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복 시성 절차법

 

시성성 훈령

교회의 유해: 진정성과 보존
(Le Reliquie nella Chiesa: Autenticità e Conservazione)

[원문링크: Relics In The Church: Authenticity and Preservation (2017)]

 

 


서론

교회 안에서 유해는 늘 각별한 공경과 관심을 받아 왔다.1) 부활하게 될 성인과 복자의 몸은 지상에서 성령의 살아 있는 성전이었으며 시복 시성을 통하여 사도좌가 인준한 그들 성화의 도구였기 때문이다. 성인과 복자의 유해는, 그 진정성을 보장하는 교회 권위의 유해 증명서가 없으면, 신자들이 공경하도록 전시될 수 없다.
전통적으로 성인과 복자의 몸이나 그 몸의 주요 일부, 또는 화장하고 난 유골 전체가 ‘중요한 유해’로 인정된다. 교구장 주교나 법률상 그와 동등한 사람 그리고 시성성은 이러한 유해들이 확실히 보전되고 공경되도록 또 오용되지 않도록 특별한 배려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유해는 적절한 유해함에 봉인하여 보관하여야 하고, 안전하고 거룩하며 경배가 용이한 장소에 모셔야 한다.
복자나 성인 시신의 작은 일부, 또는 복자나 성인이 직접 소지하고 있던 물건들은 ‘덜 중요한 유해’로 간주된다. 이러한 것들은 되도록 봉인된 함에 보관해야 한다. 어찌되었든 이러한 것들은 신심으로 보전하고 경의를 표해야 하며, 어떤 형태로든 미신이나 매매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 
이와 같은 규율은 시복 시성 안건이 진행되고 있는 하느님의 종과 가경자의 ‘유해’(exuviae)에도 적용된다. 하느님의 종과 가경자가 시복이나 시성을 통하여 제대 공경을 받도록 현양될 때까지, 그들의 유해는 어떠한 공적 경배도 받을 수 없다. 이러한 제대 공경의 특전은 복자나 성인의 몸에게만 유보된다.
이 ‘훈령’은 훈령 「성인들의 어머니」(Sanctorum Mater)의 부록을 대체2)하며, 교구장 주교들과 법률상 그들과 동등한 이들, 아울러 복자와 성인, 하느님의 종과 가경자의 유해 관련 절차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전달되어 개별 문제들에서 필요한 사항의 적용을 도우려는 것이다.
이 ‘훈령’은 유해의 진정성을 증명하고자, 그리고 유해를 확실히 보존하고 되도록 구체적 활동으로 이를 공경하도록 장려하고자 따라야 하는 교회법적 절차, 곧 법적 인준, 유해의 수습, 유해함의 이전, 유해의 양도 등을 제시한다. 또한, 그러한 작업과 유해의 순례를 위하여 따라야 하는 절차의 이행을 위한 시성성의 동의를 얻는 데에 필요한 요건들을 서술한다.   
 

제1부
시성성의 동의 청원 

제1조
유해가 보전되어 있는 교구의 주교는, 시성성의 동의를 받은 다음에 그 유해에 관한 모든 작업을 수행할 권한이 있다.  

제2조
① 유해에 관한 모든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 지역 국법의 규정을 준수하고, 그 법규에 따라 상속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② 하느님의 종 가경자의 시복에 앞서 관할 주교는, 그 유해가 보전될 수 있도록 상속인에게 국가와 교회 권위의 법적 인준을 받은 수단을 통하여 유해를 교회에 기증해 줄 것을 요청한다.  

제3조
① 관할 주교는 자신이 수행하고자 하는 작업에 대한 동의를 요청하는 청원을 시성성 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② 이러한 청원에서 주교는 유해가 보전된 정확한 장소(도시, 성당과 경당 이름, 공동묘지나 개인 묘지 등)와 이 훈령의 제2조 1항에 언급된 규정의 이행 사실을 명기한다.   

제4조
① 교구 내에서 유해를 이전(곧, 영구 이전)하고자 한다면, 주교는 시성성에 새로운 유해 안치 장소(도시, 성당과 경당 이름, 공동묘지나 개인 묘지 등)를 명기하여 그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② 다른 교구로 이전하는 경우, 주교는 새로운 유해 안치 계획(도시, 성당과 경당 이름, 공동묘지나 개인 묘지 등)과 함께, 이전을 받아들일 주교의 동의서를 시성성에 제출해야 한다. 

