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순이는 1801년 신유박해로 순교한 고광성(高光晟)의 딸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18세 때 교우인 박종원(朴宗源)과 혼인하여 3남매를 두고, 모범 가정이라고 칭찬을 들으며 살았다. 또한 회장인 남편을 도와 무지한 이들을 가르치며 병약자를 간호하는 등 교회 일에도 적극적으로 봉사하였다.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나자 10월 26일 남편이 먼저 체포되고, 그 이튿날 고순이도 체포됨으로써 포청에서 남편과 만나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순교를 준비하였다. 형조에서도 남편과 함께 고문을 당하였으나 굴복하지 않았다. 이렇게 남편과 함께 모든 혹형과 고문을 이겨 낸 고순이는 12월 29일 남편 박종원보다 한 달 먼저 6명의 교우와 함께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형을 받고 42세의 나이로 순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