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담화]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의 날’을 지내며(2024.6.15.)

최양업 신부 선종 163주년 기념 담화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의 날’을 지내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1821-1861년)의 선종 163주년 기념일입니다. 이 기념일에 다시 한번 최양업 신부님의 감동적인 생애를 떠올려 봅니다. 최양업 신부님께서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 사제이시지만 한국인으로서 본격적으로 사목 활동을 펼치신 첫 번째 사목자라 할 수 있습니다. 첫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귀국하신 지 1년 만에 순교하셨기 때문입니다. 이후 최 신부님께서는 박해를 피하여 심심산골에 흩어진 교우들을 찾아 해마다 7천 리(2,800km)가 넘는 험한 산길을 다니시며, 선종하시기까지 12년 동안 전국 120여 곳의 교우촌을 순방하셨습니다. 이동이 어려운 여름 장마철에도 쉬지 않고 한문 교리서와 기도서를 한글로 옮기시고 순교자들에 대한 기록을 수집하는 등 교회 재건을 위하여 헌신하셨습니다. 그러다가 계속된 과로에 장티푸스까지 겹쳐 안타깝게도 1861년 6월 15일 40세의 나이로 선종하셨습니다.

이렇게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께서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쉼 없이 길 잃은 양들을 찾아 나선 ‘길 위의 목자’셨고, ‘땀의 순교자’셨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고귀한 희생과 온전한 헌신으로 참목자의 모범을 남김없이 보여 주신 최양업 신부님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오늘 최양업 신부님의 선종일에 특별히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기원하면서 ‘전구 기도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꾸준히 추진하여 왔으나 아직 신부님의 신앙과 영성을 오롯이 따르며 살지 못하였다는 반성과, 시복을 위한 전구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성찰에 따른 것입니다.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 안건은 이미 2016년 교황청 시성부에서 영웅적 덕행에 관한 성덕 심사를 통과하였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이를 승인하시어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께서는 ‘가경자’(可敬者, Venerable) 호칭을 받으셨습니다. 신부님의 시복을 위한 다음 절차는 기적 심사입니다. 순교자의 경우에는 성덕 심사를 통과하면 복자로 선포되지만, 최양업 신부님처럼 증거자인 경우에는 성덕 심사 이후에 기적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이 기적 심사는 최양업 신부님께 ‘전구’(轉求, intercession)를 청하여 얻은 다양한 은총 체험 가운데 특히 기적적으로 치유된 사례를 수집하고 입증하는 절차로 진행합니다. 최양업 신부님께 청하는 전구 기도는 특별히 위중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본인, 친지 등)의 기적적 치유를 위하여 최 신부님의 전구를 청하는 것입니다. 그때 구체적인 사람의 치유를 지향으로 주모경, 묵주 기도 등과 함께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 기도문’을 바쳐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각 교구에 배포된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 안내’ 리플릿을 참고하여 주십시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위하여 전구 기도를 바치는 오늘이, 이 땅에 복음을 전하고자 온 힘과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온 삶을 길 위에 쏟아부으신 최양업 신부님의 숭고한 신앙을 깊이 생각하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한국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을 위하여 마음과 뜻을 함께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한마음으로 모여 기도할 때, 전구 기도를 통한 치유 기적의 선물도 주어질 것이며,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 시성도 하루빨리 이루어질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는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눈에 보이는 기적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선익을 위하여 마음을 모아 함께 전구 기도를 바칩시다. 이 전구 기도가 아픈 이들의 기적적 치유를 청하는 기도일 뿐만 아니라,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신앙을 본받아 복음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바치는 우리 모두의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직 하느님의 자비 안에 모든 희망이 있음을 깨닫고 끊임없이 기도하신 최양업 신부님을 닮아, 우리 또한 항구한 기도로써 희망 없이도 희망하고, 고통을 겪는 이웃과 함께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법을 알게 되기를 빕니다.

 

2024년 6월 15일
최양업 신부 선종 163주년 기념일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김 종 강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