제5조
① 교구 내에서 유해를 양도해야 할 경우(곧, 소유권의 영구 이전일 경우), 관할 주교는 이 훈령의 제3조 1항의 청원과 함께, 양도자와 미래 소유자의 동의서 사본을 시성성에 제출해야 한다. 
② 유해를 다른 교구로 양도해야 한다면, 관할 주교는 이 훈령의 제3조 1항의 청원과 함께 양도자와 미래 소유자의 동의서, 이 유해를 양도받는 교구장 주교의 동의서 사본과 새로운 안치 계획을 시성성에 제출해야 한다. 
③ 동방 교회의 탁월한 유해와 이콘과 귀중한 성화상의 양도를 위한 권한은 시성성 또는 상임 시노드의 동의를 얻은 총대주교에게 있다.3) 
④ 복자 또는 성인의 유해가 다른 교구들에서 순례하며 이동(또는 임시 이전)된다면, 주교는 각 주교들의 동의서를 받아 이 훈령의 제3조 1항의 청원과 함께 그 사본을 시성성에 제출해야 한다.    

제2부
교구의 구체적인 작업 착수 단계 

 제1장
시작 조서

제6조
주교는, 합당한 답서로써 시성성의 동의를 받아, 이 훈령에 따라 아직 시복되지 않은 하느님의 종이나 가경자를 향한 어떠한 부적절한 경배의 조짐도 철저히 차단하면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제7조
유해가 안치된 지역의 주교는 몸소 또는 그를 대리하는 사제 한 명을 통하여 행동할 수 있다. 

제8조
주교는 교령으로 주교 대리인, 검찰관, 공증관을 임명하여 법정을 구성한다.   

제9조
주교나 주교 대리인은 의학 전문가(해부학, 법의학 또는 기타 의학 전공의)를 임명하고, 필요하다면 의학전문가 보조(부검 전문가)와 기술적인 작업을 수행할 담당자들을 임명한다.  

제10조
주교나 주교 대리인은 또한 적어도 두 명의 그리스도 신자(사제, 봉헌 생활자, 평신도)를 임명하여 증인 자격으로 조서에 서명할 임무를 맡긴다.  

제11조
안건의 청원인과 부청원인은 합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제12조 
작업에 참여하는 모든 이는 먼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직무상 비밀을 지키겠다고 맹세하거나 약속해야 한다.

제2장
구체적 작업

제1절
교회법적 인준

제13조
① 주교나 주교 대리인, 그리고 이 훈령 제8-11조에 제시된 모든 이는 특별히 지정된 날짜나 시각에 유해가 안치된 장소로 간다.
② 주교나 주교 대리인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사람들도 인준에 참여할 수 있다. 
③ 어떤 식으로든 이 일을 언론에 알려서는 안 된다.

제14조
① 최종 매장지, 교회법적 인준, 또는 이전에 관한 공증된 문서가 있다면, 문서에 적힌 내용이 현재 확인된 것과 일치한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도록, 안치되었던 장소에서 유해를 이동시키기 전에 공증관이 큰소리로 이를 낭독한다.
② 공증된 문서가 없는 경우, 또는 유골함이나 그에 첨부된 인장이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면, 논란 대상이 실제로 복자, 성인, 가경자 또는 하느님의 종의 유해가 확실한지 확인하려고 최대한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제15조
해부학 감정 전문가들이 먼지와 다른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적절한 천으로 덮은 탁자 위에 유해를 안치한다.

제16조
① 이러한 작업이 끝나면 해부학 감정 전문가들은 복자, 성인, 가경자 또는 하느님의 종의 유해를 신중하게 검사한다.
② 나아가, 해부학 감정 전문가들은 시신의 모든 부분에 대해 분석하여 감정하고 그 상태를 상세히 기술하며, 보고서를 작성하여 서명하고 조서에 첨부한다.

제17조
교회법적 인준에서 보존 처리의 필요성이나 적합성을 강조한다면, 주교의 동의를 얻어, 해부학 감정 전문가 또는 다른 전문가들이 정한 장소에서 그들이 정한 방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술을 적용하여 이를 진행할 수 있다.

