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 성지
병인박해 순교자들의 처형지
- 잊은 터 -
- 죽산 성지 순교자 현양탑-
죽산
* 조선 태종대 죽산은 '현감'이 다스리는 작은 고을이었다. 그러나 이 지역은 고려 시대 이래 삼남 지방으로 내려가는 주요 교통 요지였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 도성 수호의 주요 전략지로 파악되어 1595년(선조29) 도호부로 승격되었다. 이후 인조는 1635년(인조13) 여주에 세웠던 수어후영진영을 죽산으로 옮겨 죽산 도호부사가 수어후영장과 토포사를 겸하게 되었다. 토포사란 도적을 잡는 직책이며, 영장은 지방에 주둔하고 있는 군대의 우두머리이다. 따라서 병인박해 당시 죽산 도호부사는 토포사와 영장을 겸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천주교인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
- 순교자 묘역 -
병인박해와 죽산 순교자
* 병인박해가 시작되자 전국에서 다수의 천주교 신자들이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작은 고을이었던 죽산에서는 22명이나 되는 신자들이 순교하였는데, 이들에 대한 기록은 <치명일기>, <병인치명사적>, <박순집 증언록>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죽산 포교에게 체포되었으나 인근 수원에서 순교한 사례도 발견된다. 이들이 체포된 지역을 살펴보면, 죽산 이외에 양지, 용인, 성남, 음성, 직산 등 죽산 인근 지역에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다. 이처럼 죽산 포교들이 넓은 지역으로까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죽산의 도호부사가 토포사를 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산 도호부사는 토포사의 직위를 이용하여 인근 여주, 이천, 용인, 안성의 포졸들까지 동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동원하여 다른 지역보다 많은 천주교인들을 체포할 수가 있었다.
현재 죽산 성지로 개발된 곳은 당시 신자들의 처형지로 알려진 곳으로, 오늘날 '잊은 터'라고 불리는 장소이다. 현재는 평평한 땅이지만 당시에는 노송이 우거진 숲으로 삼남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큰 길가에 접해 있었다. 나라에서는 행인들이 많이 다니는 이곳에서 신자들을 죽임으로써 사람들에게 경계하는 마음을 심어 주고자 하였다.
- 죽산 성지 순교자 묘역 -
* 또한 이곳은 고려 시대에 몽고군이 쳐들어와 송문주 장군이 지키던 죽주산성을 공략하기 위해 진을 친 곳이라하여 '이진 터'라고 불렸다. 이러한 유래를 지닌 이진 터는 병인박해 당시 '거기로 끌려가면 죽은 사람이니 잊으라'고 하여 '잊은 터'로 이름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죽산에서의 천주교 신자에 대한 처형은, 1866년에서 1869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이곳에서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한 가족이 처형된 경우가 여러 번 발견된다. 그 가운데 1868년 충청도 진천 절골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체포되어 죽산 관아로 끌려와 순교한 복자 박경진 프란치스코와 오 마르가리타 부부가 있다. 본래 한 가족을 같은 날에 처형하는 것은 조선의 국법상 금지 사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자행되었던 것으로 보아, 병인박해 당시 천주교 신자들이 얼마나 참혹하게 죽음을 맞이해야 했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 죽산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이 있은 후 이 지역에 공소가 세워진 1932년까지 단 1명의 교우도 없었다고 알려진다.
- 죽산 성지 순교자 묘역의 복자 박경진 프란치스코와 오 마르가리타 가묘 -
- <치명일기>에 수록된 복자 박 프란치스코(방지거)와 오 마르가리타의 순교 기록 -
- 순교자 묘역 앞에서 기도를 바치는 현장 조사단(2006년 3월)-
- 죽산 관아 옥터(안성시 죽산면 348번지 죽산 면사무소)-
* 죽산으로 끌려온 신자들은 진영 동헌 앞에서 심문을 받고 고문을 당하였으며, 옥에 수감되어 배교를 강요당하기도 하고 교수형에 처해지기도 하였다. 따라서 진영 동헌 앞이나 옥터와 같은 경우도 중요한 성지이지만 옥터만이 현 죽산 면사무소 위치라는 것이 알려졌을 뿐 진영 동헌 앞은 위치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죽산 성지 개발은 1979년 12월 안성 구포동 본당에서 '병인년 순교 성지 죽산 성당 건립 추진위원회'가 결성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1994년 11월부터 성지 매입을 시작하여 2000년 9월까지 총 열한 차례에 걸쳐 22,727평의 부지를 매입하고 성지 조성 작업을 게속적으로 추진하였다. 그 결과 1997년 6월에는 성당 및 피정관 신축 공사를 시작하여 같은 해 12월 14일 최덕기 주교를 모시고 봉헌식을 거행하였다.
특히 죽산 성지는 순교 신심, 성모 신심, 성체 신심을 함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지에서는 이를 위해 2000년과 2002년 순교자 묘역, 순교자 현양탑, 로사리오의 길, 묵주알, 성모상, 성체 조배실, 예수 성심상 등을 조성하여 이곳으로 순례오는 신자들의 신앙심을 북돋아 주게 하고 있다.
* 자료 출처: 한국교회사연구소, <한국가톨릭대사전>
<죽산 성지 순례 안내>
* 미사 시간: 매일 오전 11시(월요일 제외)
* 고해 성사: 매 미사 전후
* 기타 사항: 식당: 이용 가능(사전 문의)
* 교통편: 대중교통 이용
- 수원역에서(15분 간격) - 10분 버스 이용 - 양지- 죽산터미널(2시간 소요)
- 죽산 터미널 - 37번 시내버스 - 광장휴게소 - 죽산성지(1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