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교
성 조윤호 요셉 순교지
아버님은 오늘 영복소에 가시는군요.
거기 가시거든 저를 잊지 마세요.
그래, 나는 오늘 죽으려 간다.
하지만 너도 용기를 잃지 말고 이내 나를 따라오너라.
- 서천교 -
* 전주시 완산구 서완산동에 위치한 서천교는 성 조윤호 요셉이 1866년 12월 23일 치명한 곳이다. 조선시대의 국법은 부자를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칼에 처형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아버지인 성 조화서 베드로가 처형된 지 열흘 후에 순교했다. 그는 심하게 매를 맞고 서천교 다리 밑에서 걸인들로 하여금 새끼줄로 목을 감아 끌려 다니다가 목이 졸려 숨졌다. 당시 그이 나이는 18세였다.
* 조윤호 요셉 성인은 사학 죄인이라는 명목으로 전주 서문 밖 숲정이에서 동료들과 함께 참수를 당한 조화서 베드로 성인의 아들이다. 그의 부친인 조화서는 얼마 동안 최양업 신부의 복사 겸 마부일을 했다. 조윤호의 할아버지는 1839년 기해박해때 순교한 조 안드레아이다.
* 아들과 아버지는 전주 감영으로 끌려갔다. 길을 가는 동안 아버지 조화서가 아들에게 말했다. " 잘 견뎌 뜻을 굽히지 말아라. 관장 앞에 나가서도 진리만을 대답해라. 그리고 약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군사들은 그의 옷을 벗기우고 땅에 눕힌 후 얼굴 앞으로 두 손을 합장시켰다. 네 명의 군사가 그의 양쪽으로 둘씩 갈라서서 매질을 시작했다. 그들이 지치면 다른 군사들이 대신 매질을 했다. 그러나 아직 조윤호가 죽지 않고 실신해 있음에 감사가 없으므로 군사 한 명이 사형 집행관 자리에 앉아 거지들을 모아 조윤호의 목에 바를 매고 그것을 양쪽에서 잡아 당기라고 명령했다.
* 그는 조화서의 아들답게, 안드레아의 손자답게 숨을 거두었다.
- 숲정이 성지 -
* 1866년 12월 13일, 전주 숲정이 형장에서 조화서 베드로 성인이 순교한 지 열흘 후인 12월 23일 아들은 서천교에서 부친의 뒤를 따랐다.
- 서천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