제18조
교회법적 인준이 한 회기 내에 종결되지 못한다면, 이 장소는 열쇠로 잠그고, 도난이나 오염의 위험을 피할 수 있게 마땅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열쇠는 주교나 주교 대리인이 보관한다.      

제19조
① 유해의 보존에 필요한 준비를 완료하고 시신을 재정돈하여, 되도록 전체를 새로운 유해함에 안치한다.
② 유해나 시신을 새 천으로 감싼다면 되도록 이전과 같은 종류의 천으로 한다.
③ 주교나 주교 대리인은, 아무도 유해함에서 무엇을 빼거나 넣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④ 되도록 옛 유해함과 그 안에서 찾은 모든 것은 경건하게 보존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유실될 수 있다.  

제20조
수행한 모든 일에 관한 보고서에 주교의 인장을 받아 보관함에 넣어서 유해함에 추가한다.
 

제2절
유해 일부 조각의 채취와 유해 수습 

제21조
① 복자의 시성이나 하느님의 종 가경자의 시복이 시급하다면, 또는 이 훈령 제3조 1항의 청원에 용인된 다른 이유들이 있다면, 적법한 교회법적 인준을 받은 상황에서 해부학 감정 전문가의 지침에 따라 시신에서 이미 분리된 작은 부분이나 조각들을 채취할 수 있다. 
② 주교나 주교 대리인은 유해의 수습을 위하여 그러한 유해 조각들을 안건 청원인이나 부청원인에게 보낸다.

제22조
주교는 안건 청원인의 의견을 듣고 이러한 유해 조각들의 보관 장소를 결정한다.

제23조
① 유해의 진정성에 관한 증명서를 마련하고 서명하는 것은 안건 청원인의 소관이다.
② 청원인의 부재 시 유해의 진정성에 관한 증명서를 마련하고 서명하는 것은 교구장 주교나 법률상 그와 동등한 이, 또는 그 대리인의 소관이다.

제24조
중요한 유해의 수습을 위해 주교가 시성성의 동의를 얻을 때를 제외하고 시신의 분해는 허가되지 않는다.

제25조
거룩하지 않은 장소나 인가되지 않은 장소의 유해 전시는 물론 유해의 판매(곧 유해의 물물교환이나 매매)와 거래(곧 가격을 고려한 유해의 소유권 양도)는 엄격하게 금지된다.4) 
 

제3절
유해함의 이전과 유해의 양도

제26조
① 같은 교구 안에서 하느님의 종이나 가경자의 유해를 이전할 경우, 유해함을 주교 인장으로 봉인하고, 아무런 장엄 예식 없이, 경배 없음에 관한 우르바노 8세의 교령에 따라 모든 부적절한 경배의 표지도 피하면서, 동일한 장소나 새로운 매장지에 안치한다.5)    
② 복자나 성인의 유해일 경우에는 현행 전례 규범에 따라 공적 경배의 표지가 허용된다.

제27조
① 유해가 명확하게 다른 교구로 이전될 경우, 유해가 안치되어 있던 곳의 주교는 이 훈령의 제2조 1항에 기술된 규정을 준수한 뒤 한 명의 신자(사제, 봉헌 생활자, 평신도)를 임명하여 관리-전달자의 임무를 맡도록 한다.
② 관리-전달자는, 이 훈령 제26조에 따라 관리하면서 유해를 받아들이는 교구장 주교가 정한 장소의 최종 목적지까지 동행할 것이다.

제3장
최종 조서

제28조
① 공증관은 수행한 모든 작업을 적절한 보고서에 기록한다. 여기에 공증관이 서명하고 직인을 찍어 진정성을 확인할 뿐 아니라, 이 훈령 제9-10조에서 언급한 주교나 주교 대리인, 검찰관, 해부학 감정 전문가, 두 명의 증인이 서명한다.
② 그 보고서에는 시성성의 동의를 받은 답서가 포함된다.

