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 심의 현황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강우일 주교)가 2009년 6월 3일 교황청 시성성에 시복 청원 서류를 제출한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 심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시복 시성 청원은 준비와 절차가 많고 매우 엄격하여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해당 교회의 조사와 교황청 조사를 거치기 때문이다.

교황청 시성성에 시복 조사 문서가 접수되면, 제출한 예비 심사 조서에 대한 교회법적 검토, 시성성 역사위원회와 신학위원회의 내용 심의를 거친 뒤, 시성성 위원 추기경과 주교들의 회의를 거쳐 교황이 시복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2009년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장 박정일 주교와 총무 류한영 신부가 125위에 대한 시복 청원 서류를 교황청 시성성에 제출하고 있다.

1. 한국 천주교회는 1984년 103위 시성식이 끝난 직후 주교회의 200주년 기념 사업위원회와 각 교구에 의해 각각 진행되던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 추진을 1997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통합 추진’하기로 하고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그리고 한국 교회 차원의 시복 조사를 진행하여 2009년 모두 125위에 대한 시복 청원서를 교황청에 제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에 대한 시복 청원은 지난 3월에 ‘역사위원회’를 통과하였으며, 오는 10월 ‘신학위원회’ 회의를 기다리고 있다. ‘신학위원회’와 ‘추기경과 주교들의 회의’에서 긍정적으로 평가가 되면 내년에 시복이 확정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시복식은 교황을 대리해서 시성성 장관이 거행하는데 로마나 시복 재판을 추진한 교구에서 거행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시복이 결정될 경우 시복식과 관련하여 교황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교황의 해외 순방 일정은 시성성의 시복식 진행과는 별개의 사안이며 국무원의 관할 사항이다.

2. 한편 2009년 124위와 함께 시복 청원을 한 하느님의 종 증거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 절차는 현재 역사위원회의 평가를 위해 제출하는 포지시오(positio) 작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이다. Positio는 시성성 통상 회의에서 안건의 심의를 위해 보고관이 작성하는 심사 자료를 말한다. 이 안건은 올해 말경에야 ‘역사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3.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시성성에 서류를 제출하여 시복을 기다리고 있는 하느님의 종 125위(순교자 124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에 이어 조선 왕조 치하의 순교자 2차 시복을 계속해서 추진하기로 하고 시복 추진 대상자를 확정하였다. 아울러 1901년 제주교난 순교자들과 한국 전쟁 전후에 공산당의 박해로 죽임을 당한 근·현대의 순교자들을 시복 추진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2013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는 이 두 안건의 제목을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와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로 정하고, 이를 교황청 시성성에 보고하면서 이들에 대한 예비 심사를 진행할 수 있는 통합 추진 교령을 신청하였다. 2013년 4월 26일에 두 안건의 관할권을 허락하는 교령(Prot. N. 6625/10)을 5월 23일자 시성성 공문으로 받았다. 이 두 안건에 대하여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산하 ‘역사전문가위원회’는 구체적인 자료 수집과 분석을 하고 있는 중이다(명단 참조).

4. 한편 이와는 별도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주교회의 2009년 추계 정기총회의 승인을 얻어, 한국 전쟁 순교자들인 ‘하느님의 종 신상원 보니파시오와 김치호 베네딕도와 동료 순교자 36위’의 시복 시성을 위한 예비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