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덕산(德山)의 양반 집안에서 태어난 한이형은 14세 때 교리를 배워 입교하였다. 21세 때 혼인한 뒤 경기도 양지(陽智)의 은이 마을로 이사하였고, 정직하고 헌신적인 성격과 뛰어난 덕행, 모범적인 신앙 생활을 인정받아 회장으로 임명되었다. 1846년 7월 말에 포졸들이 은이 마을을 습격하리라는 소문을 듣고 가족들을 피신시킨 뒤 혼자 집을 지키다가 체포되어 그 자리에서 포졸들에게 심하게 매를 맞고 서울로 압송되었다. 압송될 때 이미 상처투성이의 몸이어서 포졸들이 그를 말에 태워 가려 하였으나 거절하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에 오르신 예수님을 본받고자 백 리가 넘는 길을 맨발로 끌려갔다. 포청에서도 심한 형벌을 이겨 내고, 9월 20일 마지막으로 곤장 70대를 맞은 뒤 6명의 교우와 함께 교수형을 받아 48세의 나이로 순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