제29조
① 수행한 모든 작업에 대한 보고서는 주교나 주교 대리인의 인장으로 봉인하여 교구청에 보관하고 그 사본 한 부는 시성성에 제출해야 한다. 
② 수행한 작업에 관한 공인된 사진이나 동영상도 보고서에 첨부하여 교구청에 보관하여야 한다.

제30조
해부학적 처리와 수행한 모든 작업에서 얻은 화상과 정보는 관할 주교와 상속자의 서면 허가 없이 유포되거나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


제3부
유해의 순례

제31조
① 성인이나 복자의 유해는 같은 교구 안에서는 여러 장소로 순례하며 이동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관할 주교는 여러 장소로 유해를 이동하는 데 동행하는 책임을 관리-전달자에게 맡긴다.
② 교구 밖 순례에 대해서는 이 훈령의 제5조 4항, 그리고 제32-38조에 따른다.

제32조
① 관할 주교는 직접 또는 임시 임명한 그의 대리 사제를 통해 작업들을 지휘할 수 있다. 
② 주교 또는 주교 대리인은 한 명의 공증관과 기술 책임자들을 임명한다.   

제33조
작업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은 가장 먼저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직무상 비밀을 준수할 것을 선서 또는 서약한다.

제34조
① 이 훈령 제2조 1항에 언급된 모든 것을 지키고 시성성에서 동의 답서를 받은 뒤에, 주교 또는 주교 대리인, 공증관, 기술 책임자들은 유해를 보관해 둔 장소로 간다.
② 주교 또는 주교 대리인이 유익하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현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제35조
① 유해함을 꺼내어 거기에 최종 교회법적 인준 또는 최근의 순례에 관한 공증된 문서가 있다면, 문서에 적힌 내용이 현재 확인된 것과 일치한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도록, 안치되었던 장소에서 유해를 이동시키기 전에 공증관이 이를 큰소리로 낭독한다.
② 만약 매장지, 이전에 받은 교회법적 인준, 최근의 순례에 관한 증명서가 없다면, 또는 유해함이나 봉인이 손상되었다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성인이나 복자의 유해의 진정성을 확실하게 하려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제36조
주교 또는 주교 대리인은 한 명의 신자(사제, 봉헌 생활자, 평신도)를 관리-전달자로 임명하여 유해의 모든 순례 여정에 동행하게 한다.

제37조
유해의 순례 중에 복자에 대한 경배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현행 규정을 지켜야 한다. “탁월한 복자 유해의 순례 때에는 …… 경신성사성은 그곳에서 유해가 전시되어 신자들의 공경을 받는 개별 교회들을 위하여 유해가 머무는 날 동안 그를 기념하는 전례 거행이 가능하도록 허락한다. 이 요청은 순례 주관자가 한다.”6)  

제38조
① 순례를 마치면 유해를 원래 장소에 되돌려 놓는다.
② 수행한 모든 작업에 대한 보고서를 공증관이 작성한다. 이를 완료하면 주교나 주교 대리인의 직인으로 봉인하여 교구청에 보관하고, 그 사본 한 부는 시성성에 제출한다.  

결론

장차 일어날 수 있는 다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주교와 주교 대리인의 판단과 분별에 맡긴다.

로마
시성성에서
2017년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장관  안젤로 아마토  추기경
차관  마르첼로 바르톨루치  대주교

 

 


1) “교회 안에서는 전통에 따라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들의 진정한 유해와 성화상도 존중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 1963.12.4., 111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개정판, 2012(제3판).
2) 『사도좌 관보』(Acta Apostolicae Sedis: AAS) 99(2007), 465-517면 참조.
3) 동방교회법 제887-888조 참조.
4) 교회법 제1190조 1항; 동방교회법 제888조 1항 참조.
5) 예를 들면, 다음의 것들은 금지된다. 제대 밑 매장(안치), 후광을 그려 넣은 하느님의 종이나 가경자의 성화상, 그 성화상들의 제대 위 현시, 하느님의 종이나 가경자의 묘지 또는 성화상을 두고 하는 맹세 등.
6) 경신성사성, “복자의 중요한 유해의 순례 때에 경배를 허가하는 것에 관한 공지”(Notificazione circa la concessione di culto in occasione del pellegrinaggio di reliquie insigni di Beati), 2016.1.27.; 교황령 「착한 목자」(Pastor Bonus), 제69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