시 기적 심사를 통과해야 복자가 됩니다.

- 조선왕조 치하 순교자 133위와 근현대 신앙 증인 81위의 시복 추진 상황은 어떻습니까.

▲시복을 위한 2차 통합 추진 안건인 조선왕조 순교자 133위는 2014년 하반기에 ‘장애없음’을 교황청에 신청해 2015년 상반기에 법정 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근현대 순교자 81위는 2014년 상반기에 ‘장애없음’을 신청하고 같은 해 하반기에 법정을 개정할 계획입니다.

- 시복시성에는 장구한 세월과 노력, 비용이 듭니다. 교회가 시복시성을 추진해야 하는 근본 목적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교회가 시복시성을 추진하는 일은 신앙생활의 일부분이라고 봅니다.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역사를 정리하고 본받는 것은 그분들이 시복시성 되지 않더라도 신앙 후손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의무로, 부활 신앙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선포와 확인이 시복시성의 근본 목적입니다. 순교자 124위의 시복식과 아시아 청년들을 위한 2차 헌금이 5~6월 사이에 있을 예정입니다. 신자들의 많은 성원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사진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