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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 여주, 단내, 죽산108. 조치명 타대오 (1839~1868)
조치명 타대오의 본관은 직산(稷山)이요, 보명(譜名: 족보에 기록된 이름)은 ‘조강’(趙綱)으로 나온다. 그는 경기도 광주의 양반 출신으로, 훗날 죽산 용촌으로 이주해 살았다. 1870년 2월 23일 서울에서 순교한 조덕삼 시몬은 그의 형이며, 1866년 10월 청주에서 순교한 조대여 판크라시오는 그의 사촌 형이다.
타대오는 1866년의 병인박해 때 포졸들에게 체포되었다가 그들의 손아귀를 벗어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로도 박해는 계속되었고, 2년 뒤인 1868년 7월에는 아내 김 우르시치나와 함께 다시 죽산 포교에게 체포되었다.
조치명 타대오는 본래 귀가 어두운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포교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였고, 그래서 포교가 ‘신자들과 친척들이 있는 곳을 대라.’고 하면서 무수한 형벌을 가하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에 그의 아내 우르시치나는 포교에게 ‘남편은 귀가 어둡다.’고 설명하였고, 이 말을 들은 포교는 타대오를 놓아주는 대신 아내 우르시치나만을 압송하려고 하였다. 그러다가 마음을 바꾸어 타대오를 아내와 함께 죽산 관아로 압송하였다.
죽산으로 압송된 타대오와 우르시치나 부부는 즉시 관장 앞으로 끌려 나가 문초를 받아야만 했는데, 이때 그들 부부는 함께 천주교 신자임을 고백하고는 ‘빨리 죽기만을 바란다.’고 대답하였다. 그런 다음 함께 옥에 갇혀 지내다가 교수형으로 순교하였다. 당시 타대오의 나이는 29세였고, 아내 우르시치나의 나이는 26세였다.
한편 타대오와 우르시치나 부부가 투옥된 뒤, 열 살 된 아들이 밥을 구걸하여 옥으로 가져오곤 하였다. 그러자 우르시치나는 그 밥을 함께 갇혀있던 교우들과 나누어 먹곤 하였으며, 밥이 부족할 때에는 자신이 굶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르시치나는 아들을 불러 “우리는 이제 곧 죽게 될 것이니, 더 이상 부모를 생각하지 말고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당부하였다. 이 말대로 그의 아들은 고향으로 갔다가 얼마 뒤 다시 부모를 만나기 위해 죽산 관아로 갔는데, 그때는 이미 타대오와 우르시치나 부부가 교수형을 받고 순교한 뒤였다.
