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대복 안드레아는 성격이 곧고 상냥하며 헌신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천주 교리를 배워 입교한 뒤 열심히 교리를 실천하다가 교회를 멀리하였고, 자신의 본분을 잊은 채 첩을 얻어 생활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열심한 교우들의 권고로 회개하고 첩과의 관계를 끊었으며, 그 동안의 잘못을 깊이 뉘우쳤다.
이후 안드레아는 자신의 잘못을 깨우쳐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영혼을 구하는 일에 헌신하였다. 그는 많은 냉담 교우들을 회개시켰을 뿐만 아니라 많은 비신자들을 입교시켰다. 1835년에서 1839년까지는 밤낮으로 비와 추위를 무릅쓰고 자주 옥을 찾아가 투옥되어 있는 신자들을 위로하였고, 박해로 순교한 많은 신자들의 시신도 찾아 매장해 주었다.
그러던 중 허대복 안드레아는 최영수(崔榮受, 필립보)를 체포하러 다니던 포교들에 의해 1841년 2월(음력)에 체포되었다. 안드레아가 필립보의 은신처를 아는 공범으로 밀고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안드레아는 이내 포도청으로 압송되어 여러 차례 문초와 형벌을 받았지만, 이를 잘 참아내면서 누구도 밀고하지 않았다. 이후 여러 달 옥살이를 한 그는 1841년 9월 24일(음력 8월 10일) 함께 갇혀 있던 권성여(프란치스코)와 함께 교수형으로 순교하였다. 순교하기 전에 배교하고 옥을 나가는 신자가 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 그들의 슬픈 운명을 불쌍히 여긴다고 하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안드레아는 기뻐하면서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찌 자네는 외람되게 우리가 슬픈 처지에 있다고 말하는 거요?”
(2018. 4